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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화대 로보컵 2연패, AI 소프트웨어가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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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화대 로보컵 2연패, AI 소프트웨어가 갈랐다

부스터 T1으로 무장한 중국, 완전 자율 플레이로 하드웨어 경쟁 시대 넘어서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하드웨어 강국 한국, AI 두뇌 경쟁에서는 추격 단계
지난 2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로보컵 2026 인천'에서 축구 로봇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로보컵 2026 인천'에서 축구 로봇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표준화된 로봇 플랫폼 위에서 AI 두뇌 성능만으로 승부가 갈리며, 휴머노이드 산업의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 칭화대학교가 상용 표준 플랫폼 '부스터 T1'을 앞세워 세계 최대 로봇 축구대회 로보컵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오르면서다. 하드웨어 제조에 강한 한국도 이제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은 지난 6일(현지시각) 중국 칭화대 후오셴팀이 인천 송도에서 열린 로보컵 2026 휴머노이드 리그에서 2연패를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45개국 364개팀 참가…6대 2 완승으로 2연패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6월 30일부터 7일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45개국에서 364개팀, 약 3000명의 연구자와 산업계 관계자가 참가했다.

새롭게 통합된 휴머노이드 축구리그(HSL) 중 최상위 부문인 라지 디비전 결승에서 칭화대 후오셴팀은 중국농업대학 산하이팀을 6대 2로 꺾고 지난해 브라질 대회에 이어 정상을 지켰다.

로봇들이 경합 중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장면도 여러 차례 나왔지만, 스스로 일어나 경기를 이어가는 모습은 이전 대회보다 한 단계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보 비서 로보컵연맹 회장은 개막식에서 "2050년까지 완전 자율 휴머노이드 로봇팀을 구축해 인간 FIFA 월드컵 챔피언을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신체화된 AI'가 승부처…부스터 T1의 정체

이번 우승의 핵심은 '신체화된 AI(Embodied AI)'다. 센서로 주변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걷거나 공을 차는 행동으로 곧바로 옮기는 일체형 AI 기술을 뜻한다.

후오셴팀이 활용한 부스터 T1은 중국 부스터로보틱스가 개발한 상용 표준형 휴머노이드 플랫폼이다. 키 118cm, 무게 30kg에 23개 관절 자유도를 갖췄으며, 엔비디아 젯슨 AGX 오린을 얹어 200 TOPS의 연산 성능을 낸다.

경기 중에는 사람의 개입 없이 로봇 스스로 공의 위치를 좇고, 팀원과 협력해 패스와 슛 전략을 완성했다.

"몸체 아닌 두뇌 경쟁"…표준 플랫폼이 바꾼 판도


연구진은 하드웨어를 새로 만드는 대신, 아이작 심과 뮤조코 같은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AI 알고리즘을 반복 학습시켜 실전 판단력을 끌어올렸다.

부스터로보틱스 측은 "신체화된 AI 하드웨어 플랫폼의 표준화에 대한 공감대가 전 세계에서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회 주최 측은 전체 참가팀의 70% 이상이 부스터 T1을 기반으로 출전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팀마다 로봇 몸체부터 새로 만들어야 했다면, 이제는 같은 플랫폼 위에서 두뇌 성능만으로 승부를 겨루는 구조로 바뀐 셈이다.

하드웨어는 세계 최상위권, AI 두뇌는 추격 단계인 한국


국내 로봇 업계의 셈법은 복잡하다. 삼성전자가 최대 주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두산로보틱스는 하드웨어 제조 역량에서 세계 최상위권으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이를 구동할 AI 두뇌다.

중국이 표준 플랫폼과 시뮬레이션 학습, 데이터 축적을 앞세운 반면 한국은 하드웨어 강점에도 AI 소프트웨어에서는 뒤쫓는 구도다.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초 CES에서 엔비디아의 아이작 심과 큐모션을 적용한 AI 솔루션을 공개하며 협력을 넓히고 있고, 정부도 지난해 4월 삼성전자·현대차·LG전자·두산로보틱스·레인보우로보틱스 등 4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K-휴머노이드 연합을 출범시켰다.

2030년까지 민관 합산 1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8년 로봇용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2029년에는 연 1000대 이상 양산 체제를 갖춘다는 목표다.

표준화된 AI 생태계 구축에서 뒤처지면 국내 하드웨어 제조 강점에도 시장 주도권을 중국산 플랫폼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관련주 옥석 가리기 본격화


국내 증시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두산로보틱스, 로보티즈 등 로봇 관련주가 이미 피지컬 AI 기대감을 반영해 강세 흐름을 보여왔다.

이번 로보컵 결과로 AI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의 시급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AI 두뇌 역량까지 갖춘 기업으로 관련주의 옥석 가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커지는 휴머노이드 시장…2035년 77조원 규모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6일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올해 54억 1000만달러(약 8조 1842억원)에서 2035년 502억 7000만달러(약 76조 384억원)로 연평균 28.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 현장의 인력난과 물류·자동화 수요 확대가 성장을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려면 하드웨어 경쟁력을 넘어 AI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