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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차고에서 6조 원대 IPO까지… ‘반도체 자강론’ 이끈 中 CX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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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차고에서 6조 원대 IPO까지… ‘반도체 자강론’ 이끈 中 CXMT

中 최대 DRAM 제조사 창신메모리(CXMT), 상하이 커창반 상장 본격화… 역대 2위 규모
창립자 주이밍, “흑자 달성까지 무급” 약속 완수… 1분기 순이익 330억 위안으로 극적 흑자 전환
글로벌 3사(삼성·SK·마이크론) AI용 고부가 HBM 집중한 틈타 DDR5 등 범용 D램 시장 침투 가속
중국 중부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위치한 CXMT의 건물은 2024년 10월 4일에 공개되어 있다. 사진=CXMT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중부 안후이성 허페이시에 위치한 CXMT의 건물은 2024년 10월 4일에 공개되어 있다. 사진=CXMT
글로벌 첨단 기술 제재와 지정학적 공급망 빗장이 반도체 가치사슬을 거세게 압박하는 가운데, 중국의 반도체 자강론을 상징하는 메모리 거두 창신메모리(CXMT, 창신테크놀로지)가 자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꼽히는 기업공개(IPO) 장부를 펼쳤다.

실리콘밸리의 작은 차고에서 출발해 한국과 미국의 메모리 독점 체제에 균열을 내기까지, 기업의 존폐를 걸고 “흑자 전환 전까지 급여를 받지 않겠다”던 엔지니어 출신 창립자 주이밍(Zhu Yiming) 이사회 의장의 집념이 마침내 결실을 보았다는 평가다.

13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이자 세계 4위 DRAM 제조업체인 CXMT는 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혁신판(커창반)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 구독 가이드라인을 전격 가동했다.

이번 IPO를 통해 CXMT가 조달하려는 자본 규모는 총 295억 위안(약 6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20년 파운드리 거두 중신궈지(SMIC)가 조달한 523억 위안에 이어 커창반 역사상 역대 2위 규모의 초대형 랜드마크 딜이다.
일부 증시 분석가들은 상장 후 CXMT의 기업 가치가 최대 3,000억 위안을 넘어 궁극적으로 3조 위안까지 치솟아 중국 내 최고 가치의 상장 기술 기업 장부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메모리 패권 결국 중국으로”... 실리콘밸리 차고에서 싹튼 집념의 2막


이번 대규모 상장은 지난 2018년 “메모리 국산화 프로젝트가 실질적인 순이익 장부를 기록할 때까지 단 1위안의 급여도 받지 않겠다”고 서약했던 주이밍 이사회 의장에게 기념비적인 이정표다.

CXMT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 쇼크에 힘입어 실제 지난해 가쁜 회복세를 보인데 이어, 올해 1분기 매출 508억 위안, 순이익 330억 위안(약 7조 2,000억 원)을 마크하며 지난 10년간 누적된 370억 위안의 손실 장부를 단숨에 상각하는 극적인 흑자 전환을 완수했다.

칭화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미국 스토니브룩 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한 주는 20여 년 전 이미 글로벌 메모리 산업의 기축선이 미국에서 일본, 한국을 거쳐 결국 중국 본토로 이동할 것임을 확신했다.

2004년 실리콘밸리의 한 스타벅스에서 동문 투자자를 설득해 10만 달러의 시드머니와 차고 임대 장부를 따낸 그는 메모리 설계 전문사인 ‘기가디바이스(GigaDevice)’를 창업했다. 대기업들의 외면 속에서도 MP3 플레이어용 칩 등 틈새 유통망을 뚫어낸 기가디바이스는 2016년 상하이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많은 창업자가 안주할 시점이었지만, 주는 기가디바이스 대표직을 내려놓고 안후이성 허페이 정부와 손잡고 ‘제조 인프라 자강’을 위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장 건설 프로젝트인 CXMT를 출범시키며 가혹한 2막을 시작했다.

독일 키몬다 특허 수송으로 펜스 우회… 빅테크가 주목한 범용 D램의 틈새


제조 공정 능력이 전무했던 후발 주자였기에 위험은 상존했다. 주는 초기 핵심 전략으로 파산한 독일 메모리 제조사 키몬다(Qimonda)의 핵심 특허 라이선스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해외 거두들과의 지적 재산권 분쟁 리스크를 원천 봉쇄하는 영리한 방어 펜스를 쳤다.

2019년 최초의 자체 설계 주류 DRAM 생산 수율을 뽑아내며 외산 의존증을 대폭 상각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가동 중인 글로벌 AI 서버 투자 붐은 CXMT에 강력한 인센티브 프레임워크가 됐다. 글로벌 3대 거두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고마진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차세대 AI 메모리 캐파 증설에 생산력을 집중하면서, 일반 스마트폰과 PC에 들어가는 LPDDR5 및 DDR5 등 범용 D램 공급망에 거대한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선두 업체들이 비운 범용 가치사슬의 틈새를 CXMT가 빠르게 잠식하면서, 옴디아 기준 CXMT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대에서 올해 1분기 7.6%까지 가쁘게 치솟아 세계 4위 지위를 공고히 다졌다. 이 같은 기술 성장은 글로벌 빅테크인 애플(Apple)마저 중국 내수용 기기에 CXMT의 칩을 시험 탑재하도록 유인하는 기폭제가 됐다.

자본 시장에서의 인기도 뜨거워, 일찍이 2021년부터 약 76억 위안의 자금을 투입해 5% 미만의 지분을 확보해 둔 알리바바(Alibaba) 그룹 등 초기 국영·민간 합작 투자 진영 역시 중국 AI 주식 랠리와 맞물려 막대한 장부상 평가이익을 누리고 있다.

90% 과점 벽과 미국의 테크 규제 펜스… “살아남는 것이 일류”


하지만 2025년 말 기준 1만 9,300명의 직원을 거느린 제조 거두로 성장했음에도, 주이밍 이사회 의장 앞에는 여전히 가혹한 하방 압력이 가로놓여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대 주권국 기업이 여전히 글로벌 DRAM 시장 점유율의 90% 이상을 독식하며 첨단 미세 공정 기술 선가에서 저만치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 국방부가 최근 CXMT를 군사적 연계 기업 명단에 추가하는 등 장비 수입 규제 펜스를 지속해서 높이고 있어, 핵심적인 네덜란드 ASML사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등 하이엔드 인프라 조달이 원천 차단된 상태다.

이는 향후 양산을 목표로 추진 중인 상하이 HBM 후공정 패킹 패브의 생산 수율 개선에 커다란 구조적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CXMT는 이번 IPO로 확보한 공모 자금의 58% 이상인 172억 위안을 식각·증착 등 중국 내 장비 부품 생태계 고도화와 장기 R&D에 고스란히 재배치해 규제 충격을 상각하겠다는 시나리오다.

과거 기가디바이스 상장 직후 칭화 동문지 인터뷰에서 주 의장은 “기업가 정신에서 가장 위대한 가치는 화려한 승리가 아닌 가혹한 환경 속에서 끝내 ‘살아남는 것(Survival)’”이라고 명시한 바 있다.

경기 주기적 단가 변동성과 서방의 기술 디커플링 펜스가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독자적인 자본 조달 실탄을 장착하고 자국 제조 생태계의 주권을 지켜내려는 주이밍의 ‘집요한 결정론’은 하반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의 세력 균형을 결정할 가장 중대한 통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