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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2월 이후 최저치 경신… 사우디 파격 할인에 공급 과잉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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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2월 이후 최저치 경신… 사우디 파격 할인에 공급 과잉 우려 고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8.55달러로 마감하며 2월 하순 이후 최저치 기록
사우디아라비아의 아시아 향 원유 가격 대폭 인하로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 확산
호르무즈 해협 일부 통항 재개에도 불안감 여전해 가솔린 등 정제유 수요는 탄탄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실은 라이베리아 국적 유조선 션롱 수에즈맥스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인도 뭄바이항에 지난 12일(현지시각) 도착해 있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실은 라이베리아 국적 유조선 션롱 수에즈맥스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인도 뭄바이항에 지난 12일(현지시각) 도착해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글로벌 원유 시장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폭적인 수출 가격 인하 충격에 흔들리며 2월 하순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산유국들의 증산 의지와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 움직임이 겹치면서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가격 하락을 이끌고 있으나, 가솔린 등 정제유에 대한 견조한 수요가 시장의 하단을 팽팽하게 지지하는 복합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8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14센트(0.2%) 하락한 배럴당 68.55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69달러 선을 내줬다.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 역시 13센트(0.2%) 하락한 71.99달러로 마감했다.

사우디 파격 할인과 산유국 증산 의지


유가 하락의 결정적 원인은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다. 사우디는 아시아 시장으로 향하는 8월 선적분 주요 유종의 가격을 최소 2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인하했다. 이는 페르시아만 외부로 풀리는 원유 물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구매자를 확보하기 위한 산유국 간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 연합체인 OPEC플러스(OPEC+)의 움직임도 공급 과잉 우려에 불을 지폈다. 주요 7개국은 8월 생산 쿼터를 일일 18만 8,000배럴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아직 이 추가 공급분이 실제 생산량 증가로 직결되지는 않았으나, 시장 환경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산유국들이 언제든 생산을 늘릴 수 있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크랙 스프레드 고공행진 속 정제유 수요 탄탄


반면,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석유 제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굳건해 에너지 시장 전체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는 데다, 전 세계적으로 정제 능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유와 가솔린의 가격 차이를 의미하는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는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 근방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라이언 매케이 TD증권 수석 상품 스트래티지스트는 상품투자고문(CTA)들의 움직임과 관련해 "당사의 가격 시나리오에 따르면 당분간 원유 매수 포지션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반면 가솔린에 대해서는 이번 주 롱(매수) 포지션을 9%가량 늘릴 가능성이 높고 난방유에도 추가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르무즈 불안 여전 통항량 회복 지연 전망


글로벌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도 주요 변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선박 운항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상선미쓰이가 관리하는 최소 8척의 선박이 이란에 가까운 항로를 이용해 해협을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해협 통과에 따른 안보 리스크는 여전히 잔존해 있으며, 미국과 이란 사이의 여러 지정학적 쟁점도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

헤리마 크로프트 RBC 캐피털 마켓츠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뿌리 깊은 안보 위협과 더불어 이란이 해협의 운항 관리 권한을 쥐겠다는 태도를 꺾지 않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통항량은 전쟁 발발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도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