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달러 투입했지만 골판지 상자·대형 상품 처리 난관
자동화 물류센터 전기료 월 10억8000만원…종전의 3배 이상
자동화 물류센터 전기료 월 10억8000만원…종전의 3배 이상
이미지 확대보기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수십억달러를 투입해 추진하는 창고 자동화가 골판지 상자와 대형 칠면조, 개 사료 같은 상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로봇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월마트는 자동화를 통해 창고 인력을 줄이고 물류비용을 낮출 계획이지만 기존 포장 방식까지 로봇에 맞춰 바꿔야 하는 데다 전력비와 유지보수 비용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포스트는 월마트가 약 200개에 달하는 공급망 시설의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10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월마트 창고에서 근무하는 14만명 이상의 직원들은 트럭 하역, 지게차 운전, 상품 분류와 보관, 출하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다.
이 가운데 골판지 상자를 열어 안에 들어 있는 상품을 낱개로 꺼낸 뒤 배송하는 이른바 ‘브레이크팩’ 작업은 사람에게는 단순하지만 자동화 로봇에는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쓴 상자까지 로봇에 맞춰 교체
문제 가운데 하나는 월마트가 20년 넘게 사용해온 골판지 상자다.
월마트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직원들에게 기존 상자를 반복해서 사용하도록 해왔지만 새 창고 로봇은 크기가 작아 기존 상자를 제대로 운반하거나 하역하기 어렵다.
이에 월마트는 기존 상자를 폐기하고 높이를 약 3.8cm 낮춘 새로운 상자로 교체할 계획이다.
기존 상자의 평균 가격은 개당 1달러(약 1300원)다. 새 상자는 기존과 달리 테이프로 봉인해야 해 추가 작업과 비용도 발생한다.
월마트는 상자 규격 변경으로 궁극적으로 상품 진열 시간을 줄이고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자동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는 골판지 상자에 그치지 않았다.
바퀴와 동작 감지 센서를 이용해 창고를 이동하는 소형 로봇들은 크거나 무거운 상품을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한 자동화 식료품 창고에서는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로봇 팔이 대형 냉동 칠면조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결국 인근 다른 물류창고가 매장으로 보낼 칠면조 물량을 대신 처리해야 했다.
◇자동화율 80% 넘었지만 나머지 20%가 난제
월마트가 자동화 시험장으로 활용하는 플로리다주 브룩스빌 물류창고는 현재 거의 완전 자동화 단계에 도달했다.
이곳에서는 전체 재고의 약 80%가 자동화 설비를 통해 이동한다.
그러나 나머지 약 20%에는 대형 TV와 개 사료처럼 크거나 무거운 상품이 포함돼 있어 로봇이 처리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봇의 잦은 고장과 유지보수도 문제다.
월마트 물류센터에 자동화 로봇을 공급하는 매사추세츠주 로봇업체 심보틱의 장비는 먼지가 쌓이는 정도의 사소한 문제에도 고장이나 정비가 필요한 경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보틱에 따르면 지난해 어느 시점이든 전체 로봇 가운데 10% 미만이 수리를 받고 있었으며 현재는 이 비율이 약 5%로 낮아졌다.
월마트는 자동화 기술이 개선되고 있지만 현재가 자동화 전환 과정에서 가장 복잡한 단계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전기료 월 3억4000만원→10억8000만원
자동화는 당장 운영비를 낮추기보다 일부 비용을 크게 늘리고 있다.
자동화 식료품 물류시설의 월 전기요금은 80만달러(약 10억8000만원) 이상으로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작업을 사람이 하던 시절 월 전기요금 약 25만달러(약 3억4000만원)의 3배가 넘는다.
월마트는 자동화 관련 투자가 올해와 내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창고에 필요한 인력을 줄이고 더 많은 재고를 빠르게 처리해 상품 품절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트레일러에서 상품을 내리는 작업이나 로봇 시스템을 관리하는 업무 등에는 앞으로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게 월마트의 설명이다.
월마트 경영진은 창고 근로자의 이직률이 높기 때문에 자동화 확대에 따른 대규모 해고는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