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충전·한번에 160km 주행…사파리 차량도 전동화 확산
이미지 확대보기케냐의 대표적인 야생동물 보호지역인 마사이마라에서 전기 오토바이와 전기 사파리 차량이 휘발유 차량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엔진 소리가 거의 없어 야생동물에 미치는 방해를 줄이는 동시에 밀렵 감시에도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은 마사이마라 보호구역에서 레인저와 사파리 업체들이 태양광으로 충전하는 전기 이동수단을 확대하고 있다고 1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엔진 소리 없는 순찰…밀렵 감시에도 활용
마사이마라에서 활동하는 레인저 조슈아 키자페는 약 1년 전부터 전기 오토바이를 타고 순찰하고 있다.
전기 오토바이는 내연기관 오토바이와 달리 엔진 굉음이나 배기가스가 거의 없다. 키자페는 “이 때문에 야생동물을 크게 방해하지 않고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고 밀렵꾼을 추적할 때도 상대가 접근 소리를 듣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마사이마라의 전동화 움직임은 휘발유 사용과 유지비를 줄이면서 소음까지 낮출 수 있는지 시험하는 성격도 갖는다는 분석이다. 매년 대규모 누 떼의 이동 시기에는 야생동물과 관광객, 보호 활동 인력이 한꺼번에 몰리는 만큼 조용한 이동수단의 장점이 더욱 부각된다.
나이로비에 기반을 둔 전기 오토바이 업체 로암은 마사이마라의 험한 비포장도로와 장거리 순찰, 외딴 지역이라는 조건을 자사 제품의 시험대로 활용하고 있다.
로암 측은 “휘발유 오토바이의 소음을 없애면 야생동물뿐 아니라 사파리를 즐기는 관광객에게도 더 조용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성도 전기 오토바이 확산의 요인으로 꼽힌다. 항구도시 몸바사에서 마사이마라까지 휘발유를 운송하는 대신 현장에서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해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 충전해 약 160km…충전망은 과제
로암의 전기 오토바이는 한 번 충전하면 약 160km를 달릴 수 있다. 다만 순찰 거리가 더 길어지면 이동 경로를 따라 별도의 충전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로암 측은 오토바이가 일반 10A 콘센트로도 충전할 수 있어 비교적 작은 태양광 발전·배터리 시스템으로 충전소를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사이마라 인근 지역에서는 도로 사정이 좋지 않고 대체 교통수단이 부족해 오토바이가 주민들의 주요 이동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이에 따라 전기 오토바이 시장이 야생동물 보호 활동을 넘어 지역 교통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기차 전환은 사파리 관광 차량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마사이마라의 엠부 리버 캠프는 2019년부터 전기 사파리 차량을 운용하고 있으며 차량 충전에 필요한 전기를 모두 태양광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캠프에서 시작된 실험은 다른 사파리 숙박시설로도 확대됐다. 캠프 관계자가 운영하는 에라랩은 현재 동아프리카 25개 롯지에 태양광 발전, 폐수 처리, 전기차 전환 등을 지원하고 있다.
엠부 리버 캠프는 전기차 운용 규모를 늘리면서 태양광 발전 설비도 기존보다 3배 이상 확대했다. 동아프리카에서 약 20개 롯지를 운영하는 사파리 업체 아실리아도 전기차를 도입했다.
◇개조비 4800만~6100만원…2.5~3년이면 회수
기존 사파리 차량을 전기차로 개조하는 데는 대당 3만5000~4만5000달러(약 4800만~6100만원)가 든다.
초기 비용은 적지 않지만 연료비와 유지·보수 비용이 줄어 약 2년6개월~3년이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고 캠프 측은 설명했다.
에라랩은 태양광 발전량과 전력 소비, 물 사용량, 재활용 현황, 전기차 충전에 사용되는 태양광 전력을 한꺼번에 추적하는 관리 시스템도 개발했다.
현재 케냐에서 운행되는 전기 사파리 차량은 아직 소수이며 대부분 마사이마라와 일부 다른 보호지역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대형 사파리 운영업체들이 전기차 도입에 나서면서 보급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엠부 리버 캠프 측은 개별 휘발유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마사이마라 전체의 에너지 구조를 전환하는 것을 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목표 시점은 오는 2035년이다. 마사이마라를 순배출 제로, 즉 넷제로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