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해군에 안티 드론 체제 무상 지원...인도·태평양 연안국 군사 원조망 확장
필리핀·베트남·인니 등 다수국에 장비 공여 확산...남중국해 억지력 확보와 역내 연대 구축
중국 정부의 군사적 팽창 비판과 아세안 내부의 고심...남중국해 긴장 속 자위대 입지 강화 전망
필리핀·베트남·인니 등 다수국에 장비 공여 확산...남중국해 억지력 확보와 역내 연대 구축
중국 정부의 군사적 팽창 비판과 아세안 내부의 고심...남중국해 긴장 속 자위대 입지 강화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일본 영자지 재팬타임스는 10월 20일(현지시각) 일본 정부가 말레이시아 해군에 16억 5000만 엔 규모의 무인항공기(UAV) 대응 시스템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역내 연안국으로 이어져 온 군사 물자 공여를 무인기 방어 영역으로 다변화하는 동시에, 인도양과 동아시아를 연결하는 핵심 해상 수송로의 감시 역량을 보강해 역내 해양 안보 통제력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연안 순시선에서 정밀 감시 자산으로 진화한 일본의 군사 물자 공여 실태
일본의 우호국 방위 지원은 민간 인프라 구축 위주의 정부개발원조(ODA)에서 벗어나 정규군에 직접 방위 물자를 공여하는 OSA 제도를 중심으로 전방위 확대됐다. 일본 정부는 2022년 안보 문서를 개정한 뒤 2023년부터 해당 제도를 본격 가동했으며, 2026 회계연도 들어 예산 규모를 180억 엔 안팎으로 늘려 동남아시아 연안국과 인도양·태평양 도서국 군대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 과거 비군사 조직인 해양경비대에 순시선을 제공하던 원조 형태가 정규군 대상의 감시 및 군사 장비 이전으로 전면 전환된 셈이다.
지원 대상국과 품목은 동남아시아를 넘어 해상 통로 전역에 걸쳐 다각화되고 있다. 필리핀에는 연안 감시 레이더와 고속 경비정, 공군용 방공 레이더를 공여 및 수출했으며, 말레이시아에는 고속단정에 이어 전파 방해 기능을 갖춘 안티 드론 체제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는 해상 감시·정찰 장비와 통신 체계, 함정 관련 기술 이전을 추진 중이며, 남아시아 관문인 방글라데시에는 초계정을, 남태평양 거점인 피지 등 도서국에는 경비정 및 이동식 레이더를 인도하며 지원 반경을 넓히고 있다.
물자 공여와 함께 운용 인력 교육과 군사 교류를 연계하는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일본 자위대는 지원 장비의 정비 지도와 기술 전수를 명분으로 각국 파견을 확대하고 있으며, 필리핀과 체결한 상호접근협정(RAA)을 필두로 연안국 군대와의 연합 훈련 빈도를 높이고 있다. 장비 공여가 단순한 물자 전달을 넘어 자위대와 수혜국 군 조직 간의 상호 운용성을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상 수송로 보호와 역내 세력 균형을 겨냥한 안보적 셈법
일본이 동남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연안국 군사 지원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해상교통로(SLOC)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이해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으로 들어오는 중동발 에너지 수송선의 대다수가 통과하는 말라카 해협과 남중국해, 벵골만 연안국의 군사 감시망을 보강해 유사시 발생할 수 있는 해상 물류 차단 위험을 낮추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남중국해와 주요 해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세력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작용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그레고리 폴링 동남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일본이 연안국들의 기초 감시 역량을 무상 지원함으로써 다자간 해상 억지력의 공백을 메우는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중심의 안보 협력 구도 속에서 일본이 방위 장비 공여를 통해 독자적인 보완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원 대상국들 역시 군사 현대화 예산 부족을 해소하고 안보 협력 상대를 다변화하는 기회로 일본의 지원을 활용하고 있다. 특정 강대국에 대한 일방적 종속을 피하려는 연안국들에게 일본의 감시 장비 지원은 비교적 정치적 부담이 적은 선택지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본산 정밀 감시 체계의 배치가 늘어날수록 역내 군사 정보 수집망이 서방 및 일본과 연계되는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의 공세적 견제와 아세안 내부의 입장차 및 향후 과제
중국 정부는 일본의 군사적 접근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외교부 린젠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이 역내 안보 협력을 구실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진영 대립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역외 국가의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개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중국해 주요 해역에서 중국 해경선과 해상민병대의 기동이 더욱 예민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 간의 입장 차이도 변수로 꼽힌다. 필리핀처럼 일본과의 군사 협력을 전면에 내세우는 국가가 있는 반면, 대중국 경제 협력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일본과의 군사적 밀착이 자국 안보에 미칠 부담을 경계하고 있다. 군사 장비 수용 범위를 둘러싼 아세안 각국의 계산법이 엇갈리면서 역내 안보 정책의 균일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향후 일본의 대동남아시아 안보 외교는 감시 장비 인도를 넘어 인공위성 기반 해양 정보 공유와 군수 지원 협정으로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정부가 방위 장비 이전 규정을 점진적으로 완화함에 따라 동남아시아 주요 해상 거점에 대한 일본의 군사 기술적 관여는 장기적으로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삼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sy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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