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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로 푼 ‘삼중수소 병목’… 핵융합 상용화 속도 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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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로 푼 ‘삼중수소 병목’… 핵융합 상용화 속도 붙나

IBM 양자 시뮬레이션으로 연료 증식 물질 구조 세계 첫 식별
상장 첫날 38% 급등한 제너럴퓨전… 변동성·실증 검증은 과제
핵융합 상용화의 최대 난제인 ‘삼중수소 병목’을 풀 실마리가 제시됐다. 양자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료 자가 증식을 가능하게 할 후보 물질 구조가 처음으로 규명됐다. 만성적인 연료 부족 문제를 해결할 단초를 잡으면서 핵융합 분야를 향한 자본 시장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진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핵융합 상용화의 최대 난제인 ‘삼중수소 병목’을 풀 실마리가 제시됐다. 양자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료 자가 증식을 가능하게 할 후보 물질 구조가 처음으로 규명됐다. 만성적인 연료 부족 문제를 해결할 단초를 잡으면서 핵융합 분야를 향한 자본 시장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진다. 이미지=제미나이3
핵융합 상용화의 최대 난제인 삼중수소 병목을 풀 실마리가 제시됐다. 양자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료 자가 증식을 가능하게 할 후보 물질 구조가 처음으로 규명됐다. 만성적인 연료 부족 문제를 해결할 단초를 잡으면서 핵융합 분야를 향한 자본 시장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진다.

블랭킷 자가 증식이 핵심… 양자 시뮬레이션으로 유력 후보군 도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24시간 내내 가동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기저부하 전원 수요가 폭등하면서, 핵융합 발전이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핵융합 발전은 토카막 내부에서 삼중수소와 중수소를 융합해 에너지를 얻는다.

중수소는 바닷물에서 쉽게 추출하지만, 삼중수소는 지구 대기 상층부에 미량만 존재할 뿐 아니라 반감기가 12.3년에 불과해 비축이 불가능하다. 핵융합 발전은 삼중수소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구조가 아니라, 내부 증식 블랭킷에서 리튬 계열 물질과 중성자의 반응을 유도해 자체적으로 증식해야 한다.

클리블랜드 클리닉과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IBM, 미시간주립대 공동 연구팀은 고전 슈퍼컴퓨터와 양자 알고리즘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물질 탐색 범위를 크게 좁혔다.

미국 과학매체 사이언스얼럿(ScienceAlert)713(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을 보면, 연구팀은 삼중수소를 증식하는 블랭킷 소재인 용융염 '플리베(FLiBe)'의 안정적인 분자 구조 9가지를 식별하는 데 성공했다.

플리베는 리튬-베릴륨 기반 용융염으로, 핵융합로 내부에서 냉각재이자 삼중수소 증식 매질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물질이다. 연구진은 해당 구조 규명이 기존 고전 컴퓨팅으로는 계산 비용이 과도해 사실상 접근이 어려웠던 영역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 먼저 공개됐다.

이번 성과는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물리적 실험을 거치지 않고 양자 컴퓨터를 활용해 후보 물질의 전자 구조와 원자 행동을 좁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톰 벡 계산화학자는 양자컴퓨터가 핵융합 연료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설계 주기를 단축하는 보조 도구라고 설명했다.

다만 제리 초우 IBM 양자컴퓨팅 연구원은 양자 컴퓨터가 실용적 도구로 진화했음을 입증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번 결과는 초기 이론 단계이므로 산업 적용까지는 추가 검증이 필수라고 밝혔다.

첫 상장사 제너럴퓨전 38% 폭등… 추가 자금 조달 리스크도

기술적 가능성이 더해지자 자본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13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캐나다 밴쿠버에 본사를 둔 제너럴퓨전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스프링밸리 액퀴지션 3호와 합병해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민간 핵융합 기업이 공개 시장에 상장한 사례는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상장 첫날 제너럴퓨전 주가는 공모가 대비 38% 급등한 12.55달러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38000만 달러(5698억 원)를 넘어섰고, 이번 거래로 15000만 달러(2249억 원)에 이르는 현금을 확보했다.

그렉 트위니 제너럴퓨전 최고경영자(CEO)는 사모펀드 시장보다 규모가 큰 공공 시장에서 첫 주자로 나선 만큼 자금 조달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밝혔다. 2002년 설립한 제너럴퓨전은 자석으로 플라즈마를 가두는 '자기 표적 핵융합'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다만 상장 초기 주가 급등이 산업 전반의 본격적인 수익화 단계 진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 제너럴퓨전은 현재 상업적 운영을 통한 매출 기반이 없는 상태이며,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상장 특성상 주가 변동성 리스크가 크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만으로는 장기 실증 단계까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 앞으로 추가 조달 과정에서 지분 희석이나 가치평가 논쟁이 불거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상용화까지 남은 과제… 실증로와 상업로의 이정표


미국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가 2022년 말 순에너지 생산(네트 게인)에 성공하고 플라즈마 유지 시간이 1337초를 돌파하는 등 기술 진척은 꾸준하다. 그러나 실험실 안의 성과를 실제 사업화하는 단계는 전혀 다른 영역이다.

단기적으로는 이번에 양자 시뮬레이션으로 찾아낸 플리베 구조 후보군을 실제 실험실에서 검증해야 한다. 가상 공간의 데이터가 현실의 초고온 토카막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자가 증식을 일으키는지 확인하는 공정화 단계가 남아 있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기술 실증과 상업화 시점을 나누어 봐야 한다. 현재 학계와 산업계가 예상하는 민간 주도 실증 플랜트 가동 시점은 2030년대 초반이다. 전력망에 직접 연결해 전력을 판매하는 초기 상업화 단계는 2035년에서 2040년 사이에나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는 민간 기업의 현금 소진 속도와 더불어 각국 정부의 핵융합 규제 프레임워크 수립 과정을 종합 점검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