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름값 고공행진에 전기차 급부상… 유럽 점유율 20% 돌파

글로벌이코노믹

기름값 고공행진에 전기차 급부상… 유럽 점유율 20% 돌파

고유가 시대, 내연기관의 종말 가속화
실질적인 연료비 절감 효과가 소비자 움직여
EU 정책과 시장 변화 맞물려 전기차 대세화
노르웨이는 신차 시장의 95%가 전기차일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노르웨이는 신차 시장의 95%가 전기차일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세가 유럽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은 단순히 환경적 당위성을 넘어, 이제 가계 경제에 직결되는 현실적인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유럽연합(EU) 기후행동총국은 지난 16일(현지시각), 올해 4월 기준 EU 내 신규 등록 차량 중 배터리 전기차(BEV) 비중이 20.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4월의 15.7%와 비교해 1년 만에 5%포인트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지난 2019년 이후 7년 만에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10배 이상 커진 셈이다.

고유가가 쏘아 올린 전기차 전환… "경제적 선택"


이번 변화의 배경에는 유가 급등에 따른 차량 유지비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글로벌 전기차 전망 2026’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전기차 운전자가 누리는 연료비 절감 혜택이 전년 대비 35% 확대됐다.

실제로 전기차로의 전환은 EU 전체의 원유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의 고유가 환경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전기차의 경제적 이점을 체감하게 하는 기폭제가 됐다”며 “높은 효율성이 연료비 변동성이라는 리스크를 상쇄하는 강력한 방어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시장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대중적인 가격대인 2만 5000유로(약 4407만 원) 안팎의 모델이 대거 출시되면서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졌고, 이는 판매량 증가로 직결됐다.

EU의 엄격한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 역시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게 만드는 실질적인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산 저가 공세? "EU 생산이 주류"


일각에서 제기하는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시장 잠식’ 우려에 대해 시장의 해석은 다르다. 지난해 EU 내에서 판매된 전기차 중 중국산 수입 비중은 20% 수준에 머물렀다.

오히려 EU 내에서 생산된 전기차가 판매량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EU의 전기차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두 배가량 높은 ‘순수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러한 전기차 전환 흐름은 유럽에 국한되지 않는다. 글로벌 BEV 판매량은 지난해 1300만 대를 넘어서며 전년 대비 26% 성장했다.

노르웨이는 신차 시장의 95%가 전기차일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베트남(37%), 중국(33%), 영국(23%) 등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전환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흐름


앞으로의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재편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고유가 상태가 장기화하고 배터리 기술 발전이 지속됨에 따라 내연기관에서 전기로의 이동은 거스를 수 없는 상수(常數)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시장의 일반적인 평가로는 EU가 추진해 온 강력한 탄소 규제와 시장 디자인이 민간의 자발적인 경제적 유인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환경 보호와 경제적 실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글로벌 소비자들의 선택이 결국 내연기관의 퇴출을 앞당기고 있다.

향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전기차의 보급 속도는 경제 효율성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과 함께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는 단순히 이동 수단의 변화가 아니라, 에너지 소비 구조가 화석 연료에서 전력 기반으로 근본적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