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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부통령 "재정구제법안 무산되면 내년 디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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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부통령 "재정구제법안 무산되면 내년 디폴트"

재정적자 GDP 9% 넘을 가능성…최대 90조페소 재원 부족 경고
증세 놓고 여권 내부 반발…100만명 이상 빈곤층 추락 우려
호세 마누엘 레스트레포 콜롬비아 부통령이 지난 9월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호세 마누엘 레스트레포 콜롬비아 부통령이 지난 9월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남미의 콜롬비아 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재정구제법안이 올해 안에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에 국가채무 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정부 지출 증가와 세수 부진으로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9%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재정 안정을 위한 증세 방안을 놓고 여권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확보해야 할 재원이 최대 90조콜롬비아페소(약 37조6000억원)에 달해 재정 조정에 실패할 경우 경기침체와 물가 급등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호세 마누엘 레스트레포 콜롬비아 부통령이 현지 시사주간지 세마나와 인터뷰에서 재정구제법안의 연내 처리가 국가 재정의 안정성을 회복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경고했다고 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부통령 "연말까지 법안 처리 못하면 내년 디폴트"


레스트레포 부통령은 인터뷰에서 "콜롬비아가 올해 말까지 이 구제법안을 추진하지 못하면 내년에 디폴트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재정 안정성을 회복하고 채무를 정상적으로 상환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법안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콜롬비아는 수년간 이어진 높은 정부 지출과 취약한 세수 기반으로 재정 여건이 크게 악화한 상태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별도의 재정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 재정적자는 GDP의 9%를 넘어설 수 있다.
레스트레포 부통령은 현재 정부가 직면한 재원 부족 규모를 80조~90조콜롬비아페소(약 33조4000억~37조6000억원)로 추산했다.

이는 정부가 지출을 충당하고 채무 상환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로 확보하거나 조정해야 할 재원의 규모를 나타낸다.

그는 재정구제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의 신뢰가 더욱 악화하고 공공재정의 지속 가능성도 위협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증세 중심 재정구제법안에 여당도 반발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콜롬비아 대통령이 추진하는 재정구제법안은 현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가운데 하나다.

법안에는 비효율적인 정부 지출을 삭감하거나 연기하고 특정 용도로 배정된 재원과 특별기금을 재검토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공공행정 조직을 개편해 재정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조치도 담겼다.

다만 재정 조정의 상당 부분은 세금 인상과 기타 세입 확충 방안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의회에서는 증세를 둘러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법안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경제적 부담이 이미 커진 상황에서 국민에게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의 상원 연정에서 최대 정당인 민주중심당 소속 의원들은 재정지출 삭감과 정부 규모 축소에는 찬성하지만 새로운 세금 도입에는 반대하고 있다.

정부가 재정위기 대응을 위해 여당의 협조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세입 확대 방안을 놓고 정치적 이견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기침체·초인플레이션 경고…빈곤층 100만명 증가 가능성


레스트레포 부통령은 재정 조정에 실패할 경우 단순한 정부 재정 악화를 넘어 경제 전반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구제법안이 무산되면 콜롬비아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지고 물가 상승세가 가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 통화가치와 물가 안정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면서 초인플레이션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경제위기가 현실화할 경우 100만명 이상이 빈곤층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정상적인 예산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도 우려했다.

레스트레포 부통령의 이같은 전망은 재정구제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강조한 것으로, 디폴트나 초인플레이션 발생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는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조치와 경제성장 정책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스트레포 부통령은 "신뢰받는 통화에는 재정 조정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스스로를 구하거나 파국을 맞거나 둘 중 하나다. 다른 대안은 없다"고 주장했다.

◇내년 예산 635조페소…재정 지속 가능성 논란


콜롬비아 정부가 편성한 2027년 예산은 635조콜롬비아페소(약 265조원)에 달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이같은 규모의 내년 예산을 확정했으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재정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미 높은 재정지출과 부족한 세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내년에도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재정구제법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세입을 늘리거나 기존 지출을 조정하는 데 필요한 정책 수단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출 효율화와 공공행정 개편 역시 의회의 협조 여부에 영향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재정구제법안을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증세 여부를 넘어 콜롬비아 정부의 채무 상환 능력과 투자자 신뢰를 좌우할 쟁점으로 떠올랐다.

블룸버그는 콜롬비아 정부가 심각한 재정 압박 속에서 구제법안 처리를 추진하고 있지만 의회 내부의 증세 반대가 주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스트레포 부통령은 재정 조정을 더 이상 미룰 여유가 없다며 연내 입법을 통해 정부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