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fA 분석, 아시아 국방비 5730억 달러 폭증…글로벌 방산 다극화 견인
韓 K9·천궁-II 등 서방 빈자리 저격…포탄 제조국 넘어 ‘AI·해양 인프라’ 거인으로 진화
韓 K9·천궁-II 등 서방 빈자리 저격…포탄 제조국 넘어 ‘AI·해양 인프라’ 거인으로 진화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의 크리스 오베로이(Chris Oberoi) 아태지역 총괄은 24일(현지 시각) 포춘 기고문을 통해 아시아 방산 산업의 지각변동을 집중 조명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2025년 아시아 지역의 국방비 지출은 전년 대비 6% 증가한 약 5730억 달러(약 885조 원)로 폭증하며, 약 2조 6000억 달러(약 4017조 원) 규모인 전 세계 국방비 성장 속도를 압도했다. 최근 중동 사태 고조로 미국의 방산 재고 압박이 극에 달한 반면, 서방 국가들의 제조업 규모 축소와 숙련 인력 부족으로 전력 재건이 지연되면서 아시아 제조사들의 압도적인 생산 규모, 가격 경쟁력, 탄탄한 로컬 공급망이 대체 불가능한 글로벌 파트너로 낙점받는 형국이다.
포탄 넘어 고체 로켓 모터까지 아시아 제조
워싱턴(미 국방부)의 국가국방전략(NDS) 역시 인도·태평양 지역을 장기 전략의 중심에 두고 동맹국들에게 독자적인 설계·제조·유지보수 역량을 뜻하는 ‘주권적 회복탄력성(Sovereign Resilience)’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태평양 주요국들은 국방비를 GDP 대비 최소 3%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수출 주도형 생산 시설 확충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일본이 최근 무기 수출 규제를 완화한 것은 이러한 아시아 방산의 역할 변화를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신호다. 무기 생산 규모가 한계에 봉착한 미국은 아시아의 강력한 제조업 기반과의 협력이 절실한 상태다. 실제 미 국방부는 올해 초 유도무기, 드론, 탄약의 핵심 부품인 '고체 로켓 모터(Solid Rocket Motor)'의 아시아 현지 생산 라인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방산 분산 제조(Distributed Manufacturing)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나토(NATO) 표준 무기 재보급 및 현대화 사이클 속에서 한국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자주포를 앞세워 유럽 지상 무기 수출의 문을 열었고, LIG D&A가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천궁-II) 수출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아시아 방산 영토 확장의 전형적인 신호탄이다. 반면 다른 방산 축으로 거론되는 중국의 경우, 유럽의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이나 미국의 나토 표준 공급망 현대화 사이클과는 완전히 분리된 독자적인 시장 역학 및 고객 세그먼트를 형성하고 있어 서방 재보급 틈새시장에서는 제외된다.
'포탄 파는 공장'에서 'AI·해군 인프라 거인'으로 고부가가치 체질 개선
아시아 방산의 진화는 단순히 재래식 쇠붙이를 대량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최근 아시아의 방산 투자는 마진이 높고 기술 집약적인 방공 시스템, 무인 드론, 자율주행 지상·해양 로봇 등 고부가가치 카테고리로 빠르게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탑재량이 늘어나고 잦은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인 현대 무기의 특성상,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전장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센서 데이터 통합 관리 등 지속적인 MRO(유지·보수·정비) 매출이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하며 과거 '포탄 공급처' 이미지에서 완벽히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올해 아시아 방산 사이클은 동북아시아와 호주를 잇는 '해군 조선 및 정비' 분야에서 사상 가장 자본 집약적인 단계로 진입할 전망이다. 이는 해상 장악력을 재건하고 우방국 조선소를 미국 방산 체제에 통합하려는 미국의 전략과 정확히 일치한다. 군함 건조와 정비 프로그램은 단순한 단기 제조 물량 수주와 달리 호흡이 매우 길다. 한 번 계약 시 10년에서 20년 이상 프로젝트가 지속되는 거대한 해양 '인프라 투자'의 성격을 띠고 있어, 아시아 방산 기업들에게 향후 수십 년간 마르지 않는 자본의 화수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