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2년물 금리, 유가 급등에 17개월 만에 최고

글로벌이코노믹

美 2년물 금리, 유가 급등에 17개월 만에 최고

미·이란 충돌 재개로 브렌트유 5% 상승…연준 추가 인상 베팅 자극
미국 워싱턴DC의 재무부 청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DC의 재무부 청사. 사진=로이터

미국과 이란의 충돌 재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정책금리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지난해 2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압력을 키우고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되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채권시장에 반영됐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최대 3bp(1bp=0.01%포인트) 오른 4.24%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5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준물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도 3bp 오른 4.59%를 나타냈다. 국채 수익률이 오르는 것은 채권 가격이 하락했다는 뜻이다.

◇ 유가 급등이 금리 전망 자극


채권금리 상승의 직접적 배경은 유가 급등이다.

미국과 이란은 주말 사이 다시 공격을 주고받았다.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여부를 두고도 엇갈린 주장을 내놨다. 이란은 해협 폐쇄 가능성을 부각했지만 미국은 통항이 계속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같은 혼선 속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5% 급등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운송의 핵심 통로다. 이 지역의 군사 긴장은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을 키우고 에너지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가 상승은 미국 물가 전망을 흔든다.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물가와 기업 비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물가가 다시 높아지면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거나 높은 금리를 오래 유지해야 한다는 시장 전망이 강해질 수 있다.

◇ 2년물은 연준 정책 기대에 민감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로 꼽힌다.

장기 국채금리는 성장률과 재정, 장기 물가 전망을 함께 반영한다. 반면 2년물은 향후 1~2년 안에 연준이 금리를 어떻게 움직일지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이번에 2년물 수익률이 2025년 2월 이후 최고치로 오른 것은 시장이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다시 크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경제가 탄탄한 상황에서 유가까지 뛰면 연준의 선택지는 좁아진다는 지적이다. 성장 둔화가 뚜렷하지 않은데 물가 압력이 커지면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 어렵고, 경우에 따라 추가 인상론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공개된 연준 회의록에서도 일부 정책 담당자는 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물가 경계감은 여전히 높게 유지됐다.

◇ 호르무즈 불안, 물가 변수로 재부상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물가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단기 군사 사건에 그치면 유가 충격은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통항 위험이 장기화하면 원유 가격뿐 아니라 해상 운임과 보험료, 정제연료 가격까지 흔들릴 수 있다.

이는 미국 소비자물가에 부담이다. 에너지 가격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에 빠르게 반영되는 항목이다. 유가 상승이 길어지면 인플레이션 기대도 다시 높아질 수 있다.

채권시장이 먼저 반응한 것도 이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유가 상승이 연준의 금리 경로를 바꿀 수 있는지를 가늠하고 있다. 2년물 수익률 상승은 이런 우려가 단기 금리 전망에 반영됐다는 신호다.

◇ CPI와 워시 발언이 다음 관문


시장의 다음 관심은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이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전 마지막 핵심 물가 지표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연준 추가 인상 전망은 더 강해질 수 있다. 반대로 물가 둔화가 확인되면 유가 충격에도 채권금리 상승세는 일부 진정될 수 있다.

워시 의장의 발언도 중요하다. 시장은 그가 유가 상승과 중동 긴장, 물가 전망을 어떻게 평가할지 주목하고 있다. 연준이 물가 억제를 우선시하는 매파적 신호를 내놓으면 2년물 수익률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