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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發 리스크 끊는다"… 日 이데미쓰, 2030년대 '비중동 LNG' 직수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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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發 리스크 끊는다"… 日 이데미쓰, 2030년대 '비중동 LNG' 직수입 추진

영국 미드오션 에너지 5억 달러 투자 기반… 호주·캐나다·남미서 LNG 조달해 일본 내 공급
전력사·상사 과점 시장에 정유사 첫 진출… 호르무즈 해협 위기 속 국가 에너지 회복력 강화
AI발 전력 수요 폭증으로 2040년 日 LNG 수요 7,400만 톤 육박… 에네오스·코스모도 LNG 전환 가속
이데미츠가 지분을 가진 영국 기업 미드오션 에너지가 운항하는 LNG 탱커이다. 사진=미드오션 에너지이미지 확대보기
이데미츠가 지분을 가진 영국 기업 미드오션 에너지가 운항하는 LNG 탱커이다. 사진=미드오션 에너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무력 충돌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가 상시화되는 가운데, 일본의 대표 석유 정제 기업인 이데미쓰 고산(Idemitsu Kosan)이 2030년대 초반부터 중동 이외 지역에서 생산된 액화천연가스(LNG)를 일본 본토로 직접 들여와 판매하기로 했다.

그동안 원유 정제와 석탄 등 전통적인 화석연료 유통에 집중해 온 일본 정유업계가 발전사와 종합상사가 과점해 온 LNG 직수입 및 내수 유통망에 뛰어들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고 국가 에너지 안보의 '탈(脫)중동 다변화'를 이끄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월 21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히라노 아쓰히코(Hirano Atsuhiko) 이데미쓰 고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인터뷰를 통해 "원유 수입에서 중동은 여전히 핵심 기둥으로 남겠지만, 지정학적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신규 LNG 조달은 철저히 중동 이외 지역에서 추진한다는 것이 회사의 기본 방침"이라고 공식 밝혔다.

현재 일본의 LNG 수입은 최대 전력사인 제라(JERA), 도쿄가스 등 도시가스사, 미쓰비시상사 등 대형 종합상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정유 대기업인 이데미쓰가 비중동 LNG 조달선 확보에 직접 나서면서 일본 내 천연가스 공급망의 유연성과 복원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평가된다.

英 미드오션에 5억 달러 투자… 호주·캐나다 등서 안정적 물량 확보


이데미쓰는 과거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가스전 탐사와 개발사업을 진행해 왔으나 생산 물량은 전량 현지 시장에 공급했을 뿐 일본 내수 시장으로 직접 들여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 3월 글로벌 LNG 자산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영국 에너지 전문 기업 미드오션 에너지(MidOcean Energy)에 5억 달러(약 6,7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글로벌 LNG 트레이딩 체인을 단숨에 확보했다.

이데미쓰는 미드오션이 보유한 호주, 캐나다, 남미(페루 등)의 고품질 가스전 지분에서 생산되는 LNG를 자체 확보해 일본 내 발전 및 산업용 수요처는 물론 아시아 역내 글로벌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가격 변동성도 비중동 조달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일본 재무성의 통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카타르산 LNG의 톤당 수입 가격은 9만 2,000엔(약 580달러)을 기록한 반면, 호주산은 8만 9,000엔 수준에 형성됐다. 캐나다산은 9만 5,000엔에 거래됐으나 향후 아시아 태평양 연안 직송에 따른 운송 거리 단축과 수에즈·호르무즈 해협 통과 리스크 배제라는 강력한 안보 프리미엄을 갖추고 있다.

AI발 전력 수요 폭증… 2040년 日 LNG 수요 7,400만 톤 전망


천연가스는 석탄이나 중유 대비 연소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적어, 재생에너지로 완전히 넘어가기 전까지 기저부하 전력을 지탱할 가장 현실적인 '브릿지 연료(Bridge Fuel)'로 꼽힌다.

특히 최근 생성형 AI 연산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팹 증설로 전력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LNG 복합화력 발전의 가치가 재조명받고 있다.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소(IEEJ)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연간 LNG 수요가 2023 회계연도 대비 2040 회계연도까지 약 10% 증가해 최대 7,4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데미쓰는 탈석탄 전환을 추진하는 국내 철강, 화학 등 대형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히라노 COO는 "무리한 판매 목표치나 물량을 사전에 못 박기보다는, 석탄에서 가스로 연료를 전환하려는 기존 산업 고객들의 잠재 수요를 면밀히 파악해 맞춤형 공급망을 설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日 정유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LNG 체질 개선'


정유업계 전반의 LNG 전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일본 최대 정유사인 에네오스 홀딩스(ENEOS Holdings)의 자원개발 자회사 에네오스 엑스플로라(ENEOS Xplora)의 오시다 야스히코 회장은 "LNG는 에너지 전환의 현실적인 다리 역할을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에네오스 엑스플로라는 마루베니상사와 함께 파푸아뉴기니 대형 LNG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최종투자결정(FID)을 내려 향후 생산 물량을 일본 내로 직접 도입할 방침이다.

또 다른 정유 대기업인 코스모 에너지 홀딩스(Cosmo Energy Holdings) 역시 지난 6월 발표한 중기 경영계획에 따라 자사 정유소 부지 등을 활용한 대규모 LNG 복합화력 발전소 건설 검토에 착수했다.

국제 에너지 전문가들은 "일본 정유사들이 석유 제품 수요 둔화와 중동 지정학적 위기라는 이중고를 극복하기 위해 천연가스 상·하류 사업 전반으로 밸류체인을 공격적으로 재편하고 있다"며 "중동 의존도가 90%를 넘는 원유와 달리, LNG에서 호주·오세아니아·북미로 이어지는 비중동 안전망을 선제 구축하는 것은 일본 산업계 전체의 리스크 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