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정책금리 1.25%로 0.25%p 인상...31년 만에 최고 수준 용인
베센트 미 재무장관의 긴축 요구...370조 엔 관민 투자 재정 충돌
노무라연구소 기우치 12월 추가 인상 전망...한국 채권·외환 촉각
베센트 미 재무장관의 긴축 요구...370조 엔 관민 투자 재정 충돌
노무라연구소 기우치 12월 추가 인상 전망...한국 채권·외환 촉각
이미지 확대보기확장 재정을 앞세워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단기 정책금리를 31년 만의 최고치인 1.25%로 올린 일본은행의 결정을 전격 묵인했다.
로이터는 18일 미국의 통화 긴축 요구와 시장 신뢰 붕괴 우려가 겹치며 다카이치 정권의 금리 견제 카드가 무력화됐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370조 엔 투자 계획과 금리 정상화 충돌은 엔화 국채 금리 상승과 원/엔 환율 흐름을 주시하는 한국 자본시장에 긴박감을 안기고 있다.
금리 인상 묵인과 시장의 신뢰
대규모 재정 확장을 주도해 온 일본 정부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에 결국 고개를 숙였다.
일본은행은 단기 정책금리를 1.0%에서 1.25%로 0.25%포인트 올리며 1995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10월 총리 취임 이후 줄곧 저금리 기조 유지를 원했던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인상 결정을 조용히 묵인했다. 지난 6월 인상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정면충돌을 피한 셈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내각 개조 직후 기자단에 시장 신뢰를 훼손하지 않도록 관련 장관들에게 투명하고 일관된 설명을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금리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며 그 수단은 일본은행에 맡겨져야 한다는 기본 입장도 덧붙였다.
엔화 가치 하락과 장기 국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통화정책 대응이 뒤처진다는 비판을 의식해 금리 조정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긴축 압박과 독립성 확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와 전격 회담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안정시키고 과도한 외환 변동을 억제하기 위한 건전한 통화정책 추진을 강력히 촉구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미국의 금리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엔저 방치를 더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복수의 외교 통상 관계자들은 향후 외환시장 공동 개입을 위해서도 미국의 협력이 절실한 만큼, 정부가 미 측의 요구를 거스르기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일본은행 전 심의위원인 노무라종합연구소 기우치 노부유키 이코노미스트는 베센트 장관의 강경한 메시지가 정부의 물밑 금리 인상 견제를 원천 차단했다고 짚었다.
결국 외부의 개입이 일본은행의 정책 독립성을 지켜주는 방패가 됐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다카이치 정권이 7월 각의 결정한 2040년까지 370조 엔 규모의 17개 분야 관민 투자 계획도 국채 금리 급등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만났다. 재정 확대와 통화 긴축이라는 모순된 정책 조합 속에서 국가 채무 이자 부담과 시장 신뢰 유지를 둘러싼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초대형 재정 정책과 금융 시장
일본 정부의 금리 인상 수용과 370조 엔 재정 정책 충돌은 엔화 환율과 글로벌 금리 동조화에 민감한 한국 금융시장에도 적잖은 긴장감을 안긴다.
일본의 국채 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면 글로벌 자본시장의 채권 금리를 연쇄 자극해 한국 국고채 금리 상승을 유발하는 경로를 형성한다. 여기에 통화 긴축에도 엔저가 지속되거나 추가 금리 인상이 지연될 경우, 원/엔 환율이 하락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압박하는 뇌관으로 작용한다.
올가을에는 연말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다카이치 정권의 재정 지출 조정 여부와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 시점에 따라 아시아 채권시장 변동성이 가려질 전망이다. 나아가 일본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며 통화 정상화를 안착시키면 동아시아 금융시장 안정 시나리오가 힘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무리한 국채 발행이 지속되어 채권 시장 불안이 심화하면 이 시장 안정화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기우치 노부유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긴축 요구로 정부가 금리 인상 흐름을 거스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신의 견해로는 10월 인상은 간격이 짧아 난색을 보이겠지만 12월이라면 경제 여건에 따라 다카이치 정권도 추가 인상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