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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잉, 판버러 에어쇼서 수주경쟁 포기 선언…내부 생산 안정화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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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잉, 판버러 에어쇼서 수주경쟁 포기 선언…내부 생산 안정화 급선무

GE엔진 부족·인테리어 지연에 묶인 기체 인도, 39조 순부채 부담
737맥스 월 47대 안정화 총력…조기경보기 등 軍 특수임무기 비상
2026년 4월 15일, 미국 워싱턴주 렌턴(Renton)에 위치한 보잉 공장 미디어 투어 당시 한 현지 생산 직원이 최종 조립 라인에 배치된 737 맥스(MAX) 여객기 옆을 지나가고 있다. 보잉은 이번 판버러(Farnborough) 국제 에어쇼 현장에서 무리한 신규 수주 발표 대신, 연방항공청(FAA)의 엄격한 가이드라인에 발맞추어 737 맥스의 월 생산량을 우선 47대 수준으로 견고히 안정화한 뒤 단계적 증산을 추진하겠다는 신중한 생존 전략을 천명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4월 15일, 미국 워싱턴주 렌턴(Renton)에 위치한 보잉 공장 미디어 투어 당시 한 현지 생산 직원이 최종 조립 라인에 배치된 737 맥스(MAX) 여객기 옆을 지나가고 있다. 보잉은 이번 판버러(Farnborough) 국제 에어쇼 현장에서 무리한 신규 수주 발표 대신, 연방항공청(FAA)의 엄격한 가이드라인에 발맞추어 737 맥스의 월 생산량을 우선 47대 수준으로 견고히 안정화한 뒤 단계적 증산을 추진하겠다는 신중한 생존 전략을 천명했다. 사진=로이터

전 세계 항공우주 산업의 공급망이 극심한 변동성과 이른바 동맥경화 현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 중 하나인 미국 보잉(Boeing) 사가 끊이지 않는 부품 공급망 병목현상과 당국의 품질 규제 속에 기존 수주 잔고를 소화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민수용 여객기 시장을 넘어 글로벌 군용기 및 특수임무기 플랫폼 공급망 전반에도 비상이 걸렸다.

7월 19일(현지 시각) 영국에서 개최된 판버러 국제 에어쇼(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 직전 개최된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 따르면, 보잉 상용기 부문 최고경영자(CEO)인 스테파니 포프(Stephanie Pope)는 이번 에어쇼에서 화려한 대규모 신규 계약 발표 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고객과 공급업체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내부 생산 능력을 안정화하는 데 전념하겠다는 이례적인 신중한 기조를 전격 천명했다.

엔진·인테리어 공급망의 휘발성과 규제 한계


현재 보잉의 경영 회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항공기 내부 좌석(Interior) 인증 지연과 핵심 추진계통(Propulsion)의 심각한 공급 부족이다. 특히 보잉의 차세대 주력 광동체 기종인 787 드림라이너(Dreamliner)에 탑재되는 제너럴 일렉트릭(GE Aerospace) 사의 엔진 공급이 지연되면서, 전 세계 항공사 및 정부 기관으로의 완제품 기체 인도가 줄줄이 늦어지고 있다. 스테파니 포프 최고경영자는 브리핑을 통해 공급망의 변동성(Volatility)이 여전히 대단히 높은 상태라며, 그중에서도 엔진 등 추진계통 부문이 생산 속도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병목 항목(Pacing item)이 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 같은 제조 지연은 보잉의 재무 구조개선에도 치명적인 부담을 안긴다. 보잉은 현재 260억 달러(약 39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순부채를 안고 있다. 단거리 및 중거리 좁은 몸체(협동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유럽 에어버스(Airbus)의 A320 계열에 맞서기 위해서는 핵심 현금창출원(Cash cow)인 737 맥스(MAX) 시리즈의 월간 생산량을 현재 42대 수준에서 수년 내 63대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보잉은 미 연방항공청(FAA)이 지난 2024년 비행 중 도어플러그 탈락 사고 이후 부과했던 전례 없는 월산 생산 제한 조치를 일부 극복하고, 최근 연방항공청으로부터 737 맥스 및 787 드림라이너 기체 인도 전 비행 적합성 인증서를 독자 발급할 수 있는 권한을 가까스로 회복한 상태다. 보잉 측은 우선 월 47대 생산 체제를 완벽히 안정화한 뒤 52대, 최종적으로 63대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차세대 기종 개발 지연과 방산 시장에 미칠 파장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과 숙련된 엔지니어링 리소스의 한계는 차세대 신기종 개발 및 인증 시간표까지 통째로 뒤흔들고 있다. 보잉은 대형 쌍발 여객기인 777X의 초도 인도 시기를 수년간의 차질과 막대한 비용 초과 끝에 오는 2027년으로 최종 재조정했다. 현재 보잉이 보유한 핵심 기술 인력 대다수가 737 맥스 라인업 중 가장 작은 계열인 맥스 세븐(MAX 7)과 가장 큰 계열인 맥스 텐(MAX 10), 그리고 777X의 형식 인증 절차에 전량 투입되어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보잉이 향후 에어버스와의 전면전을 위해 구상 중인 차세대 청정설계(Clean-sheet) 제트기 프로젝트는 오는 2030년 무렵이나 되어야 본격적인 막을 올릴 전망이다.

이러한 보잉의 상용기 부문 정체와 제조업 공급망 병목현상은 각국 군 당국과 방산업계에도 직접적인 유탄을 날리고 있다. 군용 조기경보통제기(E-7 웨지테일), 해상초계기(P-8 포세이돈), 군용 공중급유기(KC-46 페가수스) 등 현대 전장의 핵심적인 비대칭 특수임무 기체들이 대부분 보잉의 737 및 767 등 상용 여객기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민수 분야의 엔진 및 부품 부족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대한민국 공군을 비롯한 글로벌 동맹국들의 노후 군용기 교체 사업 및 국가별 전력화 일정 역시 도미노식으로 지연될 수 있다는 국방 전문가들의 우려가 깊어지는 이유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