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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가 공세에 말려들지 마라"… 美 AI 살길, '안드로이드' 이긴 '애플 전략'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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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가 공세에 말려들지 마라"… 美 AI 살길, '안드로이드' 이긴 '애플 전략'에 있다

딥시크·통이첸원 등 中 오픈웨이트 모델, 글로벌 토큰 소비량 60% 잠식하며 맹추격
글로벌 석학 기고 "단순 가격·물량 치킨게임은 필패… 1달러 할인 대신 혁신에 투자해야"
스마트폰 점유율 20%로 업계 이익 독식한 애플처럼… '풀스택 통합·보안 신뢰'로 프리미엄 사수
미국 기업들이 중국 AI 연구소보다 가격을 상품화하려는 싸움은 구조적으로 이길 수 없는 싸움이며, 무엇보다도 이기려는 데 관심이 없어야 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기업들이 중국 AI 연구소보다 가격을 상품화하려는 싸움은 구조적으로 이길 수 없는 싸움이며, 무엇보다도 이기려는 데 관심이 없어야 한다. 사진=로이터

딥시크(DeepSeek), 알리바바 큐원(Qwen), 문샷 키미(Kimi), 즈푸 GLM 등 중국산 오픈 웨이트(가중치 공개) 인공지능(AI) 모델들이 파격적인 초저가와 오픈소스 생태계를 앞세워 글로벌 연산 트래픽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AI 빅테크들이 중국과의 출혈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과거 오픈소스 안드로이드의 공세를 무력화하고 산업 이익을 독식했던 ‘애플의 수직 통합 전략’을 따라야 한다는 석학들의 제언이 나왔다.

단순 토큰 단가 인하를 통한 시장 점유율 방어는 구조적으로 승산이 없는 소모전이며, 미국 기업들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기업 데이터 워크플로우를 완벽히 묶는 '폐쇄형 풀스택 해자(Moat)'와 '보안 신뢰'를 상품화해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시장을 지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9월 8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게재된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Alicia Garcia-Herrero) 브뤼겔 선임 연구원 겸 나틱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수미트라 두타(Sumitra Dutta) 전 옥스퍼드·코넬대 학장의 공동 기고문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전 세계 AI 모델 트래픽의 판도가 심상치 않은 변화를 겪고 있다.

中 모델, 글로벌 토큰 10개 중 6개 장악… 美 '가격 인하' 본능은 오판

글로벌 개발자들이 모델 API를 호출하는 최대 중립 라우팅 플랫폼인 오픈라우터(OpenRouter)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상위 10개 처리 토큰 중 무려 6개(60%)를 중국산 오픈 모델들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18개월 전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던 중국 연구소들이 코딩 및 일상 추론 벤치마크에서 미국 프런티어 모델과의 기술 격차를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좁히며 물량 공세를 퍼붓고 있는 것이다.

이에 놀란 미국 선두 AI 기업들은 본능적으로 '토큰 단가 인하', '점유율 수성', '정부 규제 촉구'라는 1차원적 방어 기제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기고진은 이를 치명적인 전략적 오판이라고 단언했다.

기고진은 "중국 AI 연구소들을 상대로 가격을 낮춰 범용 상품화(Commoditization) 싸움을 벌이는 것은 미국 기업들이 구조적으로 이길 수 없는 전쟁이며, 애초에 이기려 해서도 안 되는 게임"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산 저가 덤핑에 대응해 가격을 깎는 데 쓰는 1달러는, 차세대 프런티어 모델 혁신에 투입되어야 할 연구개발(R&D) 예산 1달러를 갉아먹는 자해 행위라는 설명이다.

"안드로이드에 점유율 줬지만 이익 챙긴 애플"… AI 승부처는 '수직 통합'


기고진이 제시한 명쾌한 해법은 바로 '스마트폰 태동기 애플의 안드로이드 대응책'이다.

구글의 오픈소스 안드로이드가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의 대다수를 장악하며 급성장했을 때, 애플은 보급형 저가 폰을 만들어 진흙탕 점유율 싸움에 뛰어들지 않았다.

대신 안드로이드가 출하량(볼륨) 경쟁에서 승리하도록 내버려 두고, 글로벌 판매 대수의 20% 안팎에 불과한 고가 아이폰 시장과 전체 스마트폰 산업 이익의 80% 이상을 독식하는 고수익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했다.

애플의 진정한 해자는 모바일 운영체제(OS) 자체가 아니었다.

독자 칩(A시리즈) 설계, iOS 소프트웨어, 앱스토어 및 클라우드 서비스, 막강한 브랜드 파워가 결합된 ‘완벽한 수직 통합 생태계’였다.

한번 이 생태계에 들어온 고객은 타사 기기로 전환하는 비용(Switching Cost)이 너무 커져 록인(Lock-in)될 수밖에 없었다.

엔비디아가 GPU 칩 판매에 그치지 않고 병렬 컴퓨팅 플랫폼인 '쿠다(CUDA)'를 엮어 대체 불가능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한 것도 정확히 동일한 공식이다.

美 AI 생존 위한 3대 원칙: '선택적 개방·풀스택 워크플로우·신뢰 상품화'


기고진은 기술적 격차가 영원하지 않으며 화웨이가 쿠다를 겨냥해 독자 플랫폼 'CANN'을 개발하듯 모든 해자는 공략당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미국 AI 기업들이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3대 실행 전략을 강력히 권고했다.

안드로이드에 대중 시장을 내어준 애플처럼 범용 토큰 소모전은 중국에 넘겨주되, 글로벌 개발 생태계가 중국 인프라에 100% 종속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전략적 오픈 웨이트 모델'을 방어선(보험)으로 유지해야 한다.

모델 단품만 판매하는 방식은 중국의 모델 증류(Distillation) 기술에 쉽게 복제된다. 기업 내부의 프라이빗 데이터, 핵심 보안망, 전사적 업무 워크플로우와 떼려야 뗄 수 없게 결합된 맞춤형 B2B 풀스택 솔루션을 해자로 삼아야 한다.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를 단순한 법적 규제가 아닌 프리미엄 구매 이유로 마케팅했듯, 미국 AI 모델이 지닌 데이터 보안성과 신뢰성을 중국산과 차별화되는 최우선 세일즈 포인트로 승화시켜야 한다.

결국 AI 패권 전쟁의 승패는 '누가 더 많은 토큰을 찍어내느냐(양)'가 아니라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 마진율을 지켜내느냐(품질과 부가가치)'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의 안드로이드 생존 방정식이 미국 AI 업계에 던지는 교훈은, 향후 ‘중국의 파괴적 저가 오픈소스 공세에 맞서 미국 빅테크들이 토큰 치킨게임을 멈추고 고부가가치 기업용 풀스택 소프트웨어로 진지를 구축하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인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에서 서방의 프리미엄 생태계와 중국의 가성비 인프라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아시아 기업들의 IT 도입 전략을 가를 중대한 이정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