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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원자재는 폭등"… 中 철강업계, 3분기 큰 적자 속 '밀어내기 수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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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원자재는 폭등"… 中 철강업계, 3분기 큰 적자 속 '밀어내기 수출' 확산

안스틸·지우스틸 등 대형사 순손실 2배 이상 폭증… 바오우 그룹 계열사 줄줄이 적자 전환
부동산·인프라 건설 붕괴로 제품가 급락 vs 중동 분쟁 여파로 제철용 점결탄·코크스값 고공행진
월 1,000만 톤 덤핑 수출 지속에 글로벌 무역 마찰 격화… 印·베트남 이어 유럽 관세 폭탄 예고
중국산 강철 롤은 2025년 7월 칠레 발파라이소 항구에서 하역된 후 쌓이고 있다. 중국의 철강 수출은 무역 긴장의 핵심 요인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산 강철 롤은 2025년 7월 칠레 발파라이소 항구에서 하역된 후 쌓이고 있다. 중국의 철강 수출은 무역 긴장의 핵심 요인이다. 사진=로이터
중국 철강업계가 부동산 장기 침체에 따른 극심한 내수 수요 절벽과 중동 분쟁發 제철용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이중고를 맞닥뜨리며 3분기 대규모 적자의 늪에 빠졌다.

팔수록 손해가 누적되는 한계 상황에 직면하자 중국 제철소들이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저가 덤핑 수출을 대거 밀어내면서, 아시아와 유럽 등 글로벌 전역에서 보호무역 장벽이 급격히 높아지는 등 무역 분쟁의 뇌관이 되고 있다.

11월 2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중국 국유와 주요 상장 철강사들의 3분기(7~9월) 실적이 일제히 곤두박질치며 순손실 폭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하거나 적자로 돌아섰다.

안스틸 20억 위안 적자 육박… "원자재 조달과 판매가 격차 좁아져"


글로벌 3위 철강사인 안스틸(Ansteel·안산강철) 그룹의 핵심 상장사인 앙강스틸(Angang Steel)은 3분기 순손실이 19억 8,000만 위안(약 4,1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손실(8억 7,600만 위안)의 두 배가 넘는 규모로, 3분기 단 석 달 동안 상반기 전체 순손실(20억 4,000만 위안)과 맞먹는 손실을 냈다.

앙강스틸은 "철강 산업 전체가 극심한 경기 침체와 수요 부진 속에서 과잉 공급으로 인해 완제품 가격 하락을 겪고 있다"며 "반면 이란 전쟁 등으로 인한 석유 공급 차질 여파로 대체 연료인 제철용 코크스와 원료탄(석탄) 가격이 지속 상승해 원가 부담이 감당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회사는 대대적인 비용 절감 조치를 단행했으나 좁아진 마진 격차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토로했다.

지방 국유 철강사들의 상황도 심각하다. 간쑤성 정부 산하 지우스틸(Jiu Steel·주천강철) 홍싱철강은 3분기 8억 1,300만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손실(6,100만 위안) 대비 적자 폭이 13배 이상 폭증했다.

지우스틸 측은 "철강 가격은 떨어지는 반면 연료 가격의 변동성은 여전히 높아 고정자산 투자와 부동산·인프라 수요가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최악의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철강 제조사인 중국 바오우(Baowu) 철강그룹 산하 계열사들도 일제히 붉은색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산둥철강은 3분기 1억 4,600만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시장 가격 하락과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양쪽에서 쥐어짜이고 있다"고 호소했다.

충칭철강 역시 1억 2,500만 위안의 순손실을 냈으며, 안후이성 마안산철강은 지난해 3분기 1억 5,800만 위안 흑자에서 올해 1억 800만 위안 적자로 돌아섰다. 신장 바이이철강 또한 2억 2,000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했다.

내수 절벽 털어내려 '밀어내기 수출'… 5개월 연속 1,000만 톤 돌파


공장 문을 닫을 수 없는 중국 제철소들은 살길을 찾아 해외 밀어내기 수출을 가속하고 있다.

신장 바이이철강은 "중국 내수 시장의 현실이 가혹한 만큼 인접한 중앙아시아 시장으로 완제품 수출 점유율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바오우 그룹의 간판 기업인 바오산강철(Baoshan Iron &Steel)의 경우 올해 1~9월 누적 수출 주문량이 587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만 4,000톤 증가했다.

중국 당국은 무역 마찰을 줄이기 위해 올해 초부터 약 300종의 철강 제품을 대상으로 새로운 수출 허가제를 도입해 관리에 나섰으나, 넘쳐나는 생산량을 통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올해 1~9월 중국의 전체 철강 수출량은 전년비 2.6% 소폭 감소했으나, 월간 유출 물량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 9월 중국의 완제품 철강 수출량은 1,049만 톤을 기록해 5개월 연속 월 1,000만 톤 선을 돌파했다.

아시아 관세 방어벽 속속 가동… 유럽 '철강 규제' 가세 시 연쇄 타격


중국산 저가 철강의 글로벌 범람은 각국의 강력한 무역 보복을 부르고 있다.

인도는 자국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3년간 11~12%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으며, 베트남은 중국산 열연코일(HRC)에 최대 27.8%의 반덤핑 관세를 매겼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Natixis)의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Alicia Garcia-Herrero)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연합(EU)이 수주 내에 시장 접근을 차단하는 강력한 무역 방어 수단을 도입할 경우, 유럽으로 향하지 못한 중국의 잉여 철강 물량이 아시아로 대거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 국가들이 개별 제품 차원의 덤핑 관세를 넘어 철강, 화학, 배터리, 태양광 등 유럽이 겨냥하는 주요 과잉 생산 품목 전반에 대해 사전 조사와 수입 급증 감시 체제로 전환할지가 향후 통상 환경의 핵심 변수"라고 짚었다.

글로벌 원자재 전문가들은 "중국 철강업계의 구조적인 과잉 설비 폐쇄가 이뤄지지 않는 한, 원가 상승과 내수 침체가 맞물린 손실 누적은 한계기업의 연쇄 부실을 낳을 것"이라며 "밀어내기 수출로 인한 글로벌 관세 장벽 확산이 4분기 글로벌 제조업 교역의 최대 뇌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