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팔리서 캐피탈, AI 반도체 필수 소재 ‘ABF’ 가격 인상 촉구
아지노모토 개발 반도체 절연 필름, 고성능 패키지 기판 마켓 점유율 95% 이상 독점
엔비디아 핵심 공급망 활용에도 완제품 가격의 0.1% 미만 수준… “가격 인상 여력 충분해”
아지노모토 개발 반도체 절연 필름, 고성능 패키지 기판 마켓 점유율 95% 이상 독점
엔비디아 핵심 공급망 활용에도 완제품 가격의 0.1% 미만 수준… “가격 인상 여력 충분해”
이미지 확대보기AI 인프라 확산으로 필수 절연 소재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음에도 기업이 가진 독점적 가격 결정권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주 진영의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유명 행동주의 투자 펀드인 팔리서 캐피탈(Palliser Capital)은 아지노모토 지분을 확보하고 자사가 생산하는 반도체 패키징 핵심 자재인 ‘아지노모토 빌드업 필름(ABF)’의 공급 가격을 최소 30% 이상 인상할 것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을 공식화했다.
조미료 부산물에서 탄생한 AI 인프라 핵심 무기… 글로벌 점유율 95% 독점
아지노모토는 100여 년 전 글루탐산나트륨(MSG) 조미료를 세계 최초로 발견한 식품기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난 1999년 MSG 향미 증진제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해 세계 최초의 필름형 절연체인 ABF를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하며 반도체 산업의 흐름을 바꿨다.
ABF는 미세 공정을 거친 고성능 다층 반도체 칩과 인쇄회로기판(PCB)을 연결하는 패키지 기판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고부가가치 소재다.
현재 아지노모토는 전 세계 PC 및 데이터센터 서버용 절연 필름 마켓의 95% 이상을 완전히 독점하고 있으며, 특히 엔비디아(Nvidia)의 최첨단 AI 가속기 칩셋 패키징 공정에는 100%에 가까운 비중으로 전량 공급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인 팔리서는 이처럼 강력한 시장 지배력에 비해 ABF의 단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어 기업 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팔리서 측은 “ABF가 최종 출하되는 엔비디아 최신 AI 칩 판매 가격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0.1% 미만에 불과하다”며,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하더라도 글로벌 고객사들의 제조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수익성 제고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의 미나미카와 아키라 애널리스트 역시 “현재 ABF의 가격은 상당 수준 인상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고 동조했다.
무형 자산 가치만 4조 엔… AI 서버 수요 증가로 이익률 54% 랠리
오랫동안 조미료 회사라는 이미지 뒤에 숨겨져 있던 아지노모토는 최근 AI 주식 열풍과 맞물려 주식시장에서 정식 반도체 소부장 플레이어로 재평가받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은 지난 10년간 대폭 상승해 무라타 제작소나 타이요 유덴 등 내로라하는 전통 전자부품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실적 지표 역시 견고하다. 아지노모토는 오는 2027년 3월 종료되는 이번 회계연도에 ABF를 관할하는 기능성 소재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 증가한 605억 엔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문은 회사 전체 영업 이익의 약 30%를 책임지고 있으며, 영업이익률은 무려 54%에 이르러 핵심 사업인 조미료·식품 부문(15%)을 압도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매출 및 이익률의 상승 랠리가 최소 2028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 서버에 탑재되는 차세대 반도체 기판은 일반 개인용 PC보다 10배 이상 많은 양의 ABF를 조밀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향후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야나기 료헤이 와세다대학 방문교수는 아지노모토가 고객 맞춤형 분자 설계 및 반응 제어 R&D를 통해 축적한 무형 자산의 가치만 약 4조 엔에 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라시다 타카아키 아지노모토 부서장은 “경쟁사들이 오랜 기간 축적된 당사의 정교한 화학 배합 기술을 쉽게 따라잡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기술적 장벽을 자신했다.
“전면 인상 대신 신제품 단가 조정”... 점진적 인상론 무게
아지노모토 수뇌부는 행동주의 펀드가 촉구한 기존 제품의 일괄적인 30% 가격 인상안에는 일단 신중한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급격한 단가 인상이 장기적인 글로벌 고객 파트너십 유동성에 부침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나카무라 시게오 아지노모토 사장은 향후 전력 손실을 줄이고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인 고부가가치 차세대 신제품 라인업을 시장에 출하하는 시점에 맞춰 자연스럽게 공급 단가를 인상하겠다는 전략적 유연성을 내비쳤다.
커먼즈 자산운용의 이 테츠로 사장은 “현재도 총이익률이 충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무리한 가격 인상보다는 고기능성 제품 믹스를 통한 단가 상승이 더욱 안정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자원 확보 경쟁 속에서 독점적 지위를 쥔 일본 소재 기업의 가격 결정권 행방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