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대란에 '데이터센터 대기소' 재평가… 착공 18% 급증에 3억 500만 평방피트 돌파
금리 완화 기대와 장비 보관 수요 결합… 전력망 확보 자산 중심으로 차별화
금리 완화 기대와 장비 보관 수요 결합… 전력망 확보 자산 중심으로 차별화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열풍이 미국 산업용 부동산 시장을 2년 만에 깨웠다. 단순한 상품 적재 공간에 머물던 물류창고가 인공지능 장비와 냉각 시스템을 임시 보관하는 데이터센터 전 단계 자산으로 재평가받는다. 조달 금리 완화 기대감 속에 공급 부족 우려가 겹치며 글로벌 물류 리츠 주가도 바닥을 확인하고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7월 15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 미국 전역에서 건설 중인 물류창고를 비롯한 산업용 부동산 면적이 3억 500만 평방피트(약 2833만㎡)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 기관은 신규 착공 면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 증가하며 2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반등은 단순 소비재 재고를 쌓아두려는 목적이 아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인공지능 서버를 포함한 고가 장비들의 공급 리드타임이 늘어난 결과다.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은 부지 확보와 전력망 연결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장비들을 임시 보관할 안전한 고기능 창고를 선점하고 있다. 부피가 큰 송풍 장치와 냉각장치는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인공지능 수요가 물류창고 임대차 계약을 직접 자극한다.
유통 대기업들이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와 새로운 관세 정책에 대비해 공급망 다변화를 시작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수입업체들은 창고 여유분을 미리 확보해 두려는 안전 재고 확보 전략을 취하며 시장 흡수력을 높였다.
개발업체들이 지난 2년 동안 고금리와 공실 우려로 착공을 중단했던 선택은 공급 부족이라는 역설적 호재를 낳았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자료를 보면 미국 산업용 부동산 착공 면적은 2022년 3분기 7억 2500만 평방피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고금리 여파로 신규 건설 파이프라인은 최고점 대비 58% 급감했다.
줄어든 공급 덕분에 임대차 시장 지표는 빠르게 전환점을 돌았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올해 2분기 미국 산업용 부동산의 분기 순흡수 면적이 6210만 평방피트를 기록해 전 분기보다 21% 늘어났다고 집계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2023년 이후 가장 강력한 회복 수치다.
수요가 회복되면서 미국 전국 평균 공실률은 전 분기 대비 10베이시스포인트(bp) 하락한 6.9%를 기록했다. 상업용 부동산 연구기관 사빌스의 마크 루소 산업연구부문 책임자는 15일 발표한 논평에서 공실률 상승 압박이 끝났다는 심리가 시장에 확산했다고 진단했다.
마크 루소 책임자는 바닥을 확인한 실질 임대료 상승률이 연간 2.9% 수준으로 돌아서자, 개발업체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투자 시장에서는 물류 부동산 시장을 누르던 고금리 변수가 자산가치 상승 요인으로 재정리되는 모습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 자본환원율을 끌어내리면서 물류 리츠 주가에 먼저 반영되고 있다.
실제 뉴욕증시에서 세계 최대 물류 리츠 기업인 프로로지스 주가는 올해 초 129.05달러선(약 19만 1900원)에서 15일 기준 143.42달러(약 21만 3300원)까지 올라서며 연초 대비 11.1% 상승했다.
프로로지스는 2026년 신규 개발 투자 계획을 지난해 31억 달러(약 4조 6100억 원)에서 최대 55억 달러(약 8조 1700억 원)로 대폭 확대했다. 프로로지스는 이 개발 물량의 약 40%를 데이터센터 용도로 구축해 자산 가치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민간 개발사인 파나토니 역시 올해 착공 목표 면적을 지난해보다 62% 늘리며 토지 매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미국 물류 자산 시장의 구조 변화 속에서 세 가지 축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첫째 변수는 전력 인입이 가능한 부지확보 여부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분석가들은 대규모 송전 전력 확보가 가능한 창고 부지일수록 데이터센터 전환 프리미엄이 붙어 자산 가치 평가가 차별화된다고 설명한다.
둘째 변수는 주요 거점의 대형 창고 순흡수 흐름이다. 사빌스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50만 평방피트 이상의 대형 자산 공실률은 지난해 말 고점을 기록한 뒤 최근 8.1% 수준까지 빠르게 하락했다.
셋째 변수는 자본환원율과 기준금리의 차이다. 사모펀드 EQT의 헨리 스타인버그 부동산 부문 대표는 15일 인터뷰에서 기준금리 인하로 차입 금리가 하락하면 리츠의 조달 비용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헨리 스타인버그 대표는 이 변화가 배당금 지급 여력과 순자산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리츠 투자 매력을 높인다고 전망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