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뇌 먹는 아메바 감염, 미국서 잇따라 발생… 10대·8세 사망

글로벌이코노믹

뇌 먹는 아메바 감염, 미국서 잇따라 발생… 10대·8세 사망

노스캐롤라이나 10대 사망… 루이지애나 8세 여아 사망 후 며칠 만에 발생
따뜻하고 정체된 민물서 증식하는 아메바, 코 통해 뇌 침투 후 치사율 100% 육박
초기에 비특이적 두통·발열 발생… 물놀이 시 코 클립 착용 등 예방 수칙 준수 당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제공한 뇌 조직 표본의 현미경 사진. 이 사진은 '뇌 파먹는 아메바'의 일종인 자유생활 아메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와 관련된 세포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제공한 뇌 조직 표본의 현미경 사진. 이 사진은 '뇌 파먹는 아메바'의 일종인 자유생활 아메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와 관련된 세포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 사진=로이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와 루이지애나주에서 온수 민물에 서식하는 아메바 감염으로 10대 청소년과 8세 여아가 잇따라 목숨을 잃었다.

폭스뉴스는 9월 1일(현지시각) 노스캐롤라이나주 보건당국 발표를 인용해 치사율이 100%에 가까운 원발아메바뇌수막염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일명 '뇌 먹는 아메바' 감염으로 잇단 사망


노스캐롤라이나주 10대 청소년이 민물 감염으로 사망했다. 루이지애나주 8세 여아가 숨진 지 불과 며칠 만이다.

숨진 청소년의 어머니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그는 첫 증상이 심한 두통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황이 이렇게 심각해질 줄 몰랐다며 슬픔을 표현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보건부는 성명을 발표했다. 보건부는 이번 감염이 매우 드문 사례라고 밝혔다. 보건부는 아메바가 주 전역과 미국 전역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잭 무어 노스캐롤라이나주 역학전문관은 여름철 야외 수영 시 예방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따뜻하고 정체된 민물이 최적 번식지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네글레리아 파울러리다. 이 생물은 흔히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단세포 유기체다. 주로 호수와 강, 연못처럼 온도가 높고 정체된 민물에 산다.

제프리 칸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의학센터 소아감염내과장은 기온이 높고 비가 오지 않으면 수온이 오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체된 물이 아메바에게 최적의 번식 조건이 된다고 덧붙였다.
감염은 아메바가 섞인 물이 코로 들어갈 때 일어난다. 물에 뛰어들거나 다이빙을 할 때 위험하다. 코로 들어간 아메바는 후각 신경을 타고 뇌로 이동한다.

오염된 물을 삼키는 행동만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사람 사이 전파도 없다.

칸 박사는 아메바가 뇌에 도달하면 치료 시기를 놓친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발아메바뇌수막염은 치사율이 100%에 가깝다.

노출 후 5일 뒤 증상 시작… 빠른 악화


증상은 노출 후 평균 5일 뒤에 시작된다. 발현 시기는 1일에서 12일 사이다. 초기 증상은 심한 두통과 발열, 구토다.

병이 진행되면 목이 뻣뻣해진다. 환자는 방향 감각을 잃고 환각과 발작을 일으킨다. 혼수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칸 박사는 초기 증상이 비특이적이지만 매우 빠르게 악화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환자들이 증상 발현 후 1일에서 18일 사이에 사망한다고 밝혔다. 사망 중앙값은 5일이다. 감염 여부는 척수액 검사로 확인한다. 전문 검사실 검사도 필요하다.

치료에는 암포테리신 B와 아지트로마이신 등 여러 약물을 복합 투여한다. 칸 박사는 연간 감염 사례가 적어 효과적인 치료법을 결론짓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광범위한 뇌 손상이 진행되면 치료 예후가 매우 나쁘다.

코 클립 착용과 침전물 교란 금지


전문가들은 온도가 높고 정체된 자연 수역에서 수영을 피하라고 권고한다. 야외에서 수영할 때는 코 클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머리를 물속에 완전히 담그지 않는 방식도 감염 위험을 줄인다.

CDC는 호수와 연못 바닥의 침전물을 건드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아메바는 토양에도 존재한다. 바닥이 교란되면 아메바가 물 위로 퍼질 수 있다.

한국 동남아 여행객 각별 주의 요구


지난 2022년 12월 한국에서도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감염 사망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태국에 약 4개월간 체류 후 귀국한 50대 남성이 뇌수막염 증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귀국 11일 만에 숨졌다.

당시 질병관리청은 해외 유입 사망자 확인 당시 유전자 검사(PCR)와 원충 확인을 거쳐 대국민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 사례는 해외 유입 건으로, 한국내 자연 수역에서 직접 감염된 국내 자생 감염 사례는 아직 공식 보고되지 않았다. 관계 당국과 학계의 수질 조사에서도 위험 수준의 자생 개체군 형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동남아시아 등 열대·아열대 지역은 높은 수온과 기후 조건으로 인해 네글레리아 파울러리 서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해외 여행객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현지 야외 민물 수영 시에는 코 클립을 착용하거나 머리를 물에 담그지 않아야 한다. 귀국 후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발열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해외 방문 이력을 밝히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