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AI에 일자리 뺏길라…美 Z세대 ‘N잡 창업’ 확산

글로벌이코노믹

AI에 일자리 뺏길라…美 Z세대 ‘N잡 창업’ 확산

신입 채용 위축·주거비·부채 압박 겹쳐…2~3개 소득원 쌓는 ‘인컴 스태킹’ 주목
24세 전 청소부, 자판기 150대로 월 1억640만원 이익
지난 2025년 4월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한 술집에서 젊은 직장인들이 메뉴를 살피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5년 4월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한 술집에서 젊은 직장인들이 메뉴를 살피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이 신입 일자리를 잠식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면서 미국 Z세대가 전통적인 ‘9시 출근·5시 퇴근’ 직장에만 의존하는 대신 직접 사업을 벌이거나 여러 수입원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취업 기회 축소, 높은 주거비, 늘어나는 개인부채가 겹친 가운데 하나의 직업이나 급여에 의존하지 않고 2~3가지의 서로 다른 수입원을 만들어 위험을 분산하는 이른바 ‘인컴 스태킹(income stacking)’이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젊은 층은 신입 일자리 감소와 AI에 따른 고용 불안에 여러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부는 예측시장이나 암호화폐 같은 투기성이 높은 자산에 돈을 넣고, 일부는 은퇴를 대비해 적극적으로 저축하고 있다.
지난 1997~2012년께 태어난 Z세대 가운데서는 자신만의 사업을 만들어 여러 수입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 한 직장 대신 2~3개 수입원 확보


이들이 주목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가 인컴 스태킹이다. 하나의 직장에서 받는 월급에만 의존하지 않고 본업이나 사업, 프리랜서 업무 등 2~3개의 수입원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식이다. 각 수입원이 월별로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여러 소득원을 함께 갖춰 한쪽에서 수입이 줄어들 경우 다른 수입으로 이를 보완한다는 개념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Z세대의 인식과 맞물리고 있다. AI가 신입사원들이 맡아왔던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젊은 층이 기존의 경력 사다리에 의문을 갖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24세 마이카 스탠리를 소개했다.

스탠리는 고등학교를 마치지 않았으며 3년 전만 해도 미국 네브래스카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야간 청소부로 일했다. 그러나 현재는 술집과 클럽 등에 설치한 전자담배 자판기 사업으로 많게는 한 달에 7만5000달러(약 1억640만원)의 이익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운영하는 전자담배 자판기는 약 150대로 미국 3개 주의 술집과 클럽 등에 설치돼 있다.

현재 스탠리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2019년식 람보르기니 우루스를 타고 다니며 자신의 자판기 사업을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도 제작하고 있다.

◇ AI 시대 ‘직장이 안전망’ 공식 흔들려


스탠리의 사례가 모든 Z세대의 현실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그의 사업 방식이 “경제적 불안에 대응해 한 가지 수입원에 의존하지 않으려는 젊은 층의 성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전했다.

기존 세대에게 안정적인 정규직은 소득과 경력을 쌓는 핵심 수단이었다. 반면 Z세대 가운데 일부는 직장 자체가 예전만큼 확실한 안전망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사업과 부업을 통해 스스로 수입원을 분산하려 하고 있다.

특히 AI가 사무직과 신입 직군의 업무를 빠르게 바꾸면서 기업이 향후 어떤 직무를 줄일지 예측하기 어려워진 점도 이런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

전통적인 직장을 완전히 포기하기보다는 직장 밖에 또 다른 소득원을 만들어 해고나 경기침체에 대비하려는 방식도 확산하고 있다. 한 회사에서 받는 급여를 개인의 유일한 경제적 기반으로 삼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방식은 안정적인 고소득을 보장하지 않는다. 사업 수익은 월별로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직접 창업할 경우 자금 손실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신입 일자리 감소와 AI의 고용 대체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Z세대에게 ‘좋은 직장을 구해 오래 다닌다’는 전통적인 성공 공식의 매력은 약해지고 있다. 대신 여러 개의 수입원을 확보해 스스로 경제적 안전망을 만드는 방식이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