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관세 공세에 번진 반미… 캐나다, 여행·소비 '탈미국'

글로벌이코노믹

美 관세 공세에 번진 반미… 캐나다, 여행·소비 '탈미국'

오타와 트럼프 거리 개명 착수… 주민 반발 속 시의회 행정 절차 진행
소비 보이콧과 공급망 탈미국… 1분기 여행 지출 13.6% 급감 속 원료 대체
동맹 균열과 한국 통상 영향… 북미 무역 체제 흔들리며 배터리 셈법 복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의 일방 관세 부과로 촉발된 북미 통상 갈등 속에 캐나다 국민의 1분기 대미 여행 지출이 전년 대비 13.6% 급감했다.

로이터는 4일(현지시각) 수도 오타와의 트럼프 거리 개명 추진과 불매 운동이 겹치며 반미 기조가 일상으로 번졌다고 전했다. 캐나다와 미국 간 무역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이 캐나다의 반미 움직임을 부르는 모양새다.

오타와 트럼프 거리 개명 착수


로이터에 따르면 캐나다 오타와 시의회는 서부 주택가에 자리한 '트럼프 거리' 도로명을 바꾸는 행정 절차에 착수했다. 이 도로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 부동산 개발업자로 활동하던 시기 지명을 따서 명명됐다. 현지 주민들은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와 온타리오호를 미국호로 바꾸겠다는 발언이 나오자 거리명 퇴출 요구를 쏟아냈다.

트럼프 거리 거주자인 다이언 호스커 씨는 트럼프가 혼란과 파괴의 상징이라며 주소지에 그의 이름이 들어간 사실이 부끄럽다고 털어놓았다.

라이리 브로킹턴 시의원은 "캐나다 수도의 거리 이름은 명예와 성실성을 갖추고 캐나다와 협력해 온 인물에 헌정되어야 한다"라며 "트럼프는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소비 보이콧과 공급망 탈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거듭된 통상 공세는 캐나다 국민의 일상과 산업 공급망 전반에서 탈미국 기조를 부르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캐나다인의 미국 방문 건수는 550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줄었다. 같은 기간 미국 여행 관련 지출액도 13.6% 감소한 50억 캐나다 달러에 머물렀다. 반면 캐나다 자국 내 여행과 유럽행 여행 예약은 늘어나 뚜렷한 대비를 이뤘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미국 영상 플랫폼 구독을 해지하고 미국산 공산품 불매에 나서는 행동이 번지고 있다.
제조업계도 미국산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채프먼스 아이스크림은 오는 2027년 중반까지 미국산 원료 사용 비중을 70% 줄이고 호주와 칠레 등으로 조달처를 돌리기로 했다. 회사는 오랜 거래처였던 미국 공급업체 9곳과의 거래를 정리했으며 오는 2028년 3월까지 제품 가격을 동결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차원의 국가 자립화 정책도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정부는 기술과 무역 분야에서 대미 의존도를 축소하기 위해 1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해외 핵심 연구 인력을 유치하고 있다. 앙거스 리드 연구소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6%가 경제 불확실성을 감수하고서라도 정부의 대미 무역 협상 중단 결정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동맹 균열과 한국 통상 영향


오랜 혈맹이었던 북미 통상 동맹의 균열은 한국 주요 제조업과 대미 통상 전략에도 복합 변수를 던진다.

미국과 캐나다가 맺어온 북미 무역 체제가 흔들리고 국경 장벽이 높아지면서 현지화 전략을 펴온 한국 완성차와 배터리 기업들의 공급망 셈법이 복잡해졌다. 캐나다에 핵심 광물 공급 거점을 마련하고 미국에 생산 공장을 구축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양국 간 통상 마찰이 지속될 경우 원자재 이동과 세액공제 혜택에서 예기치 못한 비용 증가를 겪을 수 있다.

채프먼스 아이스크림의 애슐리 채프먼 최고운영책임자는 "우리는 부당한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과거 가장 가까운 동맹이자 친구였던 나라로부터 이런 대우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라며 "회사를 지키기 위한 비용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산 원료 대체 작업을 계획대로 완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