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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모바일·지오, 세계 첫 ‘5G SA’ 국제로밍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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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모바일·지오, 세계 첫 ‘5G SA’ 국제로밍 상용화

한국은 2021년 국내 SA 상용화·한중일 로밍 시연…이번엔 실제 가입자 서비스로 연결
지난 3월 24일(현지시각) 인도 뭄바이에서 한 남성이 릴라이언스 지오 매장 앞을 지나며 휴대폰으로 통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월 24일(현지시각) 인도 뭄바이에서 한 남성이 릴라이언스 지오 매장 앞을 지나며 휴대폰으로 통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과 인도 최대 이동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가 기존 4G망의 도움 없이 5G망만으로 연결되는 5G 단독모드(SA) 국제로밍을 상용화했다.

양사는 이를 세계 최초의 상용 5G SA 국제로밍이라고 밝혔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5G SA 자체는 이미 상용화됐지만 서로 다른 국가의 통신사 5G 전용망을 실제 가입자가 해외에서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설명이다.

22일(이하 현지시각) 통신 전문매체 피어스네트워크에 따르면 T-모바일과 지오는 글로벌 통신망 연동업체 시니버스의 기술을 이용해 5G SA 국제로밍을 상용화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기지국뿐 아니라 ‘통신망 두뇌’까지 5G

5G SA를 이해하려면 현재 널리 쓰이는 5G와의 차이를 먼저 볼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초기 5G망 상당수는 5G 비단독모드(NSA) 방식으로 구축됐다. 스마트폰과 기지국 사이에서는 5G 전파를 사용하지만 통신망을 제어하는 핵심망에서는 기존 4G LTE 기술을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반면 5G SA는 이름 그대로 4G에 기대지 않고 기지국부터 통신망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망까지 5G 체계로 운영한다.

이 때문에 지연시간을 줄이고 하나의 물리적 통신망을 서비스 용도에 따라 여러 개의 가상망처럼 나눠 쓰는 기능 등 5G가 당초 목표로 했던 기능을 구현하기가 쉬워진다.
자율주행, 산업용 로봇, 사물인터넷(IoT), 실시간 원격제어처럼 통신 지연이나 안정성이 중요한 분야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

그러나 자국 내에서 하나의 통신사가 5G SA를 운영하는 것과 해외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연결하는 것은 난도가 다르다는 지적이다.

국제로밍에서는 서로 다른 통신사의 핵심망이 가입자 인증과 데이터 처리, 통화, 과금, 보안정책 등을 서로 맞춰야 한다.

특히 이용자가 5G SA 지역을 벗어나 기존 5G나 LTE 지역으로 이동할 때도 연결이 끊기지 않도록 통신망 간 전환을 세밀하게 조정해야 한다.

◇5G망으로 음성통화까지…기술 장벽 넘어

이번 서비스는 데이터뿐 아니라 5G망을 직접 이용하는 음성통화도 지원한다.

기존 이동통신에서는 5G 스마트폰을 사용하더라도 음성통화 과정에서 LTE망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5G 전용망에서 직접 음성을 처리하는 기술은 ‘VoNR’로 불린다. 쉽게 말하면 데이터뿐 아니라 전화 통화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5G망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안쿠르 카푸어 T-모바일 최고네트워크책임자(CNO)는 “음성통화가 데이터보다 지연시간과 이동성, 기지국 간 연결 전환에 민감하기 때문에 국제로밍에서 구현하기가 더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T-모바일은 4G와 5G를 하나의 통합 핵심망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구축한 네트워크가 이번 5G 음성로밍 구현의 기반이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T-모바일 가입자가 인도를 방문하면 지오의 5G SA망을 이용할 수 있고 지오 가입자도 미국에서 T-모바일의 5G SA망을 사용할 수 있다.

◇한국도 2021년 SA 상용화…국제로밍은 시연

한국이 5G SA 기술에서 뒤처졌던 것은 아니다.

KT와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7월 국내 최초로 상용 5G SA망을 가동했다.

기존 4G 핵심망을 함께 이용했던 초기 5G에서 벗어나 핵심망까지 5G로 바꾸면서 초저지연과 대규모 기기 연결 등 본래 5G 기능을 구현할 기반을 마련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KT가 중국 차이나모바일, 일본 NTT도코모와 5G SA 국제로밍 시연에도 성공했다.

한국 이동통신사들은 현재 여러 국가에서 5G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표시되는 ‘5G 로밍’이 모두 5G SA 방식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2021년 한중일 통신사의 사례도 기술 검증을 위한 시연이었다.

이번 T-모바일과 지오의 사례는 이런 기술을 시험 단계에서 실제 일반 가입자가 이용할 수 있는 상용 국제로밍으로 연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즉 5G SA 자체를 세계 최초로 도입한 것이 아니라 ‘5G SA 국제로밍’을 실제 상용서비스로 만들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로밍 이용자 40~50% 이미 5G SA

피어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실제 가입자 이용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8월 지오망에서 로밍한 T-모바일 가입자 가운데 약 2만8000명이 5G SA를 이용했다. 같은 기간 4G 로밍 이용자는 약 3만9500명이었다.

이달 1~15일에는 T-모바일 가입자 약 1만8100명이 지오의 5G SA 로밍을 이용했고 4G 이용자는 약 2만2900명이었다.

미국을 방문한 지오 고객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달 T-모바일망에서 5G SA를 이용한 지오 가입자는 약 1만4400명으로 4G 이용자 약 1만5500명에 근접했다.

이달 1~15일에는 5G SA 이용자가 약 1만1200명으로 4G 이용자 약 1만900명을 넘어섰다.

T-모바일은 측정 기간 양사 간 전체 로밍 이용자의 약 40~50%가 이미 5G SA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번 서비스가 통신사의 기술 시연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이용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다른 국가로 확산하면 5G 국제망 새 단계

피어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아직 5G SA를 운영하는 통신사 자체가 많지 않다는 점은 확산의 걸림돌이다.

에릭슨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약 390개 이동통신사업자가 상용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 가운데 5G SA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90여곳에 불과하다.

상대 통신사가 5G SA망을 갖추고 국제로밍 연결까지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4G나 5G 로밍처럼 빠르게 전 세계로 확산되기는 쉽지 않다.

T-모바일은 지오 이외의 여러 해외 이동통신사와도 5G SA 로밍을 협의하고 있으며 준비된 사업자와 추가 서비스를 빠르게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다른 국가와 통신사까지 상용 5G SA 로밍이 확산되면 이용자는 해외에서도 국내에서와 같은 5G 전용망의 성능과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번 T-모바일과 지오의 상용화는 5G가 단순히 국내에서 빠른 데이터망을 제공하는 단계를 넘어 국가 간에도 5G 전용망이 직접 연결되는 단계로 넘어가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갖는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