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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채 투매 심화…폭동 여파에 금리 4.93%로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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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채 투매 심화…폭동 여파에 금리 4.93%로 급등

10년물 국채금리 하루 0.14%포인트 상승…독일과 격차 1.47%포인트
전국 폭동에 재정건전화 난항 우려…증시 1.1% 하락·은행주 약세
지난 1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맨 오른쪽)이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8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맨 오른쪽)이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로이터

프랑스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동의 여파로 국채 매도세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악화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폭력 사태로 확산하면서 재정적자 축소를 추진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정치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이하 현지시각) 프랑스의 사회적 혼란이 재정건전화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면서 국채금리가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날 중 하나를 기록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날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0.14%포인트 오른 연 4.93%를 기록했다.

국채금리 상승은 채권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이 프랑스 국채를 매도하면서 정부가 부담해야 할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진 것이다.

유로존 주요국과 비교해도 프랑스 국채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프랑스와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금리 차이는 1.47%포인트로 확대됐다.

양국의 국채금리 차이는 투자자들이 프랑스의 재정건전성과 정치적 안정성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FT에 따르면 이 같은 금리차는 최근 몇 주 사이에도 나타났지만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에는 보기 어려웠던 수준이다.

◇ 국채금리 격차 1.47%포인트…재정 불신 심화


프랑스 국채시장의 불안은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 능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마크롱 정부는 공공지출 축소를 통해 악화한 재정 상황을 개선해야 하지만 긴축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과 정치적 갈등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7일 전국적으로 진행된 시위가 폭동과 대규모 약탈로 번지면서 정부가 재정개혁을 추진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우려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영국 자산운용사 트웬티포애셋매니지먼트의 고든 섀넌 펀드매니저는 “이번 소요 사태가 투자자들이 프랑스 국채 보유를 더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폭동이 재정 상황을 개선하려는 정책에 대한 사회적 저항을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내부에서 재정건전화에 필요한 정치적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와도 맞물려 있다.

FT는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자들이 프랑스 정부의 재정적자 축소 능력을 더욱 의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소수파 정부는 지출 축소를 포함한 예산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연말까지 정부가 유지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예산안을 둘러싼 의회 갈등이 심화하면 정부가 붕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주말 폭동에 3000여개 상점 피해…긴축 반발 확산


프랑스 국채금리 상승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지난 17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대규모 시위와 폭력 사태다.

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학생들과 휘발유·주거비 등 생활비 상승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이 시위에 참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가 폭동으로 번지면서 상점 약탈과 공공시설 파손이 발생했다.

FT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전국에서 최소 3000개의 상점과 사업장이 약탈 피해를 입었다고 집계했다.

프랑스 유통업계는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액이 수억유로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폭력 사태는 18일에도 이어졌다.

파리에서는 검은색 복장을 한 사람들이 도심 쇼핑몰에 침입했고 추가적인 약탈 사건이 발생했다. 파리에서만 약 350명이 새로 체포됐으며 앞서 체포된 약 2000명을 포함해 체포 인원이 크게 늘었다.

제랄드 다르마냉 법무부 장관은 “2500명 넘는 사람이 공식 수사를 받고 있고 이 가운데 67명이 수감된 상태”라고 밝혔다.

정부의 치안 대응 능력에 대한 비판도 거세졌다.

로랑 누녜스 내무부 장관은 당초 약 20만명이 시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참가자는 55만명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 배치 규모가 폭력 사태에 대응하기에 충분하지 않았으며 정보기관도 시위 규모를 과소평가했다고 인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누녜스 장관의 사임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고 치안 대응 실패의 원인을 규명할 것을하 지시했다.

◇ 도심 통행금지·시위 제한…정치 불안 금융시장으로 확산


프랑스 정부는 추가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일부 지역에 통행금지와 집회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파리에서는 19일 밤부터 20일 아침까지 레퓌블리크 광장과 레알 지구에 통행금지가 적용됐다. 리옹에서도 유사한 조치가 시행됐으며 마르세유 당국은 19일 오후 8시까지 시위를 금지했다.

니스와 릴을 비롯한 일부 도시에서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야간 통행금지 조치가 도입됐다.

그러나 정부의 치안 조치에도 정치적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18일 밤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정당한 요구를 제기한 시위 참가자들과 폭력·약탈 가담자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재산을 파괴하거나 상점을 약탈한 사람들에게는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야권과 일부 여권 인사들은 대통령이 구체적인 질서 회복 대책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정치적 혼란은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19일 프랑스의 대표 주가지수인 CAC40지수는 1.1% 하락했다. 은행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FT는 프랑스 증시가 최근 수년 사이 다른 유럽 주요 증시에 비해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이란 전쟁 이후 G7 최대 금리 상승…예산안이 향후 변수


프랑스 채권시장의 불안은 국내 정치 문제뿐 아니라 국제 금융환경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FT에 따르면 프랑스는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주요 7개국(G7) 가운데 국채 조달 비용이 가장 크게 상승한 국가다.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국채 발행 확대에 대한 부담이 프랑스의 재정 불안을 더욱 키우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미 수주 동안 프랑스의 공공지출 축소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국채에 높은 금리를 요구해 왔다.

여기에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치적 불안과 전국적인 폭력 사태가 겹치면서 프랑스 국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한 것이다.

FT는 프랑스 정부가 긴축예산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정치적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마크롱 정부의 취약한 의회 기반과 대통령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재정개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국채 투자자들에게는 향후 프랑스 정부의 예산안 처리와 정치적 안정 회복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