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자동차, 50% 관세에도 멕시코서 점유율 급증…‘재고 밀어내기’ 착시 주의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자동차, 50% 관세에도 멕시코서 점유율 급증…‘재고 밀어내기’ 착시 주의

관세 벽에도 상반기 점유율 17% 돌파…재고 밀어내기 효과가 주원인
북미 우회 수출 견제 가속화 및 USMCA 원산지 규정 논의로 불확실성 증폭
중국 비야디 자동차 멕시코 홈페이지.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비야디 자동차 멕시코 홈페이지. 사진=연합뉴스


멕시코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영향력이 관세 장벽을 뚫고 확대되는 추세다. 멕시코 정부는 자유무역협정 미체결국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올해 1월부터 최대 50% 수준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멕시코 자동차유통협회(AMDA)의 7월 20일(현지시각)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멕시코 신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가 차지한 비중은 17%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인 2025년 상반기 14%에서 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2022년 상반기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7%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2년 만에 점유율이 두 배 이상 커졌다. 2026년 상반기 멕시코에서 판매된 중국 브랜드 차량은 총 13만 7525대다. 이는 2025년 상반기 판매량인 10만 7712대와 비교해 30%가량 증가한 수치다.

관세 장벽에도 점유율 상승한 배경은 재고 밀어내기 효과


중국 자동차의 판매량이 급증한 것은 관세 부과 시점 이전에 대규모 물량을 미리 확보한 재고 밀어내기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7월 20일(현지시각) 멕시코 정부가 고율 관세를 부과했음에도 중국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을 늘렸다고 보도했다. 루이스 로센도 구티에레스 멕시코 외교부 통상차관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판매 수치만으로 시장 상황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외교부의 20일 발표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5월까지 중국 브랜드 차량의 실제 수입량은 2025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3% 급감했다. 이는 고율 관세가 시행된 이후 신규 차량 유입이 크게 줄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중국 브랜드 사이에서도 판매 성과는 차이를 보인다. 지리(Geely)와 MG모터 그리고 창안(Changan)과 체리(Chirey)는 올해 상반기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반면 멕시코 시장 내 최대 업체인 비야디(BYD)의 2026년 상반기 판매량은 3만 3969대를 기록했다. 이는 2025년 상반기 판매량인 3만 4606대보다 소폭 감소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두고 시장 내 공급 과잉이 발생하면서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시적인 재고 밀어내기 효과가 사라지는 2026년 하반기에는 전체적인 판매 흐름이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

북미 공급망 리스크와 USMCA의 높은 원산지 규정


중국 자동차의 멕시코 점유율 확대는 한국 자동차 기업들에 중요한 전략적 변수다. 멕시코는 미국과 멕시코 그리고 캐나다 협정(USMCA)을 통해 북미 무역의 핵심 거점이 됐다.

중국 기업들이 멕시코를 북미 시장으로 가기 위한 우회 수출 기지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만약 중국 기업의 우회 전략이 본격화되면 현대차와 기아를 포함한 한국 기업들은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이 멕시코를 통해 관세를 회피하며 북미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경계한다. USMCA 규정에 따르면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역내 부품 비율인 RVC를 75% 이상 충족해야 한다.

현재 멕시코에 진출한 중국 브랜드들의 차량은 대부분 단순 조립 수준이라서 이러한 원산지 규정을 맞추기 어렵다.

미국이 대멕시코 무역 정책을 강화하거나 USMCA 검토 과정에서 원산지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멕시코에 공장을 둔 한국 기업들은 공급망 재편과 비용 상승이라는 과제를 떠안을 수 있다.

향후 전망과 비용 흡수를 통한 시장 사수 전략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관세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멕시코 시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포기하기보다 관세 비용을 내부적으로 흡수하며 버티기 전략을 펼칠 것으로 분석한다.

미국과 멕시코 정부는 21일 멕시코시티에서 제3차 무역 협상을 진행한다. 이번 회담에서는 멕시코를 거쳐 들어오는 중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강력한 통제 방안이 다뤄질 예정이다.

기예르모 로살레스 멕시코 자동차유통협회장은 로이터 통신 보도에서 중국 브랜드들이 점유율 하락을 피하기 위해 관세 비용을 스스로 떠안으며 공세적인 영업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북미 자동차 시장의 흐름은 중국의 우회 전략과 이를 차단하려는 북미 당국의 규제 정책 사이의 힘겨루기에 따라 결정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