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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절벽 맞선 빅파마의 절박한 수혈…다시 불붙은 바이오 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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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절벽 맞선 빅파마의 절박한 수혈…다시 불붙은 바이오 장세

- IBB 24%·XBI 28% 급등…신약 임상 성공과 빅파마 M&A 수요가 3년 침체 끊어내
- AI 설계 약물 초기 성공률 1.6배 기록…BMS 공급망 3416억 원 절감으로 생산성 입증
- 미·중 규제망 속 외부 파이프라인 수혈 가속…한국 CDMO 수주와 신약 협상력 시험대
미국 바이오테크 상장지수펀드 XBI가 2026년 들어 28% 상승하며 S&P 500 지수 상승률을 두 배 넘게 웃도는 강세를 나타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바이오테크 상장지수펀드 XBI가 2026년 들어 28% 상승하며 S&P 500 지수 상승률을 두 배 넘게 웃도는 강세를 나타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바이오테크 상장지수펀드 XBI가 2026년 들어 28% 상승하며 S&P 500 지수 상승률을 두 배 넘게 웃도는 강세를 나타냈다.

배런스는 9월 25일(현지시각) 미국 주요 투자사 전문가 4명이 참여한 원탁 토론을 소개하며 신약 임상 성공과 대형 제약사의 인수합병 수요가 섹터 전반의 반등을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2032년까지 이어지는 대형 특허 만료를 방어하기 위해 외부 자산 인수를 가속하면서 한국 바이오 기업의 기술 수출과 위탁개발생산 가치사슬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고 있다.

임상 성공과 특허 만료가 촉발한 바이오 반등


미국 바이오 섹터는 지난 3년 동안 이어진 부진을 딛고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 대형주 중심의 IBB 지수는 연초 이후 24% 상승했고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XBI 지수는 28% 올랐다.
골드만삭스의 살빈 릭터 글로벌 투자리서치 매니징 디렉터는 12개월 전 헬스케어 대표 지수 XLV가 S&P 500 대비 주가수익비율 기준 약 30% 할인 거래됐으나 약가 협상 불확실성이 줄고 실적이 개선되면서 격차가 좁혀졌다고 설명했다.

투자 심리를 되살린 결정적 계기는 8월 셋째 주에 나왔다. 모더나와 머크가 공동 개발 중인 흑색종 대상 개인 맞춤형 mRNA 암 백신의 후기 임상 초기 결과를 발표한 시점이다. 발표 당일인 8월 19일 모더나 주가는 하루 만에 약 177% 급등했고 머크는 12% 올랐다.

대형 제약사들의 경영 환경도 외부 수혈을 재촉하고 있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에반 맥컬로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요 제약사들이 2032년까지 대형 특허 만료에 직면해 성장을 외부에서 사와야 하는 처지라고 분석했다.

임상 개념 증명이나 규제 당국 승인을 마친 후기 기업을 사들여 파이프라인 공백을 메우는 전략이다. 시가총액이 400억 달러(약 54조 6680억 원)에 이르는 레볼루션 메디신이 8월 췌장암 치료제 승인을 획득해 100억 달러(약 13조 6670억 원) 이상의 잠재 기회를 확보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AI 신약 설계 효과와 미·중 바이오 갈등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은 연구개발 생산성을 바꾸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릭터 디렉터는 AI로 설계한 신약 후보물질 96건의 임상 결과와 개발 결정을 자체 분석했을 때 1상과 2상 시험 성공 확률이 과거 역사적 성공률보다 약 1.6배 높았다고 밝혔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는 공급망 관리에 AI를 적용해 2억 5000만 달러(약 3416억 7500만 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했다.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의 지정학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전문의약품 허가신청자 비용부담법(PDUFA) 재승인 법안을 지렛대 삼아 중국과의 바이오 경쟁 규제 조항을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해외 공동 연구 제한과 임상 데이터 공개 의무화가 대표적이다.

웰링턴 매니지먼트의 닐레쉬 쿠마르 바이오테크 사모투자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중국계 자산을 기반으로 설립된 기업들이 역합병 방식으로 우회 상장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러크 파트너스의 데이비드 리싱어 매니징 디렉터는 중국 혁신을 인위적으로 차단하면 중국 기업들이 유럽이나 일본 등 비미국계 파트너와 손잡고 개발을 이어갈 수 있어 미국 내부의 자체 혁신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국 바이오 파급 경로와 공급망 변수


글로벌 제약사의 외부 자산 인수 확대와 미국의 대중국 바이오 공급망 견제는 한국 기업에 기회와 과제를 동시에 던진다.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갖춘 한국의 위탁개발생산 기업들은 미국 내 조달 규제 강화 흐름에 맞춰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글로벌 제약사의 장기 대체 수주 후보군에 위치한다.

반면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치열한 검증 압박이 커지고 있다.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동일한 질환 표적을 겨냥해 수십 개의 유사 후보물질을 빠른 속도로 임상 단계에 올리면서, 글로벌 빅파마의 선택 기준이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한국 신약 개발사들이 라이선스 아웃 협상에서 의미 있는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단순한 임상 진행을 넘어 기존 치료제나 중국계 경쟁 물질 대비 월등한 효능을 입증하는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데이터를 명확히 제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장에서는 2027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는 주요 신약의 글로벌 임상 결과와 미국 재무부의 대중국 아웃바운드 투자 심사 최종 규정을 핵심 관전 요소로 꼽는다. 대형 제약사의 현금이 실제 기술 계약과 위탁 발주로 이어지는 속도, 그리고 미국의 바이오 안보 규제가 가치사슬 전반에 적용되는 수위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확보할 실질적 입지가 갈릴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