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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조 원 공중 분해된 '여성 우선' 앱…범블, 1.7조 원에 백기 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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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조 원 공중 분해된 '여성 우선' 앱…범블, 1.7조 원에 백기 투항

- 이타카 홀딩스, 범블 인수후 비상장 전환 조치
- 상장 당시 140억 달러였던 기업가치, 이용자 이탈로 5억 8200만 달러까지 추락
- 스와이프 피로감과 경쟁사 공세에 직면한 글로벌 데이팅 앱 생태계의 명암
여성 우선 데이팅 앱이라는 혁신으로 시장을 뒤흔든 범블이 이타카 홀딩스에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비상장사로 물러앉게 됐다. 앱 범블(Bumble) 화면 모습.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여성 우선 데이팅 앱이라는 혁신으로 시장을 뒤흔든 범블이 이타카 홀딩스에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비상장사로 물러앉게 됐다. 앱 범블(Bumble) 화면 모습. 사진=로이터
10년 전 여성 우선 데이팅 앱이라는 혁신으로 시장을 뒤흔들었던 범블이 결국 비상장사로 물러난다. 지속되는 이용자 이탈과 실적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이타카 홀딩스에 경영권을 넘기기로 합의했다.

14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범블은 12일 이타카 홀딩스와 13억 달러(약 1조 7422억 원) 규모의 비상장 전환 거래를 체결했다.

설립 12년 만의 경영권 매각과 비상장 전환


이번 거래에서 제시된 인수가격은 주당 6.05달러다. 이는 매각 검토 소식이 처음 전해지기 전날 종가 대비 122.4% 높은 수준이다.

인수합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 보도가 나온 12일 주가는 50% 폭등했고, 13일 화요일 장 초반에도 56% 급등하며 주당 5.95달러를 기록했다.

런던증권거래소 그룹(LSEG) 데이터 기준 지분 14%를 보유한 블랙스톤과 창업자 휘트니 울프 허드가 이미 주주 승인을 마쳤으며, 인수 절차가 끝나면 이타카 공동 창업자인 라비 굽타와 존 헤그만이 공동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다.

18조 원 기업가치의 추락과 인공지능 개편의 한계


범블은 지난 2014년 허드가 창업한 이후 가파른 성장을 거듭했다. 2021년 뉴욕증시 상장 당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무려 140억 달러(약 18조 7627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5억 8200만 달러(약 7799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올해 2분기 유료 이용자 수는 32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급감했으며, 분기 매출은 2년 가까이 내리막을 걸었다.
2025년 3월 최고경영자로 복귀한 허드는 가격 인상, 인공지능 메시지 작성 도구 도입, 브랜드 정체성이었던 여성 우선 대화 기능 폐지까지 단행했으나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화면 넘기기 피로감과 차세대 생태계의 과제


시장의 주도권은 경쟁사인 매치그룹 쪽으로 기조가 넘어갔다. 상세한 관계 지향적 프로필을 무기로 내세운 매치그룹의 ‘힌지’가 해외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글로벌 금융 데이터·IT 전문 리서치 기업 엠사이언스(M Science)의 챈들러 윌리슨 연구원은 진지한 만남을 원하는 이용자들이 ‘힌지’로 몰리면서 범블의 고유 영역이 잠식됐다고 분석했다.

양사 모두 젊은 세대가 끝없는 화면 넘기기 방식에 지쳐 자연스러운 인연을 갈구하는 흐름 속에서 이용자 참여 하락이라는 거대한 벽에 직면해 있다.

비상장 전환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범블이 새로운 경영진 체제에서 이용자들의 피로감을 씻어내고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향후 생존을 가르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