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송유관 하루 350만배럴 수송…호르무즈 선적도 650만배럴로 급증
이미지 확대보기사우디아라비아가 드론 공격으로 중단됐던 동서 송유관을 복구하고 홍해를 통한 원유 수출을 실제로 재개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선적도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홍해 우회 수출까지 정상화되면 사우디의 전체 원유 수출량이 공격 이전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어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를 누그러뜨릴 변수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동서 송유관을 통해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보낸 원유의 해외 선적을 재개했다고 2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아람코는 지난 27일부터 얀부항에서 원유를 선박에 싣기 시작했다고 WSJ는 전했다.
현재 동서 송유관의 원유 수송량은 하루 약 350만배럴이며 일부는 사우디 국내 정유시설로 공급되고 있다.
동서 송유관은 사우디 동부 페르시아만 연안의 주요 산유지역에서 서부 홍해 연안 얀부까지 약 1200㎞를 가로지르는 핵심 원유 수송로다.
하루 최대 700만배럴을 운송할 수 있으며 이 가운데 약 200만배럴은 사우디 국내 정유시설에서 사용할 수 있고 나머지는 수출에 활용할 수 있다.
◇세계 원유 4% 우회하던 핵심 통로 복구
동서 송유관은 지난 2월 28일 이란전쟁이 시작된 뒤 세계 에너지시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우회 인프라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사우디는 전쟁 이전 대부분의 원유를 페르시아만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아시아 등으로 수출했다.
그러나 이란의 선박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이 크게 위축되자 동부 산유지역에서 원유를 육로로 홍해까지 보내는 동서 송유관의 역할이 급격히 커졌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지난 10일 드론 공격으로 송유관이 파손되기 직전에는 하루 약 400만배럴이 이곳을 통과했다. 이는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4%에 해당한다.
송유관은 전쟁 전까지 장기간 최대 용량으로 가동된 적이 거의 없었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사우디 원유 수출의 핵심 생명선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내 세력의 소행으로 지목된 드론 공격으로 송유관이 손상되면서 얀부를 통한 수출도 차질을 빚었다.
사우디는 파손 구간을 복구하거나 우회 구간을 설치하면서 수송을 다시 늘려왔다.
◇호르무즈 선적도 하루 650만배럴로 급증
사우디는 동서 송유관 복구와 별개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출량도 크게 늘리고 있다.
선박 추적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사우디의 페르시아만 최대 원유 수출항인 라스타누라의 최근 선적량은 하루 약 650만배럴까지 늘었다.
9월 초 하루 약 150만배럴과 비교하면 네 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준이다.
사우디는 동서 송유관이 공격받은 뒤 페르시아만에서 더 많은 원유를 유조선에 싣고 이란의 공격 위험을 감수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시키는 방식을 확대했다.
아람코는 주요 아시아 고객사 일부에 호르무즈 해협 바깥 오만 연안에서 원유를 인도받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하마드 후세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주목하는 핵심은 사우디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높은 수출량을 유지하는 동시에 얀부 수출까지 정상화할 수 있느냐라고 분석했다.
그는 페르시아만 수출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얀부 수출까지 회복되면 사우디의 전체 원유 수출량이 송유관 피격 이전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최근 중동 공급 불안으로 급등한 국제유가의 상승분을 일부 되돌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동서 송유관을 통한 선적 재개 소식이 전해진 뒤 28일 국제유가는 상승폭을 줄였다. 다만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여전히 배럴당 105달러를 웃돌았다.
◇홍해도 후티 공격 위험…완전 정상화 변수
홍해 수출 재개가 사우디 원유 공급의 불확실성을 모두 해소한 것은 아니다.
후티 반군이 홍해와 바브알만데브 해협 주변에서 사우디 관련 선박과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왔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지난 7월 후티의 공격이 거세지자 얀부에서 남쪽 바브알만데브 해협으로 원유를 수송하는 대신 홍해 북쪽을 거쳐 이집트 수에즈운하와 수메드 송유관을 이용하는 경로까지 활용했다.
후세인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얀부에서 원유를 수출하는 것이 전쟁 초기보다 더 어려워졌다며 후티가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위험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는 결국 호르무즈 해협과 동서 송유관·얀부항이라는 두 주요 경로를 동시에 활용해 원유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두 경로가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면 호르무즈 해협 차질로 발생했던 세계 원유시장의 공급 부족 우려가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
반면 동서 송유관이나 홍해 항로가 다시 공격받을 경우 사우디 원유 수출망은 재차 큰 압박을 받을 수 있어 중동 에너지 인프라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은 여전히 국제유가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