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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가 판 바꿨다"… 中 테크 IPO, 반도체 핵심 '병목 기술'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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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가 판 바꿨다"… 中 테크 IPO, 반도체 핵심 '병목 기술'에 올인

모건스탠리 분석, 올해 스타마켓 상장사 20%가 핵심 기술 '병목' 해결 기업… 2022년 대비 2.5배 급증
공급망 자급자족 기여 기업 60% 육박… 21개 주요 병목 타깃사 중 19곳이 '반도체 공급망' 집중
상장 전 연간 설비투자(CAPEX) 4배 폭증 속 수익 기업 비중은 46%로 급감… "상업적 검증이 관건"
중국 메모리 칩 제조업체 CXMT는 7월에 상장되어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되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메모리 칩 제조업체 CXMT는 7월에 상장되어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되었다.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첨단 장비 수출 통제가 가열되면서, 중국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와 주식시장 기업공개(IPO) 파이프라인이 반도체 핵심 소재·부품·장비 등 '목구멍(병목·Chokepoint) 기술' 국산화 기업 중심으로 전면 재편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다양한 전략 소비재와 플랫폼 중심이었던 기술 투자가 미국의 전방위 규제 이후 노광·식각 등 복잡한 제조 장비, 특수 부품, 기초 원자재 등 상류(Upstream) 밸류체인으로 깊숙이 이동한 결과다.

그러나 기술 자립을 위한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CAPEX)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신규 상장 기업들의 수익성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급락해 투자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월 3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는 2022년부터 2026년 7월 중순까지 진행된 중국 기업 229건의 IPO를 전수 조사한 심층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커촹반 IPO 기업 20%가 '병목 해결사'… 21곳 중 19곳이 반도체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하이증권거래소의 기술 전문 보드인 커촹반(스타 마켓)에 상장한 기업 중 약 20%가 중국이 직면한 핵심 국가 기술 병목 해소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기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의 8.1% 대비 약 2.5배 급증한 수치다.

또한, 전체 신규 상장사 중 국가 공급망 자급자족에 기여하는 기업 비중은 2022년 41%에서 2026년 현재 약 60%까지 확대됐다.

주목할 점은 기술 병목의 타깃이 '반도체' 하나로 고도로 좁혀졌다는 사실이다. 모건스탠리가 올해 핵심 병목 기술을 다루고 있다고 지목한 21개 상장 추진 기업 중 무려 19곳이 반도체 밸류체인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 중 15개 기업이 첨단 전자공학 및 하드웨어 제조 부품 분야에 포진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3~4년간 미국의 수출 통제가 갈수록 촘촘해지면서 더 많은 중국 기업이 병목 기술 국산화에 매진했다"며 "이들 중 상당수가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2026년 자본시장에 진입해 상업적 대량 양산을 추진하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R&D 지출 2배·상장 전 CAPEX 4배 폭증… 자금 조달 절박

미국의 규제가 2022년 첨단 로직 반도체에서 2024년 말 제조 소프트웨어(EDA) 및 식각·세정 장비, HBM(고대역폭메모리)으로 확대되면서 중국 테크 기업들의 자본 소모율은 극한으로 치솟고 있다.

직원 1인당 R&D 지출은 2022년 상장기업 대비 2배 증가했고, 상장 전 연간 설비투자(CAPEX)는 2022년 평균 1억 7,400만 위안에서 2026년 7억 1,600만 위안(약 1,446억 원)으로 4배 이상 폭증했다.

기술을 연구실 수준에 머물지 않고 실제 파운드리와 팹 라인에 투입 가능한 상업적 생산 규모로 키우기 위해 막대한 자본 수혈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7월 3조 8,000억 위안의 기업가치로 커촹반에 입성한 창신메모리(CXMT)의 대규모 공모는 자본시장을 통해 D램 양산 능력을 확장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CXMT의 확장은 미국의 반도체 장비사를 대체하려는 중국 내 로컬 장비·부품 공급사들에게 막대한 낙수효과를 안겨주고 있다. 다만 핵심인 심자외선(DUV)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국산화는 여전히 기술적 장벽에 부딪혀 있다는 평가다.

수익성·ROE는 급락… "상업적 양산 검증이 성패 가를 것"

문제는 이 같은 기술 내재화 드라이브가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재무적 리스크를 전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 지출과 연구개발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반면, 실질적인 대량 수주 기반이 취약해지면서, 2026년 상장기업 중 안정적인 흑자를 내는 기업의 비율은 46%에 불과했다. 이는 2022년 상장기업들의 흑자 비율(72%)에서 26%포인트 급락한 수치다.

주주 투자금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2022년 상장사 대비 10%포인트 이상 하락했으며, 평균 ROE는 17%포인트 넘게 곤두박질쳤다. 상당수 기업이 정책 보조금과 애국 소비에 기대어 기술 상용화와 시장 안착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증시에 입성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에서 "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자생 가능한 상업적 경쟁력을 확보했는지가 관건"이라며 "결국 상장 이후의 주가 흐름과 향후 테크 IPO 시장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신뢰는 상업적 양산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수출 통제가 촉발한 중국 테크 IPO 지형의 변화는, 향후 ‘국가 주도의 자립 드라이브를 통해 중국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생태계가 자본시장의 자금을 흡수하며 초고속 양적 팽창을 이루어내는 결정적 계기’인 동시에 ‘천문학적인 설비투자와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 속에서 진정한 상업적 생존력을 가려내는 옥석 가리기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