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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군사 행동 중단 합의…30일 도하서 협상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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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군사 행동 중단 합의…30일 도하서 협상 재개

이란 MOU 해석 충돌로 재점화된 포격전, 양국 일단 군사행동 중지
브렌트유 배럴당 72달러대…에너지 시장 불확실성은 여전
호르무즈 해협. 사진=연합뉴스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 사진=연합뉴스 자료


휴전 합의 11일 만에 재점화된 미국과 이란의 포격전이 일단 멈췄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두고 치열하게 맞붙었던 양국이 추가 군사행동을 잠시 유보하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기로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8일(현지시각) 미국 정부 익명 당국자를 인용해 "양측이 우선 군사 충돌을 멈추고 선박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기로 했으며, 세부 이행 방안을 조율하기 위한 기술 협상은 이번 주 카타르 도하에서 계속 이어진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도 같은 날 미국 고위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오는 30일 도하에서 이달 체결된 양해각서(MOU)의 모든 조항에 관한 실무 협의가 재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상선 피격에서 군사기지 공격까지…닷새 만에 사태 악화


이번 충돌의 발단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컨테이너선 피격이었다. 이란이 지난 25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민간 상선을 공격하자 미국은 이란 내 군사 인프라를 즉각 공습했고, 이란은 바레인과 쿠웨이트에 주둔한 미군 기지를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하며 맞대응했다.

쿠웨이트는 미사일 2발을 요격했고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바레인에서는 민간 건물 1동이 피격됐으나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더 이상 합리적 대응이 불가능한 시점이 오면 우리는 군사력으로 일을 끝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IRGC는 "미국의 공습이 양해각서 위반"이라며 협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양국은 지난주 스위스 고위급 회담에서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미군과 IRGC 간 직통 전화(핫라인)를 구축하기로 했지만, 실제 운영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충돌의 근본 배경은 양해각서 해석을 둘러싼 이견이다. IRGC는 공식 채널을 통해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통행 통제권은 이란에 있으며, 이를 위반한 선박은 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미국 측은 해협의 완전한 자유 통항이 합의 내용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에너지 시장, 불안감 여전…유가 배럴당 72달러대


양국 공격 중단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올랐다. 에너지 시장은 신중한 분위기 속에서 브렌트유가 한때 배럴당 73달러를 웃돌다가 72달러 40센트 안팎으로 되돌아왔다.

한때 배럴당 126달러까지 치솟았던 전쟁 초기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준이지만, 시장에서는 재협상 결과를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지배적이다.

합동해양정보센터(JMIC)는 호르무즈 해협의 보안 위협 등급을 '상당(substantial)' 수준으로 높이고, 주요 통항 항로 전반에 걸쳐 기뢰 위험 경보 구역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오만이 권장하는 우회 항로는 선박이 양방향으로 동시에 통과할 수 있도록 확장된 상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도 "특별한 사정이 있는 선박을 제외하고, 통항을 원하는 선박들은 해협을 빠져나왔다"고 전했다.

도하 협상, 통행료·레바논 휴전 두 쟁점이 관건


30일 도하 실무 협의에서는 두 쟁점이 핵심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먼저 선박 통행료 부과 문제다. 이란은 자국이 해협 통제권을 갖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통행 협조에 조건을 달고 있다.

오만은 이미 유럽 측에 "선박이 일정 비용을 부담하게 될 수 있다"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는 걸프 국가 순방 중 "통행료 부과는 수용할 수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또 다른 변수는 레바논 상황이다. 이란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면 휴전을 이번 양해각서의 연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지하 기반시설 타격을 지속하고 있고, 헤즈볼라는 기존 레바논 휴전 합의가 "무효"라고 선언한 상태다. 이란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이날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해 "호르무즈 해협 복원 책임은 오롯이 이란에 있으며, 외부 간섭은 긴장 고조를 부를 뿐"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이달 17일 종전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불과 열흘 만에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다시 무력 충돌을 벌였다.

30일 도하 협상이 통행료와 레바논 문제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공격 중단 합의가 또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계심이 에너지 시장 전반에 걸쳐 가시지 않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