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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2대 주주 "중국 전용차, 독일서 만들자"… 고용 사수 역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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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2대 주주 "중국 전용차, 독일서 만들자"… 고용 사수 역발상

니더작센주 리스 주 총리, 중국 개발 모델 독일 공장 생산 공식 제안
포르쉐도 카이옌 슬로바키아→라이프치히 이전 검토… 임금 삭감이 관건
핵심 주주인 독일 니더작센(Niedersachsen)주가 중국 전용으로 개발된 자동차 모델을 독일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자는 파격 제안을 공식화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핵심 주주인 독일 니더작센(Niedersachsen)주가 중국 전용으로 개발된 자동차 모델을 독일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자는 파격 제안을 공식화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폭스바겐(Volkswagen AG) 그룹이 대규모 공장 폐쇄와 감원 압박에 직면한 가운데, 핵심 주주인 독일 니더작센(Niedersachsen)주가 중국 전용으로 개발된 자동차 모델을 독일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자는 파격 제안을 공식화했다.

로이터 통신은 28일(현지시각) 독일 국가통신사(DPA) 인터뷰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중국 모델을 독일 라인에"… 주주가 던진 역발상 카드


니더작센주 올라프 리스(Olaf Lies) 주총리는 독일 공장 폐쇄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중국에서 개발한 전기차 모델을 독일 조립 라인에 투입해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생산을 독일에서 유지하자는 차원을 넘어, 중국 시장용으로 개발된 설계와 기술을 유럽 시장 공급용으로 전용하자는 구상이다.

리스 주총리는 DPA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에서 만드는 차량을 독일에서 생산한다면 공장 가동률을 안정시킬 수 있다"며 "다른 나라에 새 공장이 들어서는 것을 지켜보는 대신 독일 내 고용과 공장 가동률을 지키는 것이 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다른 인터뷰에서 "중국이 유럽 시장에 밀고 들어오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 내 관심은 폭스바겐 공장의 고용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제안은 리스 주총리가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해 폭스바겐의 30곳 이상 생산 거점을 직접 살펴본 뒤 처음 꺼낸 것이다. 그는 당시 독일의 대(對)중국 전략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니더작센주는 의결권 20%를 보유한 폭스바겐의 2대 주주로, 회사 서부 독일 6개 완성차 공장 가운데 5곳이 이 주에 있다.

블루메 최고경영자(CEO)도 이 구상에 동조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유럽 내 공장의 유휴 생산 능력을 중국 업체들과 함께 활용하는 것은 매우 영리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제안이 현실화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독일 공장의 원가 구조는 중국과 근본적으로 달라, 어떤 모델을 얼마나 생산할지, 채산성은 어떻게 맞출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샤오펑(Xpeng) 같은 중국 완성차 업체와의 공동 생산 협력이 유력한 경로로 거론된다.

포르쉐도 카이옌 독일 회귀 검토… 임금 삭감이 전제 조건


같은 맥락에서 폭스바겐 산하 포르쉐(Porsche)도 슬로바키아에서 만들던 카이옌(Cayenne)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을 독일 라이프치히(Leipzig) 공장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이 보도하고 로이터 통신이 27일(현지시각) 확인했다.

카이옌은 2002년 라이프치히에서 처음 생산을 시작했지만 2017년 생산 라인 전체가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Bratislava)로 이전됐다. 현재는 내연기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 모델 세 가지 모두 브라티슬라바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라이프치히로 이전하면 모든 파워트레인 라인이 독일로 돌아오는 셈이다.

다만 이전 계획에는 결정적인 조건이 붙어 있다. 슬로바키아의 인건비가 독일보다 훨씬 낮은 탓에, 라이프치히 공장 근로자들이 임금 삭감에 동의해야 계획이 성립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포르쉐 CEO 미하엘 라이터스(Michael Leiters)는 최근 라이프치히 공장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포르쉐는 이미 임시직 수백 명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고, 오는 8월까지 희망퇴직 방식으로 200명을 줄일 예정이다.

7월 9일 감독이사회 회의 이후 7월 13일 상반기 예비 실적 콘퍼런스 콜, 7월 24일 반기 재무보고서 공시가 차례로 예정돼 있어 폭스바겐 구조조정의 윤곽이 이 시기에 드러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중국의 역습"에 맞서는 고육책… 경제성 검증은 숙제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중국 전기차 업체의 유럽 시장 침투라는 구조적 위기가 깔려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0월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에 확정 상계관세를 부과해 BYD에 17.0%, 지리(Geely)에 18.8%, 상하이자동차(SAIC)에 35.3%의 추가 관세를 기존 10% 수입관세에 더 얹었다.

이 탓에 유럽 현지 생산 거점이 없는 중국 업체 입장에서는 유휴 상태인 폭스바겐 공장이 관세를 우회할 생산 기지로 매력적인 선택지다.

올해 들어 유럽에서 팔리는 신차 10대 중 1대가 중국산으로, 독일 자동차산업 협회는 2035년까지 업계 일자리 12만 5000개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과거 중국 시장을 지배하던 폭스바겐이 이제는 중국 전기차의 유럽 생산 거점 역할까지 자처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는 것이 업계의 냉정한 시각이다. 리스 주총리의 역발상이 노조와 이사회의 벽을 넘어 독일 공장의 활로가 될 수 있을지, 7월 이사회 논의가 첫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