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사모펀드 품은 美 자산관리사 역대 최대 M&A…수수료 뒤 숨은 엑시트 압박

글로벌이코노믹

사모펀드 품은 美 자산관리사 역대 최대 M&A…수수료 뒤 숨은 엑시트 압박

- 2분기 거래 120건 중 91건 PE 지원…에셜론 집계 기준 역대 2분기 최대치
- 2025년 1~3분기 320억 달러 투입…경영권 유지 위한 20% 안팎 소수지분 부상
- 5~7년 주기 자금 회수 압박…한국 자산관리 시장의 수수료 모델과 이해상충 과제
미국 독립 등록투자자문사(RIA) 시장에서 2026년 2분기 인수합병 거래가 120건을 기록하며 역대 2분기 기준 최대 거래량을 나타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독립 등록투자자문사(RIA) 시장에서 2026년 2분기 인수합병 거래가 120건을 기록하며 역대 2분기 기준 최대 거래량을 나타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독립 등록투자자문사(RIA) 시장에서 20262분기 인수합병 거래가 120건을 기록하며 역대 2분기 기준 최대 거래량을 나타냈다.

배런스는 911(현지시각) 투자은행 에셜론 파트너스 집계를 바탕으로 이 가운데 91건을 사모펀드(PE)가 뒷받침한 매수자가 주도했다고 보도했다. 주가 상승과 연동되는 고정 수수료를 겨냥한 사모펀드 자본이 대거 유입되는 가운데, 한국 금융투자업계 자산관리 부문도 대형화 모델과 고객 이해상충 방지 체계를 함께 점검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역대 최대 2분기 거래량과 사모펀드의 침투


독립 자산관리 업계가 사모펀드 자금을 흡수하며 빠르게 덩치를 불리고 있다. 20264월부터 6월까지 발표된 120건의 거래 중 4분의 3 이상을 사모펀드가 지원한 기업들이 차지했다. 외부 자본은 설립자 지분을 현금화하고 세무사와 변호사 같은 전문 인력을 확보하며 전산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데 쓰인다.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에 본사를 둔 EP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라이언 파커 최고경영자(CEO)는 사모펀드 아레스 매니지먼트(Ares Management)와 버크셔 파트너스의 투자를 두고 "자산관리사가 성장할 수 있게 만드는 산소"라고 평가했다. 이 회사는 지원받은 자금으로 전산 도구를 확충해 자문 인력의 행정 업무 부담을 덜어냈다. 이를 통해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복합 자문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예측 가능한 수수료 기반과 소수지분 거래 확산


사모펀드가 자산관리사를 선호하는 핵심 요인은 운용자산 규모에 따라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 구조다.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면 고객 자산이 불어나면서 자문 수수료 수익도 자연스럽게 확대된다.

피치북에 따르면 20251분기부터 3분기까지 사모펀드는 미국 자산관리 시장 212건의 거래에 320억 달러(429856억 원)를 투입했다. 이는 2024년 연간 투자액인 290억 달러(389557억 원)를 넘어선 규모다. 반면 거래 건수는 2024년 연간 기록인 249건에 아직 미치지 않았다.

배런스의 2026100RIA 순위에 오른 기업들의 평균 운용자산은 433억 달러(581648억 원)로 전년 343억 달러에서 늘었다. 지난 12개월간 이뤄진 인수합병은 대상 기업 평균 연간 매출의 5.8%, 평균 운용자산의 7.1%를 기여했다.

순위 6위로 올라선 웰스파이어는 피듀션트 어드바이저스를 인수해 운용자산 975억 달러를 더했다. 웨이벌리 어드바이저스는 20261월 이후 자산관리사 4곳을 인수해 653억 달러를 추가했다. 크리에이티브 플래닝의 총 운용자산은 2026630일 기준 4190억 달러(5628427억 원)에 이르렀다.

과거 경영권을 완전히 넘기던 방식과 달리 지분 20% 안팎을 매각하는 소수지분 투자도 확산했다. 설립자는 경영권과 고유 문화를 유지하면서 지분을 일부 현금화한다. 이와 달리 24위 인티그레이티드 파트너스의 안드레 모어 사장은 외부 간섭 없는 독자적 경영을 위해 사모펀드 투자를 받지 않고 자체 현금흐름으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금 회수 압박과 한국 자산관리 시장의 과제


사모펀드 자본 결합은 외형 확장을 이끌지만 운용 방식의 구조적 한계도 동반한다. 사모펀드가 대개 5~7년 안에 투자금 회수를 추진하는 운용 구조를 지녀, 단기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유권이 주기적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자문 인력과 고객 지원에 집중해야 할 자원이 분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버던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레오 켈리 CEO는 설립자가 유입된 자본을 과거 성과에 대한 보상으로 여기는 반면 투자자는 미래 수익률을 우선시해 기대 불일치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에버메이 웰스 매니지먼트의 윌 피트 CEO 역시 인수합병이 고객 성과 개선보다 단순 자산 축적에 치우칠 때 위험이 발생한다고 짚었다.

미국 독립 자산관리 업계의 대형화 모델은 고액자산가 특화 점포를 확대하는 한국 금융투자업계에도 비교 기준을 제시한다. 패밀리오피스 구축과 복합 컨설팅을 위해 대규모 전산 및 전문 인력 투자가 요구되는 흐름은 동일하다.

다만 단기 회수 압박에 따른 특정 금융상품 판매 유도나 비용 통제가 자문 서비스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고객 이익 중심의 자문 원칙과 제도적 이해상충 차단 장치가 주요 점검 과제로 지목된다. 글로벌 증시 침체로 자산 가치가 급감하거나 금융당국의 수수료·판매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는 이 같은 자본 결합형 대형화 경로가 제약을 받을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