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만 1조 5439억 원 실물 주문… '전시용'에서 '공장 배치'로 전환
2030년 시장 23조원·점유율 78%… 두산로보틱스·레인보우 수혜 어디까지
2030년 시장 23조원·점유율 78%… 두산로보틱스·레인보우 수혜 어디까지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전시용 시대'를 마감하고 본격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월스트리트의 진단이 나왔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4일(현지시각) CNBC 보도를 통해 중국의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 전망치를 기존 2만 8천 대에서 5만 대로 대폭 올린다고 밝혔다.
올해만 두 번째 상향 조정으로, 지난 1월 제시한 초기 전망치(1만 4천 대)의 세 배를 웃도는 수치다. 모건스탠리는 "상업적 검증 가속화, 정책 지원 강화, 공급망 피드백의 긍정적 흐름이 중국 내 휴머노이드 채택 속도를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문서'가 말해주는 변곡점
모건스탠리가 전망을 거듭 수정한 핵심 근거는 올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잇달아 체결된 대형 상업 발주다. 중국 국가전력망공사(State Grid)는 올 상반기 휴머노이드 로봇 500대, 이중팔 로봇 3천 대, 사족보행 로봇 5천 대를 포함하는 총 68억 위안(약 1조 5439억 원) 규모의 조달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SF익스프레스(순펑특급)와 중국우정(中國郵政)도 제조사 로보테라(Robotera)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자사 물류센터에 투입, 분류·운반 등 반복 작업에 실전 배치를 시작했다.
모건스탠리는 "올 상반기 시범 가동에 들어간 프로젝트들은 수개월의 검증 주기를 거쳐 하반기부터 대규모 조달 계약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공급망 생산능력 확충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정밀 감속기 분야에서 상하이증시 상장사 리더드라이브(绿的谐波, 688017.SS)의 하모닉 리듀서 월 생산능력은 올 1분기 5만 대에서 현재 7만 대로 늘었고, 연말까지 10만~12만 대로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볼스크류 분야의 헝리유압(恒力液压)은 멕시코 공장 증설을 통해 연말까지 연간 로봇 10만 대 분량을 지원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모건스탠리는 리더드라이브가 올해 전 세계 하모닉 리듀서 시장에서 40%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12개월 목표 주가를 기존 269위안에서 464위안(약 10만원)으로 높였다.
시장 규모 전망도 함께 상향됐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올해 20억 달러(약 3조 948억 원)에 이르고, 2030년에는 150억 달러(약 23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간 출하량은 2030년 44만 6천 대에 달해 2025년 대비 연평균 106%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휴머노이드 출하량은 약 1만 3천 대였으며, 중국 기업들이 상위 5위권을 독점했다.
미국의 피겨 AI(Figure AI)는 7위, 테슬라는 9위에 그쳤다. 서울포럼 2026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페르소나AI의 마이클 패트릭 페리 대표는 "중국이 이미 전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 점유율의 78%를 선점한 상황"이라며 현장 데이터 확보 경쟁이 향후 10년을 가를 관건이라고 밝혔다.
지정학 리스크, 빠른 성장의 그늘
중국 로봇 기업들은 해외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홍콩 증시에 상장한 시어인텔리전트(Seer Intelligent·仙工智能)는 2021년부터 해외 시장에 진출해 현재 65개국 이상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지난해 전체 매출의 18%를 해외에서 거뒀다.
조너선 판(Jonathan Fan) 시어인텔리전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미·중 무역 긴장이 여전히 가장 큰 장애"라며 단일 시장 의존도를 줄이는 지역 다각화와 현지 규정 준수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맥킨지 중화권 수석 파트너인 조 응가이(Joe Ngai)도 24일(현지시각) 다보스 하계 포럼(중국 다롄) 현장에서 "중국 공장 어디를 가든 세계 어느 곳보다 로봇이 많이 깔려 있다"며 산업 현장에서의 자동화 수준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에서도 이 흐름의 파장이 감지되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두산로보틱스·레인보우로보틱스·LG전자·현대모비스 등 로봇 관련주에 올 들어 외국인 매수와 기관 자금이 동시에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한국이 현대차·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피지컬 인공지능(Physical AI)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K-휴머노이드 연합의 양산 목표(2029년 연 1천 대 이상)는 중국의 올해 출하 목표치(5만 대)와 수십 배 격차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반기에는 3분기 세계로봇대회(World Robot Conference), 테슬라 옵티머스 3세대 공개, 유니트리(Unitree) 기업공개(IPO)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잇따라 시장 관심을 다시 끌어올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