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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희토류업체 일부, 허가 받고도 美 선적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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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희토류업체 일부, 허가 받고도 美 선적 거부

정부 제재 우려에 거래 회피…시진핑 24일 방미 앞 공급망 쟁점 재부상
이트륨 대미 수출 여전히 2024년의 절반…美기업 허가 6개월 넘게 대기도
지난 2020년 1월 3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의 MP머티리얼스 희토류 광산에서 직원이 제분 공정으로 보내기 전 파쇄된 광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0년 1월 3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의 MP머티리얼스 희토류 광산에서 직원이 제분 공정으로 보내기 전 파쇄된 광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일부 희토류 공급업체가 정부의 수출허가를 확보하고도 미국 고객에게 제품을 보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거래했다가 중국 당국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스스로 미국행 선적을 피하는 사례까지 나타난 것이다.

오는 24일(이하 현지시각)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워싱턴DC 방문을 앞두고 희토류 공급 문제가 다시 미·중 간 핵심 통상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희토류 공급업체 일부가 정부 차원의 보복을 우려해 미국으로의 선적을 거부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4일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1년간 부산과 베이징에서 이뤄진 양국 합의에 따라 중국이 희토류 수출허가를 원활하게 내줘야 한다며 약속 이행을 거듭 요구해왔다.

그러나 공급 문제가 계속되면서 희토류는 시 주석의 워싱턴 방문을 준비하는 미국 측 논의 의제에도 포함됐다.

◇ 수출허가 있어도 “美에는 못 보낸다”


이번에 새롭게 드러난 문제는 중국 정부의 허가 지연만이 아니다.

중국 정부에서 수출허가를 받은 업체 가운데서도 미국 기업으로 실제 제품을 보내는 것을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이 8월 초 미국 공급망 감시기구인 책임 있는 비즈니스 연합(RBA)을 제재한 이후 일부 중국 공급업체가 미국행 희토류 선적을 중단했다.

업체들은 RBA와 연계된 글로벌 광물 공급망 감사 프로그램인 책임 있는 광물 이니셔티브(RMI)의 실사 절차를 따를 경우 중국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일부 희토류 업체들은 최근 수개월 동안 미·중 지정학적 갈등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미국행 선적을 중단했다.

소식통 한 명은 중국 업체가 희토류를 미국 기업에 보냈다가 중국의 제재 대상 업체에 다시 판매될 가능성을 우려해 거래를 거절한 사례를 4건 알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미국 고객에 대한 선적을 거부한 중국 공급업체의 전체 숫자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 中 “美 조치가 부산 합의 위반”


미국 정부는 중국이 양국 간 합의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중국 측에 부산 합의와 다른 양국 현안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중국도 미국이 먼저 합의를 훼손했다며 맞서고 있다.

중국은 지난 8월 RBA를 비롯한 미국 감사기관들을 제재한 것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해 12월부터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잇따라 도입한 규제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FCC의 규제 대상에는 중국 전자제품 시험기관과 드론, 소비자용 라우터, 해저케이블, 첨단 로봇장비, 전력 인버터 등이 포함됐다.

미국 관리들이 회담에서 희토류 공급 문제를 제기하면 중국 측은 FCC의 조치가 부산에서 합의한 무역 휴전을 위반한 것이라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는 로이터에 중국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이트륨 공급 여전히 빠듯…美기업 6개월 넘게 대기


중국이 2025년 4월 희토류 수출 제한을 도입한 뒤 희토류와 관련 자석의 해외 공급은 상당 부분 회복됐다.

그러나 항공우주와 반도체, 방위산업 등 민감한 산업에 사용되는 일부 핵심 소재는 여전히 공급이 빠듯하고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트륨과 인화인듐, 텅스텐 등 군사적 용도가 있거나 첨단산업에 사용되는 일부 소재의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에 가깝다고 전했다.

수출허가 지연은 의료기기와 에너지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의 대미 이트륨 수출은 올해 들어 증가했지만 여전히 2024년 수준의 약 절반에 불과하다.

일부 미국 기업은 광물 수출허가를 받기 위해 6개월 넘게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두 달 동안 미국에 이트륨을 전혀 수출하지 않다가 지난 7월 27t을 선적했다. 이는 2025년 1월 이후 월간 기준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이다.

최근에는 오랜 기간 기다린 미국 기업 일부가 여러 건의 수출허가를 한꺼번에 받은 사례도 나타났다. 일부 기업은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로 허가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듐그룹의 레바 구존 지정학 전략가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통해 미국 정부의 대중국 규제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시 주석의 워싱턴 방문을 전후해 중국이 핵심 원자재 통제를 다소 완화해 부산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미국 측의 비판을 누그러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日은 터븀 수입 ‘0’…이트륨 98% 급감


희토류 공급 차질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도와 일본 기업에 대한 중국의 수출허가 승인은 미국보다도 제한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국 공급업체들은 일본 기업에 대한 희토류 선적을 대부분 꺼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은 일본에 터븀을 전혀 수출하지 않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0t을 수출했다.

같은 기간 일본으로의 갈륨 수출은 65% 감소했고 이트륨은 98% 급감했다.

갈륨과 터븀은 고성능 희토류 자석을 만드는 데 소량이지만 중요한 소재로 사용된다.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도 앞서 일본 기업들이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광물의 수출허가 지연과 장기간의 세관검사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주재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역시 수출허가 절차가 간소화되고 있지만 실제 집행 단계에서는 여전히 문제가 남아 있다며 기업들이 희토류에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허가절차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의 워싱턴 방문을 불과 수주 앞두고 중국의 희토류 통제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공급망 문제가 정상회담을 앞둔 미·중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허가를 내주더라도 개별 공급업체가 지정학적 위험을 이유로 미국행 선적 자체를 꺼리는 현상이 확산할 경우 정부 간 수출허가 합의만으로 공급망을 정상화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