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평균 8달러 돌파·미 전국 평균도 첫 6달러…서부 재고 1998년 이후 계절 최저
이사업체 월 연료비 1년 새 두 배…가격 인상 못 따라가며 중소사업자 마진 압박
이사업체 월 연료비 1년 새 두 배…가격 인상 못 따라가며 중소사업자 마진 압박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주유소에서 경유 가격이 갤런당 9.99달러(약 1만3400원)까지 치솟았다.
대부분의 미국 주유소 전자식 가격표가 세 자리 숫자까지만 표시할 수 있어 사실상 가격표의 물리적 한계에 도달한 셈이다.
경유값 급등은 단순히 주유소 가격표에 그치지 않고 트럭 운송과 장비를 사용하는 캘리포니아 중소사업자들의 연료비를 급격히 끌어올리면서 매출과 이익을 압박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 세라메사 지역에 위치한 셸 주유소에서 경유가 갤런당 9.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며 미국과 캘리포니아를 덮친 디젤 공급위기가 현장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이 주유소 직원은 전날 기준으로 경유 가격이 실제 9.99달러이며 연료도 판매 중이라고 확인했다.
가격이 이보다 더 오르는 것은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전자식 주유소 가격판이 세 자리 가격까지만 나타낼 수 있어 9.99달러 이상을 표시하기 어렵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주유소 가격은 샌디에이고 지역 평균보다 유난히 높은 사례다. 그러나 미국 전역을 강타하고 있는 경유 공급난의 심각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 캘리포니아 평균 8달러 돌파…美 평균도 사상 첫 6달러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평균 경유 가격은 11일 갤런당 8달러(약 1만800원)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동시에 세계 에너지 공급망을 흔들면서 정제유 공급이 빠듯해진 영향이다.
캘리포니아는 원래도 미국에서 연료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에 속한다.
다른 지역에서 정제유를 들여올 수 있는 송유관이 부족하고 정유능력도 감소했다. 미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주정부 연료세도 가격 부담을 키운다.
캘리포니아가 다른 어떤 주보다 폐유와 지방 등을 원료로 만든 재생 디젤을 많이 사용한다는 특성도 정유업체의 비용구조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공급 상황은 당장 개선될 조짐이 뚜렷하지 않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미 서부지역 디젤 재고는 현재 이맘때 기준으로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벤치마크 경유 선물가격도 갤런당 5달러(약 6700원)에 육박하고 있다.
◇ 이사업체 연료비 1100만원→2150만원
가격 급등의 충격은 경유를 직접 사용하는 중소사업체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이사업체 Q샤크무빙은 회사가 운용하는 트럭을 모두 경유 차량으로 운영하고 있다.
블라드 칸디보비치 Q샤크무빙 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약 8200달러(약 1100만원)였던 월 연료비가 올해 8월에는 1만6000달러(약 2150만원)로 거의 두 배가 됐다.
그러나 고객에게 받는 연료비는 일반적으로 60달러(약 8만원)에서 70달러(약 9만4000원)로 약 17% 올리는 데 그쳤다.
이사업계의 가격경쟁이 워낙 치열해 실제 연료비 상승분을 고객에게 모두 전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칸디보비치 대표는 캘리포니아의 생활비 자체가 이미 비싸 고객들도 높은 휘발유 가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추가적인 요금 인상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료 가격이 거의 두 배로 올라도 서비스 가격은 그만큼 올릴 수 없어 사업자가 상승분 상당 부분을 떠안는 구조다.
◇ 하루 연료비 20만원…고객도 서비스 포기
샌디에이고에서 수목관리 업체 리프잇투어스를 운영하는 호세 베도야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베도야가 사용하는 트럭과 목재파쇄기는 모두 경유로 움직인다.
두 장비에 하루 연료를 채우는 비용만 현재 약 150달러(약 20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전기톱 약 10대를 비롯한 다른 장비에 사용하는 휘발유 비용도 별도로 들어간다.
베도야는 연료비 상승으로 예전만큼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업체는 신규 고객을 중심으로 서비스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기존 고객들에게도 가격을 인상했지만 일부 고객은 더 이상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
일부 연간 관리 서비스 가격은 약 300달러(약 40만원) 올랐다.
베도야는 고객들이 높아진 가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을 자신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 경유값 상승, 사업자 비용에서 소비자가격으로
경유는 미국 경제에서 트럭 운송뿐 아니라 중장비, 농업기계, 발전 등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따라서 경유 가격 상승은 이를 사용하는 기업의 비용을 끌어올리고 결국 서비스와 상품 가격에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캘리포니아 사례는 이런 비용 전가가 이미 시작됐지만 기업들이 실제 연료비 상승폭만큼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도 함께 드러낸다.
소비자 역시 수년간 이어진 물가 상승에 더해 이란 전쟁으로 급등한 휘발유 가격까지 부담하고 있어 추가적인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갤런당 9.99달러라는 샌디에이고 주유소의 가격은 미국 디젤 공급난의 극단적인 한 사례지만 그 뒤에는 낮은 재고와 취약한 캘리포니아의 공급구조, 기업 비용 상승, 소비자의 지불여력 감소가 동시에 맞물려 있다.
서부지역 디젤 재고가 1998년 이후 계절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공급여건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을 경우 기업이 연료비 상승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가 캘리포니아 물가와 지역경제의 추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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