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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채권국이 원조받는 건 모순”… 세계은행, 中 대출 ‘2031년 종료’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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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채권국이 원조받는 건 모순”… 세계은행, 中 대출 ‘2031년 종료’ 확정

5개년 국가동반자프레임워크 합의에 따라 자금 차입에서 ‘지식 공유’ 트랙으로 전환
美 공화당 위원장 “상식적 정책 복원”… 트럼프 행정부의 거센 외교 압박 속 ADB 연쇄 중단 촉구
中, 소득성장 넘어 세계 최대 ‘양자 채권국’ 부상… 연간 대출액 지난해 7억 달러로 급감
중국이, 지난 수십 년간 개발도상국 지위를 무기 삼아 수혜를 입어왔던 세계은행의 다자간 주권 대출 장부에서 완전히 청산 퇴출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지난 수십 년간 개발도상국 지위를 무기 삼아 수혜를 입어왔던 세계은행의 다자간 주권 대출 장부에서 완전히 청산 퇴출된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인공지능(AI) 패권전과 자원 민족주의 포화 속에서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주요 강대국으로 우뚝 선 중국이, 지난 수십 년간 개발도상국 지위를 무기 삼아 수혜를 입어왔던 세계은행(World Bank)의 다자간 주권 대출 장부에서 완전히 청산 퇴출된다.

미국의 가혹한 다자간 안보 압박 펜스와 중국의 거대한 자본 팽창이 맞물려 내린 결단으로, 향후 글로벌 금융 질서와 신흥국 원조 자본의 수송 파이프라인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2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재무부와 세계은행 수뇌부는 양국의 협력 모델을 ‘재정적 자금 융자’에서 ‘순수 지식 공유 및 기술 튜닝’ 트랙으로 전격 전환하기로 확정하고, 오는 2031년까지 중국에 대한 주권 대출을 단계적으로 축소한 뒤 완전히 폐쇄(신규 제로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전개했다.

중국 정부는 1일 성명을 통해 “이는 대륙 안방의 경제적 변화와 개발 수요 다각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양자 협력의 진화 결과”라며 자국의 경제 안보 주권과 자강론을 강조하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미국 ‘트럼프 2기’의 거센 압박 통했다… 2031년까지 20억 달러 캡 씌운 뒤 전면 동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 통신 등 서방 외교가의 심층 분석 결과, 이번에 이정표처럼 도출된 5개년 ‘국가동반자프레임워크’ 합의안은 세계은행 이사회의 최종 청산 검토를 앞두고 있으며, 오는 2031년까지 중국이 차입할 수 있는 최대 주권 대출 누적 자산 가치를 총 20억 달러(약 3조 800억 원)로 엄격히 묶어둔 뒤 이후엔 단 1달러도 내주지 않는 전면 중단(졸업) 마일스톤을 확정했다.

앞서 세계은행은 지난 6월 폴란드에 대해서도 동일한 2031년 졸업 타임라인을 적용했으나 우크라이나 재건 프로젝트 등의 예외 조항을 둔 반면, 중국을 향한 규제 펜스에는 어떠한 예외 자산 조항도 허용하지 않는 가혹한 장부 조정을 가했다.

이번 대수술은 미국 정치권이 다자개발은행(MDB)들을 상대로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자 미·중 무역 전쟁의 핵심 라이벌인 중국에 저리 자금을 수혈해 주는 모순적 족쇄를 풀라”고 수년간 단행한 통상 보복 압박의 결과물이다.

프렌치 힐(French Hill)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은 2일 공식 성명을 통해 “세계은행이 상식적인 글로벌 거시 정책을 복원하기 위해 오랫동안 미뤄왔던 단호한 청산 조치를 취한 것을 전폭적으로 환영한다”며 “이제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국제농업개발기금(IFAD) 등 다른 유엔 산하 국제 금융 기구들도 신속하게 미국 기술 패권과 궤도를 같이해 대중국 원조 빗장을 걸어 잠가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더 이상 다자간 원조 필요 없다”... 세계 최대 ‘양자 채권국’으로 부상한 중국

거시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세계은행의 결정이 단순히 중국의 단순 국민소득 성장 장부 때문만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쉬톈첸(Xu Tianchen)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수석 경제학자는 “멕시코나 칠레 같은 다른 중산층 국가들은 여전히 세계은행의 유동성을 수송받아 인프라를 지탱하고 있다”며 “중국이 퇴출당한 냉정한 본질은 중국 자체가 이미 전 세계 개발도상국들을 향해 천문학적인 자본을 살포하는 ‘세계 최대의 양자 채권국’으로 포지셔닝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은행 입장에서는 더 이상 더 뼈아픈 기아와 빈곤 족쇄에 신음하는 최빈국들의 목돈을 떼어다가 거대 공룡인 중국에 지원해 줄 명분이 완전히 소멸했다는 장부상 해석이다.

실제로 세계은행의 대중국 신용 공여 자산은 이미 급격한 우하향 곡선을 궤도해 왔다. 중국에 대한 연간 대출 실행 가액은 지난 2017년 24억 2,000만 달러로 메가 피크를 찍은 이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공급망 보복 전쟁의 포화 속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2025년에는 7억 5,000만 달러 규모로 사실상 동결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1980년 차입국에서 2026년 ‘5대 기부국’으로… 하반기 글로벌 자본 역학의 전환점


중국은 지난 1980년 세계은행의 차입 회원국으로 정식 입사해 고등 교육 인프라 및 제조업 하류 생태계 구축을 위해 대대적으로 자금을 수혈받았으나, 눈부신 폭증 성장을 거듭하며 1999년 세계개발협회(IDA) 원조 대상에서 조기 졸업했다. 이어 2007년에는 역으로 최빈국을 돕는 IDA의 공식 기부국 장부로 포지션을 전면 다각화했다.

현재 중국은 세계은행 산하 IDA에서 자산 가치 기준 세계 5위의 거대 공여국이자,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의 지분 장부 3위를 틀어쥔 최대 주주로 군림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수뇌부는 이번 대출 종료 결정 이후에도 “글로벌 청정에너지 전환과 주권 안보 등 인류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은행과의 지식 협력 가이드를 정교하게 튜닝하고, 신흥국들의 공동 번영을 유도하기 위한 자본 배정 트랙을 견고히 유지하겠다”며 개발도상국 맹주로서의 지배력 사수 실리 전술을 피력했다.

저리 차입자라는 마지막 개발도상국 외투를 벗어던지고 서방 금융 시스템과의 정면 대결 궤도에 올라선 중국의 거대한 지위 변동과 이로 인한 글로벌 자본 재편 시나리오는 하반기 거시경제 지형을 뒤흔들 가장 뜨거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