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5 16Gb 대량 거래가 개당 50달러 돌파… 9개월 연속 상승세로 전년 말 대비 2배
삼성·SK·마이크론, 美 하이퍼스케일러 HBM 우선 배정에 범용 PC용 메모리 품귀
日 전자상사 "부르는 게 값, 신규 고객은 주문 거절"… 日 상반기 PC 출하 30% 폭락
삼성·SK·마이크론, 美 하이퍼스케일러 HBM 우선 배정에 범용 PC용 메모리 품귀
日 전자상사 "부르는 게 값, 신규 고객은 주문 거절"… 日 상반기 PC 출하 30% 폭락
이미지 확대보기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D램 과점 3사가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기업) 물량을 최우선으로 배정하면서 개인용 컴퓨터(PC) 등 범용 IT 기기용 메모리 공급선이 급격히 말라붙었기 때문이다.
핵심 부품 품귀와 원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은 완성차 및 전자 제조업계 전반으로 생산 차질이 확산하고 있다.
11월 3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PC와 일반 서버에 널리 사용되는 차세대 규격 DDR5 16Gb(기가비트) 칩의 대량 거래 가격(고정거래가)은 지난 8월 개당 약 47.50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9월에는 약 50.00달러로 최종 안착했다.
'마진 높은' HBM에 웨이퍼 집중… 범용 PC 메모리는 배정 뒷전
D램 시장의 약 90%를 과점하고 있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AI 서버용 특수 메모리 공급에 생산 라인을 우선 배정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불균형이 극대화됐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모델 학습 및 추론용 가속기 구축에 열을 올리면서,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적층해 대역폭을 극대화한 HBM 수요가 천문학적으로 치솟았다.
실제로 글로벌 HBM 선두주자인 SK하이닉스는 고부가가치 메모리 판매 급증에 힘입어 지난 10월 28일 발표한 3분기(7~9월) 연결 기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폭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일반 PC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범용 DDR5보다 훨씬 높은 단가와 마진을 보장하는 하이퍼스케일러향 HBM과 고용량 서버 모듈에 클린룸과 웨이퍼 생산능력을 최우선 배분하는 것이 당연한 선택이 됐다. 그 결과 전통적인 완제품 PC 제조사들에게 배정되는 D램 생산 할당량은 바닥을 드러냈다.
"부르는 대로 사야 겨우 공급"… 日 상반기 PC 출하량 30% 곤두박질
시장에 풀리는 범용 재고가 급감하자 유통 시장은 철저한 '공급자 우위'로 돌아섰다.
일본의 한 대형 전자부품 무역상사 임원은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D램 제조사가 통보한 인상 가격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협상을 시도하면 제품 자체를 배정받지 못한다"며 "안정적인 생산 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제조사가 부르는 가격 그대로 물량을 사들이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무역업체 임원 역시 "기존 장기 고객사들에게 최소한의 물량을 쪼개 배분하는 것조차 한계에 부딪혀 신규 고객사의 주문은 전면 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D램 공급사들은 가격 인상폭을 더 키우기 위해 분기별 공급 견적서 발송과 정례 가격 협상 자체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사례까지 발생하는 실정이다.
치솟는 메모리 비용은 완제품 생산과 소비 위축으로 직결됐다.
일본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4~9월) 일본 내 개인용 컴퓨터 출하량은 핵심 메모리 부품 조달 실패와 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30% 급감했다.
"2027년까지 구매자 지옥 지속"… 완제품 IT 업계 수익성 비상
시장 전문가들은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가 멈추지 않는 한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IT 시장 분석가들은 "범용 D램 생산 라인을 HBM용 패키징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지속되고 있어 일반 규격 칩의 공급 증설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며 "AI 붐이 범용 IT 부품의 공급 여력을 흡수하는 '구조적 구축 효과(Crowding-out Effect)'가 본격화됐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한 주요 PC 제조업체 관계자는 "D램 가격 급등과 수급난으로 인해 2027년까지도 구매 기업들에게 극도로 도전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며 "완제품 생산중단과 출하 차질을 막기 위해 메모리 공급업체들과의 장기 계약 물량 확보 협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 전문가들은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의 HBM 사재기가 글로벌 메모리 생태계 전체의 수급 지도를 완전히 왜곡시켰다"며 "원가 압박을 견디지 못한 중견 PC 및 가전 제조사들의 실적 악화와 완성품 가격 연쇄 인상이 4분기 글로벌 소비자 전자 시장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