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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국채 18년 만에 최저치 축소 속 독자 결제망 '방파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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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국채 18년 만에 최저치 축소 속 독자 결제망 '방파제' 구축

시진핑-트럼프 회담 공식 의제 빠졌으나 막후 핵심 지렛대… 美 국채 보유액 6,180억 달러로 급감
40조 달러 美 연방 부채·금리 불안에 '달러 의존 탈피' 가속… CIPS 상반기 100조 위안 돌파
"달러 대체 아닌 제재 방어용 안전망"… 트럼프 '탈달러 100% 관세' 위협 속 관리된 공존 시험대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 본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 본부. 사진=로이터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에서 관세와 농산물 구매 쿼터, 핵심 광물 등 가시적인 통상 현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으나, 회담장의 공기를 지배한 진짜 승부수는 공식 성명 어디에도 언급되지 않은 '방 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 즉 중국의 '미국 달러 자산 축소'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지도부가 미국의 잠재적 금융 제재에 대비해 미국 국채 보유량을 18년 만에 최저치로 줄이는 동시에, 위안화 기반의 독자 결제망을 촘촘히 엮으며 '금융 방파제'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가 40조 달러를 돌파하고 미 국채 장기물 금리가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등 글로벌 채권 시장의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중국의 점진적인 달러 탈피 행보는 워싱턴과의 협상에서 강력한 전략적 지렛대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 정가가 이를 기축통화 달러 패권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간주할 경우, 양국 간 무역 갈등을 뛰어넘는 심각한 금융 안보 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된다.
10월 7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국제 금융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금융 다각화 조치가 당장 달러를 대체하기 위한 공격적 목적이라기보다는 제재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방어적 안전망 구축'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다.

18년 만에 최저 6,180억 달러로 축소… "급격한 투매는 中에도 자해"

미국 재무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 국채 직접 보유 잔액은 지난 7월 기준 6,180억 달러(약 830조 원)까지 떨어지며 2008년 이후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때 1조 3,000억 달러를 웃돌며 미국의 최대 채권국 지위를 누렸던 중국은 이제 일본 등에 밀려 외국인 보유 순위 3위까지 내려앉았다.

복단대학교 금융학과의 찰스 창 교수는 "주권 국가의 외환보유액 운용은 실질적인 자본 배분과 직결된 극도로 민감한 안보 사안이어서 미·중 공동성명에 직접 명시되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전략적 관점에서 베이징의 지속적인 달러 자산 다각화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고위급 담판에서 중국이 쥘 수 있는 매우 강력한 협상 카드"라고 진단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 우려하는 '중국의 급격한 미 국채 투매'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 국영은행들이 공식 준비금 외에도 해외에 막대한 달러 자산을 분산 보유하고 있는 데다, 미 국채 시장이 붕괴할 경우 중국이 보유한 기존 자산 가치 역시 치명상을 입기 때문이다.

중국세계화센터(CCG)의 마테오 조반니니 비상주 연구원은 "중국은 여전히 거대한 달러 익스포저를 안고 있어 급격한 채권 매도는 중국 경제에도 자폭 행위가 될 것"이라며 "시장 파괴를 노린 공격적 투매와 리스크 분산을 위한 점진적 다각화는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서방 SWIFT 우회하는 CIPS 상반기 100조 위안 처리… 'mBridge' 확장

중국은 미국 국채 비중을 줄이는 대신 위안화 국제화와 대체 금융 결제 인프라 확충에 자본을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 수단이 서방 주도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를 대체하는 '위안화 국경 간 결제 시스템(CIPS)'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다자간 결제 플랫폼인 '프로젝트 엠브릿지(mBridge)'다.

중국인민은행이 발표한 '위안화 국제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IPS를 통해 결제된 거래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한 100조 9,000억 위안(약 14조 9,000억 달러)에 달했다.

현재 CIPS는 전 세계 192개 국가·지역에 걸쳐 210개 직접 참여 은행과 1,619개 간접 참여 기관을 연결하며 서방 금융망 제재에 맞설 독자 결제망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아울러 중국, 홍콩, 태국, 아랍에미리트(UAE) 중앙은행이 주도해 온 프로젝트 mBridge 역시 지난 6월 마카오가 신규 합류하며 글로벌 사우스(신흥국) 간 무역 결제의 탈달러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비록 핵심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의 압박 속에 지난해 탈퇴했으나, 달러 결제망에서 소외된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대안 결제 시스템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기축통화 비중 2.11% 한계… '트럼프 100% 관세' 위협 속 관리된 공존 모색

하지만 위안화가 기축통화로서 미 달러의 아성을 흔들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기준 글로벌 외환보유액 내 위안화 비중은 2.11%에 불과해 미 달러(56.7%)와는 여전히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고 있다.

자본 유출입을 통제하고 환율을 관리하는 중국 특유의 폐쇄적 자본 계정 시스템을 전면 개방하지 않는 한, 글로벌 기축통화 도약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금융권의 일치된 견해다.

그럼에도 워싱턴의 경계감은 갈수록 노골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브릭스(BRICS) 국가들이 독자 통화를 만들거나 달러 패권을 약화시키려 할 경우 100%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개 경고한 바 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Natixis)의 알리시아 가르시아-헤레로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경 간 결제 인프라는 무역 편의성과 대미 제재 회복력이라는 '이중 용도'를 갖기 때문에 워싱턴은 지역 위안화 시스템조차 심각한 전략적 위협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향후 글로벌 통화 질서는 미국 달러가 글로벌 최종 준비자산 지위를 지키는 가운데, 위안화가 아시아 및 원자재 시장을 중심으로 영토를 넓혀가는 '불안정한 관리된 공존'의 형태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군사·무역 분쟁을 넘어 통화와 금융망을 둘러싼 총성 없는 자본 전쟁이 미·중 전략 경쟁의 핵심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