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2기 '법망 피한 관세' 60개국 전격 강행… 글로벌 경제 구조적 짐 되나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2기 '법망 피한 관세' 60개국 전격 강행… 글로벌 경제 구조적 짐 되나

단발성 충격 넘어선 무역법 301조 전방위 압박… 공급망·물가 타격 본격화
수입 물가 자극 및 수출 위축 우려 고조… 한국 증시·환율 변동성 확대 불가피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 전 세계 주요 교역국을 겨냥한 고율의 관세 장벽을 재구축하며 글로벌 교역 질서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경제 전문 매체 CNBC의 7월 27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는 유럽연합과 중국, 영국, 캐나다 등 60개 교역국을 대상으로 새로운 수입 관세 조치를 단행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부과된 관세율은 10%에서 12.5% 수준이며, 미국 연방 관보 공시 기준 전체 수입 물량의 99.4%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규모를 형성한다.
과거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제동이 걸렸던 무역법 제122조 기반의 임시 글로벌 관세 시한이 만료됨에 따라, 미국 정부는 무역 상대국의 강제 노동 수입 금지 조치 미비 등을 명분으로 내세워 무역법 제301조를 적용했다.

과거의 법적 취약점을 보완하여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무역 압박 수단으로 전환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01조 카드로 법적 허점 차단… 상시적 무역 압박 나선 트럼프 정부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과거의 단발성 협상용 카드를 넘어 상시적인 무역 통제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과거 국가비상사태 법안 등에 근거했던 관세가 연방대법원 판결로 타격을 입자, 법적 정당성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무역법 제301조를 활용해 교역국들의 강제 노동 수입 규제 이행 여부에 따라 10%와 12.5%의 관세를 차등 적용하는 체계를 갖췄다.

투자 운용사 CG 아셋 매니지먼트의 엠마 모리아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글로벌 에너지 충격과 공급망 병목 현상이 심화하는 국면에서도 행정부가 미국 국내 시장의 마찰적 비용을 감수하며 관세 기조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글로벌 금융 서비스 기업 에베리의 매튜 라이언 시장 전략 담당은 과거의 법적 탈출구가 차단된 만큼, 이번 조치를 단기적 불확실성이 아닌 글로벌 성장의 지속적인 하방 압력 요인으로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대외 의존도 높은 한국 산업계 직격탄… 자동차·반도체·화학 수출 채산성 악화 우려


미국의 전방위적 관세 재가동은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지닌 한국 산업계와 금융시장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이 유럽연합과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을 동시에 압박하여 글로벌 교역량이 위축될 경우,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는 대미 수출 수요 둔화 타격을, 반도체는 전방 정보기술 수요 부진에 따른 연쇄 충격을, 석유화학 및 철강은 글로벌 교역 위축과 원가 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각각 겪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웃도는 상황에서 수입 관세 비용까지 겹치면, 한국내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되어 전반적인 제조업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번 통상 압박이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경로에도 변수로 작용해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한다.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재현될 경우 한국내 금융시장의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자극되어 코스피 대형 수출주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적 구속력 갖춘 무역 제재… 향후 통화정책과 글로벌 경기 파장


이번 관세 조치가 견고한 법적 방어막을 바탕으로 장기화 국면에 돌입하면서 세계 경제의 성장 모멘텀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줄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IESE 경영대학원의 마틴 야콥 교수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일회성 협상 압박을 넘어 미국 경제 정책의 상시적 특징으로 자리 잡으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 여파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자극되면서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이 후퇴하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AJ 벨의 러스 몰드 투자 디렉터는 지정학적 갈등과 보호무역주의가 맞물린 복합 경제 환경 속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저성장과 고물가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