아파치 헬기 격추에 미국 보복, 이란 반격으로 중동 최대 교전
카타르 중재단 테헤란행에도 핵 담판 교착…협상 출구 불투명
브렌트유 배럴당 94달러 돌파, 미 CPI 4.2% 이란전쟁 인플레 3년 만에 최고
카타르 중재단 테헤란행에도 핵 담판 교착…협상 출구 불투명
브렌트유 배럴당 94달러 돌파, 미 CPI 4.2% 이란전쟁 인플레 3년 만에 최고
이미지 확대보기CBS뉴스·가디언·AP통신·로이터·RFE/RL·알자지라 등이 10일(현지시각) 집중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강하게 쳤고 오늘도 강하게 칠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추가 타격을 공언했다.
이란은 쿠웨이트·바레인·요르단의 미군 기지를 드론과 미사일로 보복 공격했지만 세 나라 모두 요격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이 협상 테이블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포문을 열면서 중동 전선은 개전 이후 최대 긴장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헬기 격추에서 상호 공습까지: 48시간의 에스컬레이션
발단은 지난 9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 상공에서 발생한 미 육군 아파치 헬기 격추였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 드론이 헬기 기체 안으로 '박히듯 들어왔으나 폭발하지 않았다'는 트럼프의 설명을 전했다.
두 명의 조종사는 무인 수상 드론의 첫 해상 구조 작전으로 무사히 구조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란의 방공망·지상 통제소·감시 레이더 등 20개 표적에 공습을 명령했고, CENTCOM은 이를 "비례적 자위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즉각 반격에 나서 요르단 알아즈라크 공군기지·쿠웨이트 알살렘 공군기지·바레인 미 해군 5함대 사령부를 공격했다. 요르단 군은 이란 미사일 5발을 요격했다고 발표했으며, 바레인과 쿠웨이트도 공중 위협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미국 당국자는 "이란 미사일과 드론 대부분이 요격됐고 미군 시설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CNN과 접촉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번 공습은 확전보다 경고의 의미"라며 "협상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JD 밴스 부통령은 CBS방송 인터뷰에서 "합의가 다음 주에 이뤄질 수도, 몇 달 후가 될 수도 있다"고 인정해 협상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함을 드러냈다.
호르무즈 '비밀 작전'과 유가 전선
트럼프는 이날 미군이 지난달 비밀 호위 작전으로 선박 200여 척을 호르무즈 해협으로 안전하게 통과시켜 원유 1억 배럴을 국제 시장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레이더를 완전히 파괴했기 때문에 야간에 조명 없이 작전을 폈다"고 주장했으며 "그래서 유가가 배럴당 85~90달러(약 12만 9370~13만 7160원)"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분류 기준이 아닌 상업 데이터 업체 클플러(Kpler)에 따르면, 3월 1일 이후 호르무즈를 통해 걸프만을 빠져나간 유조선은 103척으로 누계 수송량은 1억 8500만 배럴에 이른다.
같은 기간 마샬군도 선적 유조선 어드밴티지 빅토리호는 이라크산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5월 27일 해협을 통과해 7월 7일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 입항을 목표로 항해 중이다. 3월 1일 이후 유럽행 유조선으로는 처음이다.
브렌트유는 트럼프의 추가 공습 발언 후 배럴당 94달러(약 14만 3256원)를 넘겼다. 라이스타드에너지의 클라우디오 갈림베르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전투가 이어지면 향후 두 달 안에 배럴당 150달러(약 22만 86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CNBC에 말했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4.2% 올라 2023년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는 "인플레이션을 사랑한다"며 전쟁이 끝나면 유가가 급락할 것이라 낙관했지만, 공화당 내 상원의원들도 "유권자들이 이미 체감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OPEC의 5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1610만 배럴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CENTCOM은 10일 팔라우 선적 유조선 세테벨로(M/T Settebello)가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를 위반하고 이란산 원유를 수송하려 한다는 이유로 해당 선박의 기관실에 정밀 유도 무기를 발사해 항행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인도 외교부는 선원 24명 가운데 인도인 3명이 실종됐고 21명을 구조했다고 발표하면서 주인도 미국 대사대리 제이슨 믹스를 초치해 "강력 항의"했다.
카타르 중재 재가동, 핵농축이 최대 걸림돌
카타르 중재단이 10일 테헤란을 전격 방문해 이란 측과 협상 재개를 위한 접촉에 나섰다고 AFP가 복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카타르 측은 "미국과 협의 후 테헤란으로 향했다"며 "남은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협상의 핵심 쟁점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60% 순도) 재고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35개국 이사회는 10일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 공동 제출한 결의안을 채택해 이란에 미신고 핵물질 목록 제출과 사찰 재개를 촉구했다.
IAEA에 따르면 현재 이란 내 소재가 불분명한 60% 농축 우라늄은 440㎏으로, 핵무기 기술 수준에 한 발짝 남은 분량이다. 이란 측은 이 결의안을 "정치적 동기가 있는 불법 결의"라고 일축했다.
트럼프는 "이란이 핵무기를 절대 가져서는 안 되며 갖지 못할 것"이라며 다음 단계로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 폭격을 검토 중이라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에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민간 기반시설에 대한 위협은 힘의 과시가 아니라 한 나라의 의지 앞에서 절망하는 신호"라고 반박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 에브라힘 아지지는 "이번에는 전쟁이 지역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작은 불이 큰 전쟁으로 번질 위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레바논에서는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습을 지속해 3월 2일 이후 레바논 민간인 3696명이 숨지고 1만 1413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발표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이스라엘 카츠는 "이란과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추가 타격 준비 태세를 밝혔다.
개전 103일째에 접어든 이란 전쟁은 협상과 교전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중 구조 속에서 종전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밴스 부통령이 언급한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사실상의 데드라인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유가 행방과 협상 결과는 글로벌 경제와 한국을 비롯한 에너지 수입국들의 물가·수출에 직접적인 파급을 미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