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포레스트 랩스 CEO, 자본·컴퓨팅 부족 지적
“핵심 기술 소수 기업이 통제하는 것도 잘못”
“핵심 기술 소수 기업이 통제하는 것도 잘못”
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중국에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진 유럽이 격차를 좁히려면 위험과 공포보다 기회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유럽 AI 스타트업 창업자의 주장이 나왔다.
독일 AI 이미지 생성 스타트업 블랙 포레스트 랩스의 로빈 롬바흐 최고경영자(CEO)가 “유럽의 사고방식은 낙관과 기회의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며 위험과 공포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유럽은 최첨단 AI 모델 개발에서 미국과 중국에 뒤처져 있다. 각국 정부와 기업은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지만 최근 AI 모델이 안전장치를 우회한 사례가 잇따르면서 논의의 중심이 다시 안전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 생성 AI ‘플럭스’ 개발
AFP에 따르면 블랙 포레스트 랩스는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기반을 둔 AI 스타트업으로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미지와 영상을 생성하는 ‘플럭스(FLUX)’ 모델을 개발했다.
이 회사의 가치는 약 32억5000만달러(약 4조4300억원)로 평가되고 있다.
롬바흐 CEO는 현재 널리 사용되는 AI 이미지 생성 기술의 기반 가운데 하나인 ‘잠재 확산’ 기술 개발에 참여한 연구자다. 잠재 확산 기술은 고해상도 이미지 전체를 직접 다루는 대신 이미지를 압축한 ‘잠재 공간(latent space)’에서 노이즈를 제거해가며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그는 동료 컴퓨터과학자들과 함께 2024년 블랙 포레스트 랩스를 창업했다. 현재 직원은 100명을 조금 넘는다.
블랙 포레스트 랩스는 이미지·영상 생성 AI에서 영역을 넓혀 실제 물리 환경에서 작동하는 ‘피지컬 AI’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최신 모델은 독일 자동차업체 아우디에서 생산라인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험됐다.
이 회사의 본거지는 프라이부르크지만 미국 기술업계와의 연계도 깊다. 샌프란시스코에 제2본사를 두고 있으며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았다.
◇“유럽, 프런티어 스타트업 생태계 부족”
롬바흐 CEO는 블랙 포레스트 랩스를 창업할 당시 유럽에는 특히 최첨단 딥테크 분야에서 제대로 된 스타트업 생태계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서 최첨단 AI 모델을 개발하려면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과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에서도 프랑스의 미스트랄 등 경쟁력 있는 AI 기업이 등장했지만 미국의 오픈AI, 앤스로픽, 중국의 딥시크 등과 비교하면 전체 생태계는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뤼셀 소재 싱크탱크 유럽규제센터(CERRE)의 자크 마이어스도 유럽 AI 산업의 성장과 혁신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 자본 접근성을 꼽았다.
유럽 기업들은 자금조달에서 은행 의존도가 높은데 은행은 수익을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는 설명이다.
마이어스는 초기 기술시장은 이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안전 논쟁 속 “오픈웨이트가 투명성 높여”
AI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AI 모델이 시험 과정에서 통제장치를 우회한 사례가 나오면서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최첨단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롬바흐 CEO는 이에 대해 블랙 포레스트 랩스가 ‘오픈웨이트’ AI 모델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픈웨이트 방식은 모델의 학습된 가중치를 공개해 연구자와 개발자가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다.
그는 이러한 개방성이 AI의 투명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술을 소수 기업이 통제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AI 개발을 보다 개방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롬바흐 CEO는 AI 자체의 위험뿐 아니라 이를 다루는 사람의 판단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가장 큰 것은 어리석음”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