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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가격 흔든 '컴퓨팅 병목'… 빅테크 전력 규제 리스크까지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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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가격 흔든 '컴퓨팅 병목'… 빅테크 전력 규제 리스크까지 번지나

구글, 메타에 제미나이 공급 축소 정황… 첨단 캐파 부족에 프로젝트 지연 우려
AI 인프라 한계가 부른 도미노 현상… 파운드리 경합 속 기기 가격 인상 압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부족이 유발한 '컴퓨팅 병목' 현상이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간 인프라 확보 경쟁을 넘어 미국 정치권의 반독점 및 전력 규제 논의를 재점화하는 변수로 떠올랐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부족이 유발한 '컴퓨팅 병목' 현상이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간 인프라 확보 경쟁을 넘어 미국 정치권의 반독점 및 전력 규제 논의를 재점화하는 변수로 떠올랐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부족이 유발한 '컴퓨팅 병목' 현상이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간 인프라 확보 경쟁을 넘어 미국 정치권의 반독점 및 전력 규제 논의를 재점화하는 변수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AI 공급망의 과부하가 첨단 파운드리 자원 선점 경쟁으로 이어지며 모바일 기기 가격 인상 압박으로 전이되는 정황도 포착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패키징 공급 한계로 호황을 누리는 한국 반도체 업계도 미국발 정책 리스크와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속도 조절 가능성을 입체적으로 진단해야 할 시점이다.

구글, 메타에 공급 축소 정황… 인프라 한계에 핵심 프로젝트 지연 우려

독일 슈피겔과 미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글이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에 제공하던 AI 모델 '제미나이'의 공급 용량을 제한했을 가능성을 각각 28(현지시각) 보도했다.

메타가 내부 서비스 구동을 위해 요구한 계산 용량이 구글 인프라의 수용 한계를 넘어서면서, 지난 3월 구글 측이 요청 자원을 완전히 공급하기 어렵다고 통보했다는 정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메타가 추진하던 일부 내부 AI 프로젝트의 일정이 지연되는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했다고 해석한다.

인프라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에 따르면 메타뿐 아니라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데이터센터를 증설하고 있으나, 폭증하는 연산 수요 속도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는 병목 현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역시 인프라 용량 한계 탓에 클라우드 부문의 가파른 성장이 제약받았음을 시사한 바 있어, 시장의 공급 속도 제한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첨단 캐파 선점 경쟁에 모바일 칩 압박… 정치권 일각 "규제 검토" 목소리


컴퓨팅 병목은 첨단 파운드리(3~2nm) 공정과 CoWoS 등 차세대 패키징 자원의 선점 경쟁을 유발하며 스마트폰과 노트북 가격 체계까지 자극하는 구조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 소속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하원의원은 28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애플 같은 거대 기술 기업의 독과점 구조를 비판하며 기업 분할을 포함한 강력한 소비자 보호 대책을 언급했다. 다만 이는 정치권 일각의 상징적 주장으로 실제 정책화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 투자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공급망 내부의 비용 상승 압박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AI 칩 수요 폭발로 가중된 수급난 탓에 늘어난 제조 비용을 회사 자체적으로 모두 흡수하기 어렵다며 일부 기기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AI 연산용 프로세서와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한정된 첨단 로직 캐파를 두고 경합을 벌이면서 공급망 전반의 한계 비용이 상승한 결과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특히 빅테크의 인프라 확장 속도가 지역 전력망에 미치는 과부하를 정조준하며 의회 차원의 규제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I 경쟁의 본질, 반도체에서 '전력'으로… 공급 속도 제한이 만드는 신호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 2022년 통과된 반도체법(CHIPS Act)이 전력망 현대화 재원을 일부 포함했으나, 현재 데이터센터가 흡수하는 전력 소모량을 완전히 예측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AI 경쟁의 본질이 단순히 고성능 반도체 확보를 넘어 데이터센터 입지와 직결된 '전력망 접근성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력 확보 여부가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를 결정하고, 이는 곧 빅테크의 CAPEX 사이클과 가치평가(밸류에이션)에 직결되는 구조다.

국내 반도체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국면이 수요 부족이 아닌 '공급 속도의 물리적 한계'에 의한 초호황 사이클이라고 진단한다.

SK하이닉스는 HBM3E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단기 실적 순항을 이어가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HBM 공급 추격과 동시에 파운드리 병목 완화의 대안 공급처로서 기회를 모색하는 형국이다. 투자 관점에서 중요한 변수는 국내 기업의 HBM 단기 출하량이 아니라 '빅테크의 투자 집행 속도와 지속성'이다.

다만 중장기 리스크는 정교하게 발라내야 한다.

데이터센터 전력 규제가 법제화되거나 빅테크 대상 반독점 조사가 강화될 경우, 빅테크의 설비투자 집행 속도가 둔화하며 HBM 수요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아울러 특정 빅테크 고객사에 대량의 물량을 의존하는 한국 부품사 특성상, 빅테크 간 인프라 분쟁에 따른 주문 변동성 리스크도 상존한다.

인프라 제약이 부른 투자 패러다임 전환… 시간 축으로 본 AI 시장 전망


이번 사태는 AI 산업이 기술적 개화기를 지나 생태계 자원 고갈과 정책적 제동이라는 현실적 한계 시험대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투자자와 산업계는 향후 전개될 시장의 변화를 세 가지 시점별 시나리오로 나누어 접근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향후 1년 동안 HBM과 첨단 패키징 자원의 물리적 공급 한계가 이어지면서, 시장을 선점한 부품 공급업체들의 고마진 구조와 초호황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수요의 총량보다 공급 속도가 시장을 지배하는 국면이다.

그러나 1~3년의 중기 관점에서는 전력 인프라 확보의 병목 현상과 미국 의회의 전력망 규제 입법 움직임이 맞물리며 빅테크의 설비투자 집행 속도가 완만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HBM 수요의 절대적 감소가 아닌 '수요 증가율의 둔화'가 나타나며 시장 전반의 속도 조절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장기적으로는 거대 IT 기업들이 자체 칩을 내재화해 인프라 독립을 추구하는 수직통합 구조와, 전력·컴퓨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별로 연산을 쪼개는 분산형 컴퓨팅 구조 간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결국 이 거대한 시간 축의 흐름 속에서 빅테크의 투자 지속성을 확인하는 자만이 장기적인 인프라 과부하 국면의 최종 승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