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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앱 90%는 도태된다… 다음 격전지는 '우주 컴퓨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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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앱 90%는 도태된다… 다음 격전지는 '우주 컴퓨팅'"

'중국 클라우드의 아버지' 왕지안 알리바바 창립자 겸 저장연구소 소장 SCMP 단독 인터뷰
"챗봇 껍데기 벗고 과학 연구·코딩으로 가야… 3~5년 내 '데이터 희소성' 다시 부각될 것"
"머스크식 '데이터센터 우주 발사'와 달라… 위성 데이터 현지 처리할 '궤도 내 엣지 컴퓨팅' 시급"
사람들이 2017년 6월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베이징 국제 첨단기술 박람회 부스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사람들이 2017년 6월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베이징 국제 첨단기술 박람회 부스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앞으로 10년 안에 지금 쏟아져 나오는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과 기술의 90%는 시장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입니다. 챗봇이라는 좁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AI는 환상에 불과합니다. 진짜 혁신은 과학 연구와 코딩, 그리고 지구 궤도 위 '우주 컴퓨팅'에서 일어날 것입니다."

2008년 알리바바에 합류해 2009년 알리바바 클라우드(Alibaba Cloud)를 맨땅에서 일궈내며 '중국 클라우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왕지안(Wang Jian·王堅) 중국공학원 원사 겸 저장연구소 소장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글로벌 AI 열풍의 허상을 짚고 차세대 컴퓨팅의 나침반을 제시했다.

10월 26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왕 소장은 현재의 생성형 AI 붐을 "지난 40년간 목격한 여러 AI 사이클 중 가장 파괴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단순 대화형 인터페이스에 기댄 비즈니스 모델의 대규모 몰락을 경고했다.

"챗봇은 극히 작은 도구일 뿐… 코딩·과학 연구 장벽 허무는 게 본질"


왕 소장은 향후 10년 내 대다수 AI 스타트업이 소멸할 것으로 내다본 자신의 예측에 대해 "챗GPT 플랫폼 위에 껍데기만 씌운 확장형 앱들이 우후죽순 난립하던 시기에 던진 진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채팅 도구는 AI가 인류를 위해 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오늘날 실제 토큰(Token) 소비량의 대다수는 이미 챗봇이 아닌 다른 전문 도메인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왕 소장이 꼽은 AI의 실질적 핵심 응용처는 '코딩의 대중화'와 '과학적 발견(AI for Science)'이다.

그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전문 엔지니어가 아니어도 소프트웨어를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으며, MIT 출신이 아니어도 방대한 과학 데이터를 분석해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장벽 철폐가 일어나고 있다"며 "기자 역시 단순 반복 업무는 대체되겠지만 독자적 사고와 통찰을 담는 본질적 역할은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AI 디커플링은 이미 불가능… 3~5년 내 '데이터 가치' 폭등"


최근 가열되는 미·중 기술 패권 전쟁에 대해 왕 소장은 "이미 양국의 AI 인프라와 모델을 물리적으로 분리(Decoupling)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중국의 오픈 모델들이 미국의 선도적 독점 모델 수준에 바짝 다가섰고,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는 역설적으로 중국이 독자적인 AI 추론 칩 생태계를 완성하도록 자극했다"며 "엔비디아가 AI의 길을 먼저 닦아준 덕분에 후발 주자인 중국의 칩 최적화 난이도는 오히려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오픈소스와 폐쇄형 모델의 대립 구도에 대해 그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상호 보완적인 발전 축"이라고 선을 그었다. 왕 소장은 오픈 모델을 '오픈 리소스(Open Resource)'로 정의하며, "막대한 전력과 자본이 부족한 제3세계와 글로벌 연구진에게 기술 혜택을 나누는 공공재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컴퓨팅 발전 단계에 대해 "2012년 알렉스넷(데이터), 2017년 트랜스포머(모델), 최근 엔비디아의 GPU(연산력)로 핵심 축이 이동해왔으나, 인터넷 텍스트가 고갈되는 앞으로 3~5년 뒤에는 미개척 과학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이터의 중요성'이 다시 최우선 순위로 복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머스크식 데이터센터 발사 반대… 궤도에서 데이터 직접 거르는 '우주 컴퓨팅' 필수"


현재 저장성 산하 첨단 국책 연구기관인 저장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왕 소장의 시선은 지상을 넘어 '우주'로 향하고 있다.

그는 우주 컴퓨팅을 추진하는 이유로 "기후 변화, 이상 기후, 대규모 산사태 등 지구가 직면한 복합 재난은 더 이상 지상 관측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등이 구상하는 방식과의 차별점을 분명히 했다.

왕 소장은 "우리의 접근법은 머스크처럼 지상의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로켓에 실어 궤도로 쏘아 올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상 전력난을 피해 서버를 우주로 옮기는 단순 이사가 아니라, 우주에서 위성이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우주 현지에서 즉시 처리(In-orbit Processing)하는 가치사슬을 만드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현재 지구 관측 위성들은 통신 대역폭 한계 때문에 수집한 고화질 데이터의 90%를 지구로 내려보내지 못하고 버리고 있으며, 탑재된 카메라 센서의 90%는 유휴 상태로 대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응급 수술 현장에서 도구가 필요하듯, 위성 궤도에 고효율 AI 컴퓨팅 파워를 직접 배치해 실시간으로 산불, 기상 이변, 지질 변화를 분석해 결과값만 지상으로 전송하는 궤도 엣지 컴퓨팅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글로벌 테크 전문가들은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통해 중국 디지털 경제의 기틀을 닦았던 왕지안이 이번에는 AI와 우주 항공을 결합한 궤도 컴퓨팅으로 중국의 기술 자립 영역을 대기권 밖으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