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토벨 공동 CEO "UBS는 스위스 금융산업 대표 브랜드…잔류 희망"
정부 자본규제 강화에 본사 해외 이전 검토…최대 200억달러 추가 부담
정부 자본규제 강화에 본사 해외 이전 검토…최대 200억달러 추가 부담
이미지 확대보기스위스 최대 은행 UBS가 정부의 자본규제 강화에 반발해 본사를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 은행까지 나서 UBS의 잔류를 촉구했다.
UBS가 스위스를 떠날 경우 일자리와 금융산업 경쟁력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5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자산관리업체 본토벨의 크리스텔 렌뒤 드 랭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UBS의 해외 이전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렌뒤 드 랭 CEO는 "UBS가 떠난다면 중대한 변화가 될 것"이라며 UBS가 스위스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서비스가 스위스 경제에 중요한 만큼 UBS가 남기를 바란다"며 "UBS는 스위스 경제를 대표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주요 브랜드를 잃는 것은 손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본토벨은 자산운용과 자산관리 분야에서 UBS와 경쟁하는 스위스 금융회사다. 경쟁 관계에 있는 은행의 경영진이 UBS의 해외 이전을 공개적으로 우려한 것이다.
◇ 2023년 크레디트스위스 사태 후 자본규제 강화…UBS 반발
UBS의 본사 이전 가능성은 스위스 정부가 추진하는 은행 자본규제 강화에서 비롯됐다.
스위스 정부는 2023년 크레디트스위스의 위기와 UBS의 인수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형 은행에 대한 자본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의 규제안은 해외 자회사에 대한 보통주자본(CET1) 뒷받침 비율을 현재 60%에서 100%로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경우 UBS는 최대 200억달러(약 2조6640억원)의 추가 보통주자본을 확보해야 할 수 있다.
UBS는 이러한 규제가 과도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은행 측은 강화된 자본 요건이 자사의 글로벌 사업 모델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국제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해외 사업 비중이 큰 UBS로서는 스위스에 본사를 유지할 경우 다른 국가에 본사를 둔 경쟁 은행보다 불리한 자본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스위스 정부는 크레디트스위스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대형 은행의 손실 흡수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은행의 국제 경쟁력 유지와 금융시스템 안정이라는 두 목표를 둘러싸고 UBS와 스위스 정부의 입장 차이가 이어지고 있다.
◇ 미국 금융사 인수·유럽 은행 합병까지 검토
자본규제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UBS는 본사 해외 이전을 포함한 여러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UBS가 검토하는 방안에는 미국 금융기관을 인수한 뒤 본사를 이전하거나 유럽의 다른 대형 은행과 합병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미국 은행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다만 이러한 선택지는 검토 단계이며 UBS가 본사 이전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 로이터도 관련 보도를 독자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UBS의 미국 투자자인 아티잔파트너스도 이달 초 강화된 자본규제가 지나치게 징벌적이라며 UBS에 스위스를 떠날 것을 촉구했다.
아티잔파트너스는 규제 변화로 UBS가 약 160억달러(약 2조1312억원)의 추가 보통주자본을 확보해야 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스위스 정부 규제안에 따른 최대 추가 자본 부담과는 별도로 투자자가 제시한 추정치다.
다만 UBS 경영진은 스위스 잔류를 우선적인 선택지로 제시하고 있다.
세르지오 에르모티 UBS CEO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스위스에 남는 것이 국가 경제와 주주 모두에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콜름 켈러허 UBS 회장도 지난달 자본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해지면 스위스에서의 사업 기반을 재검토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스위스에 남을 수 있도록 규제에 관한 절충안을 마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 경쟁사 본토벨도 취리히 떠나 추크주로 본사 이전 추진
UBS의 해외 이전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낸 본토벨도 현재 자체적인 본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본토벨의 이전은 스위스 국외가 아니라 국내 지역 간 이동이다.
본토벨은 올해 초 금융 중심지 취리히에 있는 본사와 스위스 내 직원 대부분을 추크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산관리와 자산운용 사업에서 UBS와 경쟁하는 본토벨이 본사 이전을 추진하면서도 UBS의 스위스 잔류를 강조한 점이 주목된다.
렌뒤 드 랭 CEO의 발언은 UBS의 해외 이전이 개별 은행의 경영 판단을 넘어 스위스 금융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다.
UBS는 스위스를 대표하는 금융기관이자 주요 고용주로서 국가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의 자본규제 강화가 금융시스템 안정에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과 과도한 규제로 대형 금융기관의 해외 이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UBS의 경쟁사 경영진까지 해외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UBS가 본사를 스위스에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와 규제 수준에 대한 타협점을 찾을지, 해외 이전을 포함한 대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할지가 향후 스위스 금융산업의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