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영국 주택시장, 고금리 여파로 가사 상태 진입… 7월 가격 보합세

글로벌이코노믹

영국 주택시장, 고금리 여파로 가사 상태 진입… 7월 가격 보합세

영국 최대 대출기관 로이즈 기준 7월 주택가격 전월비 0.0% 기록
자가 소유자 평균 거주기간 24년으로 증가하며 매물 가뭄 심화
한국 시장에도 수도권 매물 잠김과 공공개발 재원 조달 시사점 제공
영국 주택 시장이 지속되는 고금리 부담과 실거주자 매물 잠김 현상으로 주택가격과 거래량이 동시에 멈춰 서는 가사 상태에 빠졌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주택 시장이 지속되는 고금리 부담과 실거주자 매물 잠김 현상으로 주택가격과 거래량이 동시에 멈춰 서는 가사 상태에 빠졌다. 이미지=제미나이3

영국 주택 시장이 지속되는 고금리 부담과 실거주자 매물 잠김 현상으로 주택가격과 거래량이 동시에 멈춰 서는 가사 상태에 빠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7일(현지시각) 영국 최대 주택담보대출 기관 로이즈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는 매물 부족과 대출 규제 속 수도권 집값 정체를 겪는 한국 시장에도 공공토지 활용 공급 모델이라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

대출 금리 변동성에 주택 가격 상승 동력 상실


로이즈가 발표한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7월 영국 평균 주택가격은 전월과 같은 보합을 나타냈다. 연간 상승률은 0.1%에 그쳐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집계했다.
로이즈의 아만다 브라이든 이사는 대출 신청자들이 자금 조달 비용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BC 캐피탈 마켓의 앤서니 코드링 이사 역시 현 시장이 급락도 상승도 하지 못하는 가사 상태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금융협동조합 네이션와이드가 집계한 7월 평균 주택가격은 27만 7542파운드(약 5억 2800만 원)로 전월 대비 0.1% 상승에 머물렀다. 잉글랜드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3.75%로 동결했으나 통화정책위원 3명이 인상을 주장하면서 금리 변동성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스와프 금리 추이가 매수 심리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

실거주 자산 장기 보유화가 가공한 매물 가뭄


공급 측면에서는 기존 주택 소유자들의 장기 거주 경향이 매물 가뭄을 가중시키고 있다. 영국 국세청이 집계한 6월 주택 거래량은 9만 870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 늘었으나 과거 평균치에 비하면 회복세가 미미하다.

영국 주택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자가 소유자의 평균 거주 기간은 24년에 달한다. 대출이 없는 완전 자가 소유자는 한 집에 평균 30년 이상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세입자의 평균 거주 기간인 5년과 비교하면 자가 소유 물량의 장기 잠김 현상이 도심 지역의 매물 부족을 가공하고 거래 마비를 유발하는 핵심 원인으로 지적된다.

공공 토지와 모듈러 공법을 활용한 공급 대안


영국 노동당 정부가 추진하는 2029년까지 150만 가구 공급 계획은 재정 한계로 차질을 빚고 있다. 앤디 홀데인 전 잉글랜드은행 수석 경제학자는 FT 기고를 통해 4000억 파운드(약 761조 4880억 원) 규모의 공공 토지를 지방정부에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토지 개발에서 발생하는 미래 임대 수입을 바탕으로 지방채를 발행해 초기 투자금을 조달하자는 취지다.

현장 조립 방식인 모듈러 건설 공법을 확대하면 공사 기간과 비용을 최대 3분의 1까지 단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제안대로 30만 가구를 추가 공급할 경우 영국 국내총생산은 최대 0.4% 증가할 수 있다.

한국 부동산 및 건설 시장에 주는 시사점


영국의 매물 잠김과 공급 병목 현상은 한국 부동산 시장과 정책 가치사슬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 역시 대출 규제와 고금리 여파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하는 추세다. 공공 토지 자산화와 지방채를 연계한 공급 모델은 한국의 대출 규제 환경에서 공공주택 재원을 확보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공사비 상승으로 재개발 사업성이 떨어진 국내 환경에서 모듈러 공법 적용은 건설 소부장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부동산 경기 하락 시 지방채 발행은 지방정부 재정 건전성을 위협할 위험이 있다. 모듈러 공법 또한 초기 단지 조성 비용에 따라 단기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제한될 수 있어 정교한 제도 설계가 요구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