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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모델 지우는 AI 봇… 글로벌 패션 스튜디오는 왜 문을 닫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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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모델 지우는 AI 봇… 글로벌 패션 스튜디오는 왜 문을 닫았나

- 유럽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 자란도, 베를린 사진 스튜디오 2곳 폐쇄하고 340명 감원 단행
- 디젤·칼빈클라인·로레알, 계약서에 얼굴 교체와 디지털 복제 조항 삽입
- 뉴욕주, 명시적 동의 없는 복제 금지법 시행 속 유럽은 규제 공백 노출
지난 7월 17일(현지시각),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기간 중 사람들이 로레알 부스 앞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0월 27일 패션 브랜드들이 촬영 비용을 90% 이상 절감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면서 기존 모델 업계와 촬영 스튜디오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월 17일(현지시각),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기간 중 사람들이 로레알 부스 앞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0월 27일 패션 브랜드들이 촬영 비용을 90% 이상 절감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면서 기존 모델 업계와 촬영 스튜디오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기반의 가상 모델이 제작 비용을 대폭 줄이면서 글로벌 패션 유통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0월 27일(현지시각) 패션 브랜드들이 촬영 비용을 90% 이상 절감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면서 기존 모델 업계와 촬영 스튜디오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를린 사진 스튜디오 폐쇄와 340명 감원


유럽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 자란도는 지난해 베를린에 있던 사진 스튜디오 2곳을 모두 폐쇄했다. 이 과정에서 340명이 넘는 인력이 감원되었으며, 일부 직원은 다른 직무로 재배치되었다.

자란도가 지난해 인수했던 독일의 온라인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어바웃유 역시 자체 스튜디오 운영을 중단했다.

어바웃유는 가상 모델을 활용해 디지털 화보를 제작하는 전문 사업을 출범시켰다. 이 사업은 의상 촬영 비용을 파격적으로 줄여주며 130개에 달하는 브랜드 고객사를 끌어모았다.

어바웃유의 마케팅 책임자는 전통적인 촬영 방식의 속도가 급변하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했으나, 인공지능이 그 간극을 메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촬영 계약서에 등장한 얼굴 교체와 복제 조항


패션 브랜드들이 체결하는 비공개 촬영 계약서에는 초상권과 관련된 새로운 조항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브랜드 디젤은 캐스팅 문서에 이목구비 수정과 모델 간 얼굴 교체, 타인 신체와의 합성 권리를 요구했다.

디젤 측은 해당 문구가 특정 캠페인용으로 작성된 예외적 사례이며 인공지능을 체계적으로 악용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신생 스킨케어 브랜드 리얼 액티브스는 가상 복제본을 소유하고 활용할 권리를 요구했으나 외부 제작사 서식에서 비롯된 문구라고 설명했다.

칼빈클라인은 신원 식별이 불가능한 이미지를 인공지능 도구 학습에 활용하는 동의를 구했고, 로레알은 리터칭 목적의 기술 사용 권리를 요구했으나 모델 본래의 이미지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법적 보호 장치의 편차와 한국 시장 파급


법적 보호 장치를 둘러싼 지역별 편차도 뚜렷하다. 미국 뉴욕주는 모델의 명시적 서면 동의 없이 가상 복제본을 제작하거나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했다.

그러나 영국과 유럽연합 등지에서는 구속력 있는 법적 규제가 마련되지 않아 모델들이 권리 침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러한 글로벌 유통사들의 인공지능 전환 흐름은 국내 패션 플랫폼과 중소 브랜드들의 마케팅 룩북 제작 관행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 이커머스 업계 역시 제작 비용을 아끼기 위해 가상 모델 솔루션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국내외 패션 시장에서 촬영 외주 생태계가 축소되는 속도와 이에 대응하는 제도적 보완 움직임이 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남게 되었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