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AI 양쪽 레버리지 금융안정 위협"...BIS "경기침체 우려"
BOK 16일 금리 결정 앞두고 원화 약세·외국인 매도 겹쳐 변동성 확대
BOK 16일 금리 결정 앞두고 원화 약세·외국인 매도 겹쳐 변동성 확대
이미지 확대보기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일(현지시각),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포럼에서 세계 정상급 경제학자와 중앙은행 인사들이 AI발 경기 충격 가능성을 집중논의 했다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통화자본시장국의 토비아스 애드리언 국장은 이 자리에서 차입자와 투자자 양쪽에 걸친 레버리지가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달 28일 공개한 연차보고서에서 현재의 AI 투자 붐이 1830년대 운하 광풍이나 2000년 닷컴버블과 닮아 있으며, 이런 붐이 투자 급반전과 경기침체로 이어진 과거 사례들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5대 빅테크 AI 투자 1조 달러...부채·밸류에이션 동반 팽창
S&P500 상위 10개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수 전체의 40%에 달했고, 올해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의 절반가량이 AI 관련 기업에서 나왔다고 WSJ는 보도했다.
벤처캐피털 자금의 87%도 AI 스타트업에 쏠렸다.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2025~2026년 AI 설비투자 총액이 1조 달러(약 1530조원)를 웃돌 것이라고 WSJ는 보도했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이코노미스트는 AI 확산이 순조로워도 고용 대체로 소비가 위축될 수 있고, 반대로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쳐도 막대한 투자금이 부실화할 수 있다는 이중의 위험을 제시했다.
영국은행의 사라 브리든 부총재도 같은 포럼에서 AI 모델이 기업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빠르게 찾아내는 반면, 패치 작업이 늦어지면 오히려 악용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자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 한 건이 다수 금융기관을 동시에 뒤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스피 반도체주, 메모리 가격 급등·외국인 이탈 이중고
국내 시장에는 이번 논의가 곧바로 체감되는 신호로 다가온다. 원·달러 환율은 3일 1542원대로 한 달 사이 0.6%가량 절하됐고,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국내 기술주를 8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직전 거래일에는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하루 만에 7조 7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5월 산업생산에서 반도체 생산은 기저효과로 10% 줄었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발 D램 가격 급등은 오히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호재로 꼽힌다.
애플이 메모리·저장장치 가격 급등을 이유로 최근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최대 33% 올린 사례는, AI발 메모리 초과수요가 국내 반도체 업체의 단가 협상력을 높이는 동시에 전방산업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양면성을 보여준다.
한국은행은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로 뛴 가운데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정부는 최근 원화 변동성에 대응해 중소기업 대상 14조 9000억원 규모의 대출·보증 지원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AI 밸류에이션 조정이 현실화하면 원화 변동성과 외국인 수급이 동시에 흔들릴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낙관론도 팽팽...연준 의장 "비관론자 아니다"
모든 참석자가 위험만 강조한 것은 아니다.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은 같은 포럼에서 AI 혁명이 이제 초반 국면에 있다며 생산성 향상에 따른 번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티프 맥클럼 캐나다은행 총재는 인터넷이 과거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냈으면서도 닷컴버블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밸류에이션 과열 가능성과 기술 자체의 장기 성과가 별개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유럽과 미국이 AI 분야에서 서로 의존하는 구조라며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앤드루 베일리 영국은행 총재는 국채·주식·사모신용 시장 전반에서 레버리지가 늘어난 점을 주시하고 있다며, 이런 위험이 꼬리위험에서 더 큰 파장으로 번질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애드리언 국장은 이날 포럼에서 레버리지 구조가 해소되지 않으면 금융안정 위험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IS도 연차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거나 AI 투자가 급반전할 경우 신용경색이 광범위하게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