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필드, 오크트리 잔여 지분 4.5조 원에 완전 인수… 1800조 원 ‘공룡 사모펀드’ 출범
하워드 마크스 “지금 증시는 포모(FOMO) 과열”… 연준 ‘워시 체제’ 가능성에 고금리 장기화 우려 고조
하워드 마크스 “지금 증시는 포모(FOMO) 과열”… 연준 ‘워시 체제’ 가능성에 고금리 장기화 우려 고조
이미지 확대보기세계 최대 대체투자 운용사 중 하나인 브룩필드가 신용시장의 절대강자 오크트리 캐피털을 완전히 손에 넣으며 1800조 원 규모의 거대 자산운용사로 출범한다. 그러나 시장의 눈길은 초대형 인수합병(M&A) 자체보다, 이 거래를 성사시킨 두 거물이 던진 냉정한 시장 경고에 쏠려 있다.
브루스 플랫 브룩필드 최고경영자(CEO)와 하워드 마크스 오크트리 공동회장은 배런스(Barrons)와의 대담에서 “지금 증시는 너무 낙관에 기울어 있다”라며 AI(인공지능) 및 신용시장의 거품을 정조준했다. 특히 한국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다”라고 선을 그어 파장이 예상된다.
7년 동행 마침표… 블랙스톤 위협하는 1800조 원 거대 사모펀드 탄생
브룩필드자산운용은 오크트리의 잔여 지분 26%를 30억 달러(약 4조 55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9년 오크트리 지분 62%를 48억 달러(약 7조 2900억 원)에 사들이며 시작된 ‘7년 동행’의 최종 마침표다. 이번 거래는 새해 1분기 안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마크스 회장은 이번 완전 결합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브룩필드는 피인수 기업의 투자 과정에 끼어들지 않는 비개입 원칙을 고수했다”라며 독립적 운용 권한이 유지되었음을 강조했다. 1995년 부실채권(NPL) 투자로 출발한 오크트리는 경기 역행적 투자 성향 탓에, 지난 2012~2019년 상장 기간 총수익률(93.7%)이 S&P500 지수 상승률(149.4%)을 하회하는 고전 구간을 거쳤으나, 브룩필드와의 결합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Fed, 피벗 기대 과도”… 3%대 좁혀진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말하는 경고
두 거물이 대담의 상당 부분을 할애한 고발성 진단은 현재 금융시장의 ‘과도한 낙관론’이다. 마크스 회장은 “2022년 10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착륙 및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본격 형성된 이후 증시는 두 배 넘게 올랐다”라며, 최근 스페이스X, 앤스로픽, 오픈AI 등 대형 비상장 기업의 기업공개(IPO) 열풍 역시 이 같은 시장의 유동성 중독이 떠받친 결과라고 짚었다.
이들이 가리키는 과열의 정량적 근거는 숫자로 입증된다. 실제로 현재 S&P500 정보기술(IT)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0배 안팎을 기록하며 지난 10년 평균인 22~24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핵심 빅테크의 EV/EBITDA 등 밸류에이션 지표 역시 닷컴버블 이후 가장 가파른 수준이다.
특히 마크스 회장은 지난 17년간 호황을 누려온 신용시장의 무감각해진 리스크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시장에 두려움이 사라지면 철저한 리스크 실사나 의심은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를 탐욕과 ‘포모(FOMO·소외 공포)’가 채운다는 경고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경제통계(FRED)의 ICE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미국 하이일드 지수 기준, 2026년 6월 현재 옵션조정스프레드(OAS)는 역사적 장기 평균치인 4.5~5.0%를 크게 하회하는 2.7~2.8%대까지 압착되어 있다. 신용위험에 대한 대가(프리미엄)를 제대로 요구하지 않을 만큼 시장이 유동성에 취해 있다는 뜻이다. 1조 달러(약 1519조 원)를 돌파하며 급성장한 민간 사모신용 시장 내의 유치 경쟁도 이 같은 대출 조건 완화를 부추기고 있다.
