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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해야 분양대금 받는다"… 中, '선분양 결제' 대수술에 개발사 주가 10%대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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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해야 분양대금 받는다"… 中, '선분양 결제' 대수술에 개발사 주가 10%대 폭락

인민은행, 주택 '완전 준공' 후에만 계약금·모기지 대금 개발사에 지급하도록 규정 개정
전체 조달 자금 44.6%(2조 위안) 차지하던 분양 선수금 묶여… 민간 개발사 현금흐름 '비상'
주택담보대출 만기 40년 연장 병행… 구매자 신뢰 회복 통한 장기 안정화·재고 소진 포석
2025년 10월 베이징에서 건설 중인 주거용 건물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10월 베이징에서 건설 중인 주거용 건물들. 사진=로이터

중국 금융당국이 부동산 시장의 뇌관이었던 '선분양(Pre-sale)' 제도를 전격 손질하며 주거 프로젝트가 완전히 준공된 이후에만 계약금과 주택담보대출 자금을 개발업체에 지급하도록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미완공 아파트 방치와 입주 지연으로 무너진 주택 구매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구조적 개혁이지만, 전체 자금 조달의 40% 이상을 선분양 대금에 의존해 온 부동산 개발사들은 극심한 자금난과 함께 생존 갈림길에 서게 됐다.

9월 1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PBOC)과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NFRA)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 선분양 자금 관리 감독 개혁안을 공식 발표했다.

기존에는 아파트 골조 공사가 마무리되는 옥상 덮개(상량) 작업 단계부터 개발사가 은행에 안전하게 예치된 분양 결제 자금을 단계적으로 인출해 공사비와 부채 상환에 쓸 수 있었다.

그러나 새 규정에 따라 앞으로는 건물이 최종 완공 검사를 마치고 완전히 준공되기 전까지는 단 한 푼의 분양대금도 수령할 수 없게 된다. 통상 골조 완성 후 준공까지는 최소 6개월에서 12개월이 추가로 소요되는 만큼 개발사의 자금 회수 주기가 급격히 늘어나게 됐다.

자금 조달의 45%가 선분양 선수금… 민간 개발사 '직격탄'


이번 조치는 부채비율이 높은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들에게 강력한 재정적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전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조달한 총 자금 4조 5,700억 위안(약 933조 6,500억 원) 가운데, 계약금과 선지급금, 개인 모기지 대출금 등 분양 선수금이 2조 400억 위안으로 전체의 44.6%를 차지했다. 이는 개발사 자체 모금액 비중(36.1%)을 크게 웃도는 핵심 자금줄이다.

저장성 차이퉁증권의 팡청치(Fang Chengqi)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규정은 전국 개발업체들에게 단기적으로 매우 치명적인 악재"라며 "개발사들의 평균 레버리지 투자수익률(ROE)이 약 60% 급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시장은 탄탄한 자금 동원력과 낮은 부채비율을 갖춘 대형 국유·지방 공기업 위주로 재편될 것이며, 부채에 의존해 무리하게 사세를 확장해 온 중견 민간 개발사들은 시장에서 대거 퇴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정책 발표 직후 홍콩 증시에 상장된 대형 부동산 개발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중국진마오(China Jinmao), 뤼청중국(Greentown China), 월수지산(Yuexiu Property) 등 주요 개발업체 주가는 이날 오전 장중 10% 이상 급락했다.

모기지 만기 40년으로 연장… '단기 진통' 딛고 '신뢰 회복' 우선


금융당국이 개발사의 단기 유동성 위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고강도 개혁을 단행한 배경은 주택 구매자들의 불안 심리를 차단하는 것이 시장 회복의 절대적 전제 조건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수년간 헝다(에버그란데) 사태 등 디폴트 여파로 전국 곳곳에 미완공 아파트가 속출하자 실수요자들이 신규 분양을 기피하며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됐다.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은 성명을 통해 "이번 개혁은 주택 구매자의 합법적인 권익을 근본적으로 보호하고 공사 중단 위험을 원천 제거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당국은 수요 진작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최대 만기를 기존 30년에서 40년으로 전격 연장하는 등 가계의 월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추는 보완책을 병행 도입했다.

공급 감소와 재고 소진… "제도적 구조조정의 시작"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신규 착공 위축을 부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 과잉 해소와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하이 이하우스(E-house) 중국연구개발원의 추이지(Cui Ji) 부원장은 "과거 부동산 호황기에는 시세 차익을 노린 소비자들이 완공 전 리스크를 떠안고 선분양에 뛰어들었지만, 부동산의 금융 투기적 성격이 사라진 지금은 위험 보상 없는 선분양 모델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개혁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 증권의 쑹위(Song Yu)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금 회전 둔화로 신규 주택 공급이 줄어들면서 1·2선 핵심 대도시를 중심으로 신축 주택의 미분양 재고 소진과 가격 안정화가 촉진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단순한 유동성 완화책이 아니라 중국 부동산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중대한 '제도적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선분양 자금 통제 강화와 모기지 40년 연장 조치는, 향후 ‘선분양 레버리지에 의존하던 고위험 개발사들의 연쇄 구조조정과 국유기업 중심의 과점화’를 가속하는 동시에 ‘주택 시장을 투기성 자산에서 실수요자 중심의 실물 소비재로 연착륙시키려는 중국의 중장기 부동산 대수술’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