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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스크, HBF 표준화 기대에 주가 이틀째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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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스크, HBF 표준화 기대에 주가 이틀째 급등

SK하이닉스와 AI 메모리 규격 개발…구글도 생태계 참여
비싸고 부족한 HBM 보완…낸드플래시 수요 확대 기대
샌디스크 로고. 사진=샌디스크이미지 확대보기
샌디스크 로고. 사진=샌디스크
미국 메모리 반도체업체 샌디스크 주가가 SK하이닉스와 추진하는 고대역폭플래시(HBF) 표준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올랐다.

5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에 따르면 샌디스크 주가가 전날 오전 거래에서 한때 8% 상승했다. 샌디스크 주가는 지난 3일에도 6% 올랐다.

모틀리풀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반도체 구매를 이어갈 수 있다는 모건스탠리의 평가가 AI 메모리 종목 전반의 투자심리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모틀리풀에 따르면 둘째 날 상승을 이끈 직접적인 촉매는 샌디스크와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HBF 표준화였다.
두 회사는 AI 추론 시대를 겨냥한 HBF의 첫 기술 규격을 개방형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인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를 통해 공개했다. 지난 2월 표준화 컨소시엄을 출범시킨 지 약 6개월 만이다.

◇낸드 기반으로 HBM 용량 한계 보완

HBF는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높은 데이터 처리속도와 대용량을 함께 구현하려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이다.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인 HBM과 비슷한 방식으로 여러 개의 낸드플래시를 적층한다. AI 가속기 가까이에 배치해 기존 SSD보다 빠르게 대규모 데이터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HBF는 HBM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부족한 용량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HBM은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공급도 제한돼 있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GPU 주변에 더 많은 메모리 용량을 배치해야 하지만 HBM만으로 이를 충족하는 데는 비용과 생산능력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샌디스크와 SK하이닉스는 HBM과 HBF가 하나의 AI 시스템 안에서 함께 작동할 수 있도록 업계 공통 규격을 마련하고 있다.

HBF가 HBM보다 속도는 느리더라도 대용량 데이터를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저장하고 공급하면 AI 가속기의 메모리 병목을 줄일 수 있다는 구상이다.

◇구글도 HBF 생태계 참여

구글도 샌디스크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HBF 생태계에 참여했다.

구글과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는 대규모 AI 모델을 운영하기 위해 막대한 메모리와 저장용량을 필요로 한다. HBF가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 특정 제조업체의 제품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업체의 HBF를 AI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HBF를 HBM과 SSD 사이에 놓이는 새로운 메모리 계층으로 설명했다. HBM에 가까운 데이터 처리속도와 낸드플래시의 용량 확장성을 결합해 AI 추론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모리 부족 문제를 완화한다는 목표다.

AI 산업은 대규모 모델을 개발하는 학습 단계에서 실제 이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추론 단계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추론 서비스 이용자가 늘면 AI 시스템이 동시에 불러오고 처리해야 하는 모델과 데이터의 양도 증가한다. 이에 따라 HBM보다 용량이 크고 기존 SSD보다 빠른 중간 단계의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샌디스크 낸드 활용처 확대 기대

샌디스크는 낸드플래시와 SSD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HBF가 AI 서버의 표준 메모리 계층으로 채택되면 기존 저장장치 중심이었던 낸드플래시의 활용 범위가 AI 연산 영역으로 넓어질 수 있다.

모틀리풀은 “HBF 표준화는 샌디스크의 추가 생산능력을 새로운 용도로 활용하고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 추론은 학습이 끝난 모델을 이용해 이용자의 질문에 답하거나 이미지와 영상을 생성하는 과정이다. 추론 시장이 커질수록 대규모 모델 데이터를 신속하게 불러오는 낸드플래시의 역할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샌디스크와 SK하이닉스는 HBF를 각 회사만 사용할 수 있는 독자 기술이 아니라 여러 AI 반도체와 호환되는 업계 표준으로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

공통 규격이 자리 잡으면 AI 가속기와 서버 제조업체들이 HBF를 채택하기 쉬워지고, 낸드플래시 제조업체들이 공급할 수 있는 시장도 함께 커질 수 있다.

다만 HBF가 실제 AI 서버에 대규모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제품 양산, 성능 검증, 고객사 채택 과정이 남아 있다.

샌디스크 주가의 장중 급등은 HBF에서 당장 대규모 매출이 발생했다기보다 낸드플래시가 AI 메모리 시장에서 차지할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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