통화정책에 대한 전망은 더 단호했다. 마크스 회장은 지난달 취임한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의 행보를 묻는 질문에 "특정 의장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겠다"라면서도 "금리를 내릴 이유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단언했다. 현재 미국 경기는 부양이 필요 없고 물가 재점화 리스크를 막아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 이사 출신의 강경한 매파적 정책 기조를 의미하는 이른바 ‘워시 체제’가 본격 가동될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보다 동결 기조를 길게 가져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코스피 미칠 나비효과… ‘빅테크 CAPEX 둔화’ 시 삼성·SK 실적 메커니즘 타격
월가 거물들의 이 같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진단은 국내 반도체 중심의 IT 전방 산업과 증시에 직접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는 사실상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구글) 등 거대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설비투자(CAPEX) 규모에 높은 의존도를 가진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만약 마크스 회장의 경고대로 자금 조달 비용 상승과 과열 경계감으로 인해 빅테크의 CAPEX 증가율이 둔화될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은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라며 “‘CAPEX 증가율 둔화 → HBM 가격(ASP) 상승세 꺾임 → 출하량 증가율 정체 → 대규모 고정비 하에서 영업이익 레버리지 역작용’ 순으로 실적 메커니즘이 빠르게 분해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긴축 스탠스가 고금리 장기화 리스크를 자극하면 달러 강세 압력이 커져 원·달러 환율 상승과 코스피 시장 내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연결된다.
다만 플랫 CEO가 지목한 글로벌 인프라 전력화 및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수요는 한국의 초고압 전력기기 및 중소형 원전(SMR) 기자재 수출 기업들에 장기적인 구조적 완충재(수혜주)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공존한다.
국내 투자자가 알아야 할 3대 시나리오와 행동 지침
국내 증시의 향방을 가늠하고 포트폴리오 손실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투자자가 반드시 실시간으로 추적해야 할 3대 시나리오별 핵심 지표와 전략적 설명은 다음과 같다.
첫째, 빅테크 설비투자(CAPEX) 증가율이다. 글로벌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규모의 둔화 여부를 가늠케 하는 척도로, HBM 수요 연속성을 입증하는 핵심 지표다.
둘째, 미국 신용시장 스프레드(하이일드 채권 가산금리)다. 회사채와 국채 간의 금리 차이를 나타내며, 이 수치가 급등하면 위험자산 기피와 기업 자금 경색의 전조로 해석된다.
셋째, 셋째, S&P500 정보기술(IT) 업종의 PER 밴드다. 역사적 평균 가치와 비교해 현재 미국 기술주들에 낀 거품의 농도를 직관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핵심 기준점이다.
위 세 가지 지표에 더해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향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신호와 원·달러 환율의 추이를 종합 복합 계산해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제 시장은 낙관 시나리오에서 반도체 비중 유지/확대, 단 밸류 부담 구간 분할 접근을 제시한다. AI 투자가 실적으로 완전히 연결되며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연장될 경우, 포트폴리오 내 주도주 지위를 유지하되 고점 부근에서는 분할 매수로 단가를 관리해야 한다.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HBM·AI 고밸류 비중 축소, 현금-배당주-에너지 회피처 이동을 제안한다. 월가 거물들의 경고대로 신용 균열과 유동성 축소가 겹치며 기술주 밸류에이션이 동반 조정받을 시, 변동성이 큰 IT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과 방어주 위주로 리밸런싱해야 한다.
기본(중립) 시나리오에서는 전력·인프라·SMR 테마로 순환매 대응을 제안한다. 실적 성장 속도는 완만해지나 AI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전력난이 가중되는 국면이므로, 실질적인 수주 장고를 보유한 전력 기자재 및 에너지 섹터의 순환매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월가의 두 거물이 던진 종착지는 명확하다. 낙관의 장세가 시장의 예상보다 길게 버텨줄 수는 있어도, 리스크 관리가 실종된 낙관은 결코 영원할 수 없다. 문제는 ‘언제’가 아니라 ‘어디서 균열이 시작되느냐’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