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청문회 "50년 전 소련에도 안 줬을 의존도" 작심 경고
트럼프 의약품 관세·고환율까지 겹쳐… 국내 제약 업계 긴장
트럼프 의약품 관세·고환율까지 겹쳐… 국내 제약 업계 긴장
이미지 확대보기이 같은 사실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8일(현지시각) 중국의 의약품 공급망 장악을 미국 고령층을 겨눈 안보 위협으로 규정힌 미 상원 고령화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드러났다.
"50년 전 소련에도 안 줬을 의존도"… 美의 경고
미국은 중국 의존을 전략 리스크로 못박았다. 플로리다주 공화당 릭 스콧 상원의원은 청문회에서 "50년 전이라면 소련에 결코 내주지 않았을 접근권과 의존을 지금 중국에 허용하고 있다"면서 "너무 늦기 전에 진지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치가 경고를 뒷받침한다. 스콧 의원은 트럼프 경제팀의 외곽 싱크탱크로 평가받는 '번영을 위한 연합(CPA)' 보고서를 인용해 전체 API 제조 시설 자급률이 28%에 불과하고 중국이 미국 항생제 원료의 87%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 원료 생산의 80~90%도 중국 몫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필수 항생제 원료, 의약품 중간체(Intermediates)와 아세트아미노펜 등 특정 성분의 생산 비중을 의미한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의 크리스 슬레빈은 "중국의 공급망 무기화는 이론이 아니라 명시적 전략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응은 자국 생산 회귀로 이어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특허 의약품에 최대 100% 관세를 매기는 포고령에 정식 서명하며 강도 높은 인쇼어링(자국내 생산·조달)을 밀어붙이고 있다
한국 체감 API 자급률 20%대 초반 수준...구조적으로 더 취약
한국의 처지는 미국보다 좋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를 보면 국내 API 자급률은 2022년 11.9%로 역대 최저를 찍었다. 2023년 25.6%로 반등했다.
수입처도 편중됐다. 2024년 말 기준 원료 수입의 36.3%가 중국, 13.5%가 인도에서 왔다. 두 나라가 절반 수준을 차지한다.
한쌍수 이니스트에스티 대표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팬데믹이나 지정학 갈등 때마다 제약바이오 산업 전체가 흔들린다"고 증언했다.
한 가지 원료라도 끊기면 완제품 생산이 멈춘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6월까지 공급 중단이 보고된 완제의약품 567개 중 31개가 원료 수급 탓이었다. 이 중 17개는 국가필수의약품이었다.
고환율은 부담을 키운다. 원료 대금은 달러로 치른다.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수입 원가가 뛴다. 약값은 건강보험으로 규제하고 있어 원가 상승 전가가 불가능하다. 원가는 오르는데 가격은 묶이는 구조다. 국내 기업이 원료 국산화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원인이다.
정부는 원료 자급화 지원을 정책 방향으로 내걸고 '국가필수의약품 안전공급관리 연구사업' 등을 진행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선정 품목 수가 지나치게 적고 상업화 단계로 이어질 유인책이 부족하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한 원료의약품 업체 관계자는 지난 1월 데일리팜 인터뷰에서 "가격으로 중국·인도를 따라잡는 건 불가능하고 품질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급률·대중 관세·환율, 3가지 변수
공급망 안보가 제약업 밸류에이션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원료 자급은 단기 비용이지만 중장기 공급 안정이라는 방어막이 된다.
미국의 디커플링과 다음 달 31일부터 시행이 예상되는 트럼프 관세가 맞물리면, 자급 역량을 갖춘 기업이 재평가받을 여지가 있다.
수혜와 리스크는 세 갈래로 갈린다. 원료 부문에서는 항생제 원료를 선진국에 수출하는 경보제약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항생제 API의 국산 대체 수요를 노린다.
기술 장벽이 높아 가격 경쟁 요인이 덜한 에스티팜의 올리고핵산은 미국 생물보안법의 반사이익을 기대할 만하다. 다만, 중국·인도 대비 원가 열위가 이들의 공통 리스크다.
완제품 부문에서는 원료 자회사를 통해 수직계열화를 갖춘 종근당, 자체 원료를 쓰는 유한양행 등이 환율·관세 국면에서 원가 방어력을 지니나, 수입 원료에 기댄 곳은 이중 부담을 떠안는다.
CDMO 부문에서는 세계 1위 생산능력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미국 공장을 가동 중인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이 탈중국 물량을 흡수할 잠재력을 갖지만, 대규모 증설 비용과 가동 승인까지의 시간이 변수다.
지켜볼 지표는 세 가지다.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 회복 추이, 트럼프 대중 의약품 관세의 시행 여부와 적용 범위, 그리고 원·달러 환율이다.
시장에서는 단기 관세·환율 충격기에는 수직계열화·국산화를 마친 기업이, 중장기로는 기술 장벽을 쌓은 CDMO·고부가 원료 기업이